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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선교

31

2008-Jan

<성명서> 인수위의 농촌진흥청 폐지안에 반대한다!

작성자: 박창수 IP ADRESS: *.39.227.153 조회 수: 2464

 

<성명서>

인수위의 농촌진흥청 폐지안에 반대한다!


“씨를 뿌리려고 밭을 가는 농부가, 날마다 밭만 갈고 있겠느냐? 흙을 뒤집고 써레질만 하겠느냐? 밭을 고르고 나면, 소회향 씨를 뿌리거나 대회향 씨를 뿌리지 않겠느냐? 밀을 줄줄이 심고, 적당한 자리에 보리를 심지 않겠느냐? 밭 가장자리에는 귀리도 심지 않겠느냐? 농부에게 밭농사를 이렇게 짓도록 일러주시고 가르쳐 주신 분은, 바로 하나님이시다. 소회향을 도리깨로 쳐서 떨지 않는다. 대회향 위로는 수레바퀴를 굴리지 않는다. 소회향은 작대기로 가볍게 두드려서 떨고, 대회향도 막대기로 가볍게 두드려서 떤다. 사람이 곡식을 떨지만, 낟알이 바스러지도록 떨지는 않는다. 수레바퀴를 곡식 위에 굴릴 때에도, 말발굽이 그것을 으깨지는 않는다. 이것도 만군의 주께서 가르쳐 주신 것이다. 주님의 모략은 기묘하며, 지혜는 끝없이 넓다.”(표준새번역 구약성서 이사야서 28장 24~29절).


성서에 의하면 사람들이 농사를 지어 먹을거리를 얻는 것은 하나님이 베푸신 위대한 섭리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끝없이 넓은 지혜로 농부에게 농업 기술을 가르쳐 주셨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섭리와 지혜에 기원한 농사와 농업 기술은 신성하다.


지난 1월 16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작고 효율적인 정부조직”을 만들기 위해, 농업부문에서는 농촌진흥청을 폐지하고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전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농촌진흥청은 농업기술의 연구개발과 보급을 주 임무로 하는 국가기관이다. 특히 새로운 벼의 품종 개발과 같이 장기적인 연구와 투자가 필요한 분야를 위해 농촌진흥청과 같은 국가기관은 필수적이다. 농촌진흥청은 도농업기술원과 시군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유기적으로 작동하며, 개발한 농업기술을 농가에 보급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미국에서는 농무성 소속의 농업연구청이 성공적인 수행을 하고 있고, 영국 또한 국가 책임운영연구기관으로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화해가고 있다. 이 외에도 캐나다, 프랑스 등 선진농업국은 농업연구기관을 공익적 관점에서 정부소속연구기관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자국의 농산물 수출을 위한 품종개발, 고품질 안전생산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 농업연구기관을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의 전환한 후 실패한 전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중요한 이유는 연구기능에만 있지 않다. 농촌진흥청은 농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즉 농촌진흥청이 폐지되면 시군농업기술센터 역시 그 존립기반이 흔들리게 된다. 이는 국제곡물가격이 치솟고 있고, 어느 때보다 농업의 다원적 기능이 중요시되는 이 시대에 역행하는 근시안적 개편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만약 농촌진흥청을 폐지하고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전환하게 되면, 이 연구기관은 농업에 대한 연구에서 돈이 되는 분야에만 집중하게 될 것이며, 농민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분야는 소홀히 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농업 부문의 연구는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연연해서는 안 되고, 당장 돈이 안 되더라도 농업의 공공성에 대한 분명한 철학을 갖고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국가 정부 기관이 연구 기능을 맡아야 하는 것이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농업 연구 기능을 그 공공성 때문에 국가정부기관에 두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농업과 농촌은 막대한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홍수조절, 자연경관유지, 전통문화유지, 지역공동체 유지, 식량안보 등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현재 농민의 상실감과 후계인력의 단절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정치권이 농민·농업·농촌 부문에 심대한 타격을 줄 한미FTA에 대한 국회 비준을 시도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위의 농촌진흥청 폐지 계획은 한국 정부가 지난 수십 년 간 지속해 온 농민·농업·농촌 포기 정책의 상징적 완결행위로서 농민·농업·농촌에 대한 국정 철학의 빈곤을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성서적 관점에서 농사와 농업 기술의 신성함을 믿는 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는 농민과 농업, 농촌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한미FTA 국회 비준을 단호히 반대한다. 또한 농민과 함께 호흡하며 농업 기술을 연구, 개발, 보급해 온 농촌진흥청 폐지안을 백지화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8년 1월 31일

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 김동한, 김명환, 문대골, 박득훈, 이명남, 임인수, 정명기, 조헌정, 차흥도, 한경호)

단체: 건강한교회를위한목회자협의회,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개혁지원센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14개단체-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장생명선교연대, 영등포산업선교회, 예장일하는예수회, EYC, KSCF, 한기연,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기독여민회, 새시대목회자모임, 생명평화전북기독인연대, 아름다운생명, 생명평화기독연대),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 새벽이슬, 생명평화연대, 열린신학바른목회실천회, 영남신학대하나님의마을사람들,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정의평화를위한기독인연대, 통일시대평화누리,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교회인권센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한국기독교생명농업포럼, 한미FTA3개교단(감·기장·예장통합)농목대책위, 한신대신학대학원학생회.

교회: 강남향린교회, 들꽃향린교회, 새암교회, 성터교회, 솔샘교회, 열린교회, 작은예수공동체, 향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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