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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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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가 있는 이곳도 이제는 한낮 기온이20도를 웃돌기는 해도 아침 저녁 제법 쌀쌀합니다.  저희가 살고 있는 치과 건물은 시 외곽으로 빠지는 길목에 있습니다. 12월, 주변 농장의 야자수 푸르름 속에서 문안 드립니다.    

생각지도 않았었던 일들 ……
결혼 바로 전에 한 신체검사에서 자궁에 튜머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상당히 큰 것이었기에 의사의 권유는 수술이었습니다. 결혼 이후 두 달여 동안 새로운 삶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가까이에 있는 식구라고는 갓 결혼한 남편과 그의 양부모님 정도이고 아직도 낯설게 느껴지는 이 곳에서 저에게 수술할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아버지께 수술 없는 그 분의 치료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쉬는 날을 맞아 산부인과 의사에게 다시 진찰을 받고 온 날 한 밤중이었습니다. 갑자기 시작된 복부의 통증으로 저는 온 집 안을 다 굴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그런 저를 3층에서 부축해 내려가 모터사이클에 걸쳐 싣고 5분 거리에 있는 기독교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습니다. 진통제도 효과가 없는 상황 속에서 수술을 결정하고 새벽 네 시에 수술실로 옮겨졌습니다. 마취한다는 소리를 듣고 난 후 다시 정신이 든 것은 아침 8시였습니다. 이럴 수가! 마치 무술영화의 한 장면처럼 의식할 사이도 없이 제 배 위엔 배꼽을 포함 무려 네 개의 칼자국이 나 있었습니다. 복강경 수술로 오른쪽 난소에서 자라나 엄청난 통증을 가져 온 9센티미터 크기의 튜머를 제거한 흔적들 이었습니다. 상처들이 그다지 크지 않고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순조로워 사흘 후 퇴원 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좀 피곤한 것 빼고는 아무런 증상도 없었는데 자궁에 혹이 있으리라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 튜머가 속에서 움직일 때 그렇게 아플 것이라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한 밤중에 그것도 모터사이클로 응급실에 실려갈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수술 동의서 마취 동의서에 서명 할 것을 꿈이나 꿔보았겠습니까? 배 위에 칼자국이 날 것을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한국도 캐나다도 아닌 대만에서 수술하는 일이 있으리라 누가 알았겠습니까?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저의 바램과는 전혀 다른 응답으로 주신 수술을 하게 되었지만 그 분의 생각은 저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높기에 감사할 뿐입니다.

감사한 일들 ……

“1.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다 그 성호를 송축하라2.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 모든 은택을 잊지 말찌어다 3. 저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 4. 네 생명을 파멸에서 구속하시고 인자와 긍휼로 관을 씌우시며 5. 좋은 것으로 네 소원을 만족케하사 네 청춘으로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 도다” (시 103)

년 초 이 말씀을 읽었을 때 내겐 아무 병도 없는데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은 저보다 더 저를 아시는 아버지로 감사 드립니다. 제게 그의 아들을 믿음으로 생명을 주셨고 저의 죄를 사하셨으며 특히 올해는 아버지의 살아계심을 저를 아는 주위 사람들로 고백하게 하시며 결혼하게 하셨고, 그 과정에서 병을 발견하게 하셨고 악화 되기 전에 수술을 통해 병을 고치신 그 분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잠언 30장 5절은 아버지의 말씀의 완전 무결함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그 분의 말씀의 틀림없음을 체험하게 하심을 감사 드립니다. 이러한 그 분의 말씀이 저만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주어졌으므로 감사 드립니다.
주위 그 분의 천사들로 감사 드립니다. 일하면서 저를 돌보고 있는 남편으로, 열심히 죽 끓여 외국인 며느리 병 구안하느라 애쓴 양 시어머니로, 미역국을 끓여 주신 병원에서 말씀 전하시는 일을 하는 한국인 여 선생님으로, 이곳에서 만난 무릎 친구들로, 안부를 전하고 무릎으로 밀어준 동료들로, 가족들로 감사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날마다 무릎으로 겸손히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알게 하심을 감사 드립니다. 아무리 두 사람이 영적이어도 싸울 것이라는 결혼 선배들의 체험적 예언이 다 이루어지는 듯 싶을 때, 저희에게 무릎을 꿇게 하심으로 언쟁보다는 대화로 바꾸어지게 하시고 다시 모든 것을 아버지께 감사함으로 간구함으로 쉬지 말고 아뢰어야 함을 기억나게 해주셨습니다. 남편과 매일 함께 묵상하고 나누고 무릎을 꿇을 수 있음도 감사하고 일주일에 한 번 모국어로 함께 맘껏 나누고 무릎을 꿇을 수 있는 친구들을 주심도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일상의 평범함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옆으로 누워 잘 수 있는 것에 대해 수술 후 너무 감사했고 화장실에 혼자 가는 것도 너무 감사했고 혼자 일어나 걷는 것도 너무 감사했습니다. 햇살이 쨍쨍한 날 이불을 빨아 옥상에 올라가 널어 말리며 행복했고 손에서 이젠 제법 여러 가지 음식 냄새가 나도 요리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매일 아주 평범한 생활을 한다는 것이 바로 그 분의 놀라운 은혜임을 깨닫게 해주심을 감사 드립니다.

기억해 주십시오.
1.        저희 두 사람에게 주의 눈과 가슴을 주시고 늘 겸손과 사랑으로 가득 차도록
2.        늘 감사함으로 쉬지 말고 모든 것을 무릎으로 아뢰도록
3.        저희는 내년에 일터로 돌아갈 준비를 구체적으로 해야 합니다. 아버지의 인도하심과 뜻이 무엇인지를 저희가 민감하게 알고 순종할 수 있도록
4.        저희 두 사람 다 영육간에 강건하게 준비되어 지도록
5.        시부모님과 한국에 있는 친구 T의 구원을 위해
6.        저는 비록 몸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집안 일과 회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게 주어진 일들을 감당 할 수 있는 체력과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주시길
7.        저의 언어가 진보하도록

이곳은 선거철입니다. 옥상에서 바라본 시내 곳곳에서 선거 운동 팀들이 터뜨리는 폭죽들을 바라보자니 온타리오의 폭죽축제가 떠오릅니다. 푸른 야자수들 사이로 노란 낙엽들이 무수히 구르던 토론토 가을 거리가 떠오릅니다. 제가 떠나던 5월까지 눈이 왔던 그 곳에 벌써 눈이 오지 않았을까 궁금합니다. 시편 122편 말씀처럼 밀알과 밀알 가족들의 평안과 복을 위해 저희도 이곳에서 매일 기억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도 끊임없이 든든한 무릎의 울타리가 되어 주심을 감사 드립니다. 건강하세요.
        
                                                                2005년 12월
                           알버트, 마르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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