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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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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  

호박을 심고, 고추를 심고, 고구마를 심고, 오이와 가지도 심고, 토마토도 심고....
다음 주 쯤에는 무우와 당근도 심고, 콩과 깨도 심을 것입니다.
남들 밭 만들기나 거름주는 일을 다 끝낸 다음에야 일을 시작한 탓에
일을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듯 합니다.
새벽기도 끝나고 토스트로 아침을 해결한 다음 바로 밭으로 가서는
저녁 늦게까지 돌을 고르고, 풀을 메고, 북을 줍니다.
고추밭에는 비닐멀칭을 하는 대신 왕겨로 덮어주고
비료 대신에 깻묵을 한줌씩 주었습니다.

고추는 미리 모종을 키우지 못한 까닭에 사방으로 수소문을 하다가
보은농고에서 모종을 판다는 것을 알고는 찾아가서 포기당 50원에 사기로
하였습니다. 다른 곳에는 100원에 팔거든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성기 형제 몫까지 600평에 심을 수 있는 모종을 계약하였습니다.
그런데 2주 정도 지난 후에 학교에서 연락이 오기를 고추모종들이
냉해를 입어 거의 대부분 못쓰게 되어 300평 분량 밖에는 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것들을 모두 성기 형제에게 주고 나는 종묘상을 통해
100원에 사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1주일 지난 후에 체메기 김집사님으로부터 박씨 아주머니 댁 고추 1천포기가
남는다고 3만원에 사가라는 고마운 전갈을 받았습니다.
다음날 전집사님과 고추 이야기를 하는데 전집사님께서 고추 심을 밭이
넓어서 1천포기가 더 필요하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그 1천포기를
또 양보하였습니다. 그리고 체메기로 고추를 가질러 가는데
나는 아직 고추 모종을 사지도, 구하지도 못해 내심 마음이 어두웠습니다.
어디서 구하나 염려도 되었구요.
그런데 체메기 아주머니댁에서 고추를 차에 옮겨실고 있는데
김창성씨가 저를 보시고는 인사하러 오셨습니다. 오랜만이라구요.
반갑게 악수를 하고 농사 이야기를 하는데 김씨 아저씨께서 하시는 말씀이
고추가 필요하시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예 300평 심을 밭을 만들었는데
아직 모종이 없어요 하고 말씀드리니, 잘 됐네요. 내가 900평 심을 모종을
준비했는데 300평 밖에 심지 않아서 모종이 많이 남았으니 그냥 가져다 쓰세요.
버릴려던 중이었으니 돈은 필요 없어요. 하시더군요.
할렐루야.
그렇게 구한 모종을 거름도 하나 하지 못한 밭에 옮겨 심었습니다.
눈물이 쏟아지는 걸 억제할 수 없었습니다.
형제들의 도움으로 오전에 다 심고 혼자 남아서 왕겨를 이랑에 뿌려주고
깻묵을 뿌려주다 보니 저녁 8시가 훨씬 넘어 있었습니다.
캄캄한 밤에 눈에 불을 켜고 일을 한 셈이죠.

다음날 다시 밭으로 가서 돌을 골라내기 시작하였습니다.
혼자서 밭을 돌고 또 돌면서 돌을 골라내노라니 문득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라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주석은 말하기를 이스라엘 지역은 지중해성 기후인지라
파종할 무렵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먼지 때문에 파종하다보면
눈물이 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렇게 고추를 심고, 고추를 가꾸다 보니
씨를 뿌리는 일은 생명을 돌보는 일이요
생명을 키우는 일이었습니다.
생명은 결코 그냥 크는 것이 아닙니다.
생명은 생명을 통해서만 자라납니다.
시편126편은 이스라엘이 포로 귀환의 감격을 노래한 시편이라고 합니다.
해방으로 즐거워하며 마치 꿈꾸는 듯 하다고 시인은 노래합니다.
그런데 5절과 6절에서는 결론으로 말하기를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둔다는 것입니다.
포로귀환, 해방은 결실이었습니다. 알곡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인은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누군가의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아픔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아픔과 눈물의 파종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해방과 자유를 맛본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시는 분은 누구실까요?
그분은 농부이신 하나님이십니다.
잃어버린 백성들을 구하기 위하여 주님은 씨를 뿌리셨습니다.
하늘의 씨앗 하나, 곧 예수님을 이 땅에 뿌리신 것이지요.
그 한알의 씨앗은 썩어져야 했고, 죽어져야만 했습니다.
자신의 독생자, 본체이신 예수가 죽어지는 것을 바라보시며
농부이신 하나님은 아파하시며 우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고통의 파종을 통하여 마침내 결실케 되는 날
아담의 후예들이 죄의 멍에를 벗고 되살아나
흰옷입은 거룩한 백성들이 되어 하나님의 찬송이 된 것입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고추들을 보면서
땅에 뿌리를 내리느라 몸살을 앓고 있는 호박을 보면서
한알의 밀알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
그 씨앗을 눈물로 뿌리시던 하나님을 묵상하며
생명은 결코 그냥 자라는 것이 아님을 묵상합니다.
내 민족, 내 겨레의 가슴에 예수의 피가 뿌려지고
생명이 되살아나는 일도 또한 이러하리니....
더 많은 고통과 눈물을 나에게 주소서
내가 죽어지게 하소서
더욱 울게 하소서
오 주님 이것이 내 평생의 소원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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