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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Nov
하나님의 은혜와 한미FTA 저지작성자: 박창수 IP ADRESS: *.179.34.254 조회 수: 2459
하나님의 은혜와 한미FTA 저지
박창수(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 사무국장)
이 글은 한미FTA 저지를 위한 현장에서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고백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지금까지 한미FTA가 저지될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에 의한 것이었음을 명확히 밝히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미FTA 저지와 같은 거친 사회선교 현장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며 고백할 수 있음을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독교인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2월 22일 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가 주최한 “한미FTA 저지를 위한 대각성 집회, 거리 행진, 탑골공원 집회 및 국회 앞 촛불 기도회”가 진행되었다. 당시 한미FTA를 둘러싼 정세는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하였다. 2007년 12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 후 처음 만난 자리에서, 2월 임시국회 내 한미FTA 비준동의안 통과를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였다. 또 전경련 등 재계도 한미FTA에 대한 2월 임시국회 조기 비준처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부시 미국 당시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방미를 요청하면서 한미FTA의 조속한 국회 비준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2008년 2월,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한미FTA국회비준동의안이 회의 장소까지 바꿔가며 날치기 상정되었다. 또 노 대통령과 이 당선인은 청와대 비공개 회동에서, 한미FTA 비준 문제를 논의하며, 이 당선인이 노 대통령의 임기 내에 처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자, 노 대통령은 적극 공감하면서, 이를 위해 서로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는 언론 발표가 있었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한미FTA에 대한 미국 의회 비준을 명분으로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규제 완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었는데, 이에 한국 정부가 굴복한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었다.
한국과 미국의 주류 정치세력이 모두 한미FTA 추진을 강조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의 힘으로는 한미FTA를 추진하는 세력을 저지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무력감이 기독교 사회선교 운동 내부에 존재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하늘의 하나님께 호소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으로, 그리고 문제의 근원으로 캐고 들어가서 직면하게 되는 우리의 죄악에 대해 하나님께 회개하고 우리의 삶과 행위를 돌이켜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한미FTA 저지를 위한 기독교계 연합 집회로서 <1부> “기독인 대각성 연합 기도회”를 준비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종로와 국회 앞에서 적극적으로 한미 FTA 졸속 비준을 반대한다는 견해를 천명하기 위해, 길거리에서도 예배당 안에서처럼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께 기도하기 위해 <2부> “거리 행진 및 탑골공원 집회”와 <3부> “국회 앞 촛불 기도회”를 준비하였던 것이다.
필자는 이 집회를 통해서 연합된 기도의 능력을 더욱 신뢰하게 되었다. 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는 “에큐메니칼-에반젤리칼 간 연합, 지역교회-사회선교단체 간 연합, 도시교회-농촌교회 간 연합”이라는 삼중 연합의 조직이었는데, 연합 기도회에 참석한 사람들 역시 그러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연합된 기도에 응답하셨다. 2008년 4월, 한나라당이 한미FTA 국회 비준 의지를 강하게 밝힌 가운데 이 대통령이 방미하여 한미FTA 미국 의회 비준을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규제 완화를 선물로 주려고 시도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범국민적인 촛불 항쟁이 일어났고, 그 결과 당시 빠르게 추진되던 한미FTA 양국 의회 비준이 저지된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요 기적이었다. 당시 가녀린 여중고생들의 자발적인 촛불로부터 시작된 범국민적인 촛불 항쟁과 그 결과로서 한미FTA 비준 저지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필자는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하나님은 한미FTA 반대 거리 행진과 같은 시위의 준비과정에서도 은혜를 베푸셨다. 필자는 2008년 2월 22일 연합 기도회 바로 다음에 진행될 한미FTA 반대 거리 행진을 준비하는 실무자로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다. 아래 글은 당시 집회 사흘 전의 상황에 대해 필자가 쓴 보고서의 일부를 조금 수정한 것이다.
