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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선교

18

2008-Feb

한미FTA와 환경(박종권)

작성자: 박창수 IP ADRESS: *.39.227.146 조회 수: 2793

 

 

한미FTA와 환경


박종권(ilovepark0315@hanmail.net)

향린교회한미FTA대책위원회 회원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지지하는 측의 주장 중에 한미FTA를 체결한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환경문제가 나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미국은 우리보다 훨씬 더 환경문제에 대하여 엄격하고 체결문 곳곳에 환경오염을 예방하는 조항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모든 나라가 자국의 이익과 부딪칠 때는  철저히 자국의 이익을 택하며 강대국은 결코 자기들에게 불리한 협정을 체결하지 않는다.


과거 환경 선진국이라고 하는 독일에서 그린피스 대원들이 한 농약 제조공장의 굴뚝에 올라가 농성을 하였다. 농약회사가 인간에게 치명적인 살충제를 개발한 것에 대한 농성이었다. 오랫동안 계속되는 고공농성에 언론의 집중 취재로 인한 부담감으로 정부는 농약제조사와 그린피스 간에 협상을 시작하여 타협을 보았다. 해당 살충제는 인체에 치명적이긴 하지만 이왕 많은 돈을 들여 개발한 것이기 때문에 식량 증산이 절실한 제3세계에 수출만 하는 조건으로 생산을 하기로 합의하였다.


또 미국 국적의 다국적기업이 경영하는 필리핀 바나나 농장에서 생산되는 바나나는 국내(미국 본토)로 반입이 금지된다고 한다. 고독성 농약을 많이 치기 때문이다. 선진국민과 후진국민의 생명은 값이 틀린 것이다. 주한미군 주둔지의 토양오염 실태를 보아도 미국의 환경의식을 잘 알 수 있다. 환경과 경제이익이 상충될 때는 철저히 경제이익을 선택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마음이다.  한반도 대운하건설로 인한 환경파괴, 생태계파괴, 후손들이 겪게 될 재앙 등에 대한 염려는 경제살리기라는 큰 명제 앞에 사치일 뿐이다.  


한미FTA를 추진하는 측은 우리 농민들도 이제는 국제무대에서 미국과 당당히 경쟁하여 살아남아야 한다는 경제논리를 내세운다. 미국의 경작면적은 남한의 93배에 이르고 곡물생산량은 54배에 이른다. 가격은 우리나라에 비해 1/3-1/5수준이다. 미국의 농축산물 수출액은 우리의 33배에 이른다. 이러한 조건에서 자유경쟁을 하라고 하는 것은 초등학생과 대학생을 동등한 조건으로 달리기 시합을 하라는 것과 같다.


광우병은 소에게 육식사료를 줌으로써 발생하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유럽에서는 많은 나라가 모든 농장동물에 대한 육류 사료를 완전 금지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도 이를 권고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되새김질 동물 이외의 다른 동물에 대해 육류사료를 허용하고 소에게도 완전금지가 아닌 부분금지 조치만을 취하고 있다. 미국이 육류사료금지 조치를 이행하기 전에는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 미국은 미국 내 쇠고기 수출 작업장 안전승인에 대해, 한국 정부가 개별 작업장별로 승인하지 말고 미국이 승인하면 무조건 “안전” 하다고 승인하라며 요구한다. 미국은 수입이 금지된 캐나다산과 미국산 소를 구분하지 않고 30개월 미만과 30개월 이상의 소를 똑같은 전기톱으로 도축하고 있는 불량 작업장에도 “안전”승인을 남발하는 나라이다. 이뿐이 아니다. 조류독감 지역화란 개념이 있는데 예를 들면, 텍사스 주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발생했을 경우 텍사스 주만 빼고 나머지 다른 주의 닭고기는 모두 수입해도 좋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와 한미 양국정부는 조류독감의 원인이 철새라는 점을 인정하여 왔는데 철새들에게 주 경계가 있다는 우스운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전세계 GMO(유전자조작식품) 재배면적의 67%를 차지하는 미국은 GMO 한국수출 증가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GMO 옥수수, 콩, 생감자 등에 적용되는 GMO 라벨 부착제도의 폐지를 미국은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국민의 환경주권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농업은 단순히 경제적 측면에서만 다루어져서는 곤란하다. 식량은 한 국가의 존립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전 세계에 기상 이변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머지않은 장래에 세계적인 대흉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카길 사에 우리의 생명을 맡겨야 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다. 식량 안보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그 카길 사는 1987년, 우리나라가 냉해로 쌀이 부족했을 때 3배로 올려 우리에게 팔았다. 또 농업은 국가안보뿐 아니라 환경적 가치 즉 홍수 방지, 생태계 서식지, 기온저감 등의 가치가 있다. FTA는 각 지역마다 독특한 자연환경과 기후에 맞는 지역농업을 사라지게 하고 생물 종 다양성을 파괴하며 대규모의 농약살포,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대량유통으로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다.  농업은 인류 문화를 만들어내고 지탱시켜 온 문화의 가치 등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여러 기능을 가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미 하원에 보낸 한미FTA 협상개시 통보서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한국과의 FTA는 미국의 농업생산자들에게 이익을 제공할 것이다. 11개월간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이 미국의 여섯 번째 농업 및 축산업 상품시장이다. FTA하에서 한국은 미국의 농산품에 대한 관세를 없애고 기타 농업영역에 대한 장벽을 낮추어 이 주요시장에서 미국 농부들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공산품 분야에서도 우리의 환경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자동차 관련 환경규제를 살펴보면, 연간 1만대 이하의 제작사에 대해서는 자동차 배출 가스 허용기준을 완화하였다. 또 미국산 수입차에 대하여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부착해야 하는 부담을 덜게 해 주었으며, 배출가스 자기진단 장치 부착의무를 2년간 유예해 주는 등 환경정책을 후퇴시키고 있다.


다른 나라들은 어떠한가?  현재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는 싱가폴, 이스라엘, 호주, 캐나다, 멕시코, 칠레, 도미니카, 요르단, 바레인, 오만 등이다. 대부분 중·후진 국가들이다. 그러나 스위스는 미국과 FTA를 추진하려 하였으나 농업부문의 피해가 너무 크고  또 먹거리의 안전성이 위협받을 것으로 염려하여 국민투표로 사전 협상단계에서 포기하였다. 우리나라보다 더욱 미국을 흠모하는 일본의 경우 태국과 한국의 대미 FTA 체결 동향을 면밀히 분석한 후에 농업 부문의 피해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미국과 FTA 협상을 하다가 중단, 연기, 또는 결렬상태에 있는 국가가 50여 개 국가가 넘는다고 한다. 미국 중심의 네트워크에 편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맞는 말이 아니다.   


FTA는 미국경제에 예속되어 경제식민지(다른 말로는 미국경제 NETWORK 편입)가 되어 잘사는 사람은 더욱 잘 살게 되고 못사는 사람은 더욱 못살게 되는 세계화, 양극화로 가는  길이다.


<참고자료>

임지애(환경운동연합 생명안전본부 국장), “한미FTA 체결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

「한미FTA환경대책위원회 자료집」.

이유진(녹색연합 에너지·기후변화 팀장), “한미FTA가식품안전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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