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onacom.or.kr/xe/files/attach/images/162551/b643c655310c8caf02909277b3d24e77.jpg
종의노래
2004.08.20 22:55

왜 고추를 심니?

조회 수 3729 추천 수 29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캐나다에서 다시 돌아와 고추를 심으려 하니
다들 제게 왜 고추를 심으려 하느냐고 하였습니다.
따고 말리려면 그 일이 보통이 아닌데
어찌 감당하려고 하느냐고 하였습니다.

고집스러운 전, 아무런 답도 주지 않고 묵혀져 있던 밭으로
낫을 들고 올라가 풀을 없애고, 돌을 골라내며 고추를 심었습니다.

오늘 낮에 흐린 하늘 아래 홀로 앉아 고추를 따고 있는데
문득 그 분이 제 곁으로 다가오시었습니다.
쪼그리고 앉은 제 옆에 앉으셔서 풀을 어루만지며
저를 물끄러미 바라봐 주셨습니다.

저는 고추를 따던 손길을 멈추고 주저앉아 흐린 하늘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조각을 우러러 보았습니다.
그분이 만지시던 풀도 어루만져 보았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이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주님, 이 마을 어르신들이 허리가 휘어지도록 고추농사 지으시거든요.
그래서 저도 짓는거예요.

사랑하는 내 주님도 목수일 하셨지요
바울 사도는 한 영혼이라도 더 얻기 위해
이방인에게는 이방인처럼 행하였다 하였으니
주님 저도 마찬가지예요.
지금은 아직 볼품 없는 고추들이지만
주님 만드신 멍에로 짐승들 편히 해주시고
말씀으로 사람들 멍에를 가볍게 하셨듯이
조금 힘들지만 이렇게 고추농사 지어
땅이, 사람이, 저 고추나무가 환히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오늘은 고추 따고 들어와 선교사로 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자매와
말씀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0 행복을 위한 조언들(펌) 무익한 종 2005.02.18 6506
329 컨테이너와 골함석 1 무익한 종 2005.05.18 6262
328 땅콩을 심으며 25 무익한종 2012.05.04 6196
327 2003년 4월 13일 예배 김용수 2003.04.22 5184
326 행복한 하루 1 무익한 종 2005.08.23 4937
325 흠모할 만한 것이 하나 없는 내 주님 같은 마을이여 1 무익한 종 2005.06.02 4629
324 고장난 트랙터 무익한 종 2003.05.02 4587
323 수술을 받고 나서 무익한 종 2003.05.02 4405
322 공동노동 무익한 종 2005.06.23 4341
321 건축을 시작하며 1 4 무익한 종 2006.03.10 4336
320 올해 고추 농사 1 무익한 종 2005.11.05 4271
319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 (02.5.22) 무익한 종 2003.05.07 4210
318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무익한 종 2004.11.13 4159
317 무익한 종이라 1 무익한 종 2005.01.13 3995
316 오직 믿음으로 무익한 종 2006.10.27 3984
315 꽃이 피어요 봄꽃이 무익한 종 2003.05.02 3977
314 양씨 어르신의 화해 1 무익한 종 2005.02.04 3968
313 캄보디아여 일어나라 2 무익한 종 2010.02.17 3917
312 무슨 농사를 이렇게 짓습니까? 1 무익한 종 2004.09.29 3886
311 나는 날마다 죽노라 2 무익한 종 2008.07.31 387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