“오늘(2월 19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집회 신고서를 접수시키고 승인을 받았습니다. 작성시작부터 경찰서 접수 승인까지 총 5시간이 걸렸는데 모두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어려움이 많이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그것을 하나하나 모두 해결해 주셨습니다. 22일 대각성 집회를 하나님께서 순적하게 인도해 주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잠시 드리겠습니다.
먼저 시민의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인도가 아니라 차도로 시위 행렬이 가는 것을 경찰에게 승인받으려면 집회 최소 인원이 200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되었는데, 문제는 서류로 (성명, 나이, 주소, 전화 등 까다롭게 일일이 기재해서) 제출해야 하는 질서유지인의 수가 집회 인원의 10%인 최소 20명이 필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그 중 나이 부분은 서류상에는 원래 주민번호를 적게 되어 있어서 매우 난감했는데, 몇 분이 주민번호를 기재해 주신 후에, 옆에 있던 분의 말씀을 듣고 경찰에 확인한 결과, 주민번호를 적지 않고 나이만 적으면 된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기재해 주신 다섯 분들에 더하여 오후 3시에 개최된 기독교사회포럼 준비모임에 참석하여 요청 드렸더니 참석한 분들이 모두 흔쾌히 질서유지인으로 승낙해 주시고 일일이 기재해 주셔서 정확히 20명이 채워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려웠던 것은, 2월 한 달 내내 일출부터 일몰까지 전 시간에 대해 탑골 공원 집회 승인을 받아서 탑골 공원을 선점하고 있는(그러나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집회를 하지 않은) 한 극우 단체가 있었는데, 경찰은 이 단체의 집회 장소 사용을 거론하며, 그 단체가 집회취하서를 써 주지 않는 이상 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의 탑골 공원 집회 승인을 해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단체로부터 집회취하서를 받는 것은 몇 분의 말씀처럼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한 번 시도해 보자는 생각으로 그 단체의 대표의 전화번호를 경찰에게 얻어서 전화를 했는데 내부 논의를 거친 후 의외로 한 가지 요구 조건만을 제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그 요구대로 이메일로 보증서를 써서 보내 주고 그 회신 이메일로 집회취하서를 받았는데, 여기까지 모두 1시간이 채 안 걸렸습니다. 그것을 프린트해서 경찰에 제출하여 승인을 받았습니다.
또 시민 통행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차도 1개 차선 사용을 집회신청서에 기재했는데, 몇 분의 말씀처럼 경찰이 선선이 허가해 주지 않으리라고 예상하였습니다. 그런데 담당자가 5시에 보고를 하러 올라가야 하니까 좀 일찍 와 달라고 부탁해서 그 요청대로 택시를 타고 일찍 도착해서 “일찍 오기 위해 택시를 타고 왔다”고 사실대로 이야기하니까 그 담당자가 고마워하면서 사실상 일사천리로 저희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승인을 해 주었습니다.
이 외에도 더 있는데 시간 관계상 이 정도만 말씀드립니다. 제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기적 같은 은혜의 인도하심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 글을 마무리해야겠다. 그 동안 하나님의 은혜로 한미FTA는 저지되어 왔고, 또한 하나님의 은혜로 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는 한미FTA 저지를 위한 각종 활동을 해 올 수 있었다. 우리가 회개한다고 해서 하나님이 반드시 우리를 용서해 주셔야 하는 의무가 하나님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기도한다고 해서 하나님이 반드시 우리 기도를 이루어 주셔야 하는 의무가 하나님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행동한다고 해서 하나님이 반드시 우리의 행동을 사용하여 이 역사를 구원해 주셔야 하는 의무가 하나님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회개하고 기도하고 행동하는 것은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에 대해 하나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시고 우리의 기도를 이루어 주시고 우리의 행동을 통해 이 역사를 구원해 주신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이다. 필자는 한미 정부 간에 한미FTA에 대한 실제적인 재협상이 사실상 완료된 것이 아닌가 하는 현재의 이 암울한 상황에서 하나님이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