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onacom.or.kr/xe/files/attach/images/162551/b643c655310c8caf02909277b3d24e77.jpg
종의노래
2006.07.10 09:09

지렁이 한 바구니

조회 수 3103 추천 수 23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몇 년 전에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구입해서 사용하지 않고 쌓아둔


거름더미를 호미랑 빈 통을 하나 들고 찾아갔습니다.


덮어둔 비닐을 들쳐 올리자 아니나 다를까


크기도 다양한 지렁이들이 엄청납니다.


호미로 거름을 파해치며


장갑을 낀 손으로 굵은 것들만 골라서 담으며


한시간 가량 시간이 흐르자 제법 많은 지렁이를 잡았습니다.


지난 봄에는 냇가에서 올챙이들을 사흘에 한번씩 잡아다


병아리들을 먹였는데 여름이는 이렇게 지렁이를 잡아 먹이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앉았다 일어서니


허리는 끊어질 듯이 아프고 온 몸은 땀에 흠뻑 젓었습니다.


양계장까지 내려오는 길은 내리막길이라


자전거를 타고 밀려오는 맞바람을 맞으며 눈을 지그시 감으니


온통 지렁이만 눈 앞에서 아른 거립니다.


양계장에 도착하니 이제는 내 걸음소리만 들어도 아는지


다들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웅큼씩 군데군데 놓아주어 먹게 하니


게눈감추듯 맛나게 먹어치우고 더 먹으려 사방을 두리번 거립니다.


뭘 좀 먹었습니까? 라시던 동막골의 촌장님이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뭘 좀 먹이는 것인게죠.


생명의 떡과 포도주로 오셔서 값없이 돈없이 와서 먹으라시던 우리 예수님.


그래서 떡과 함께 복음을 이라 저희에게 말씀하신 것이겠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0 어린 배추잎처럼 무익한 종 2006.08.29 3085
109 늦게 피는 대원리의 꽃들 무익한 종 2008.04.12 3085
108 와당탕쿵탕 거리며 흘러가는 시냇물 무익한 종 2006.07.18 3089
107 다시 빌린 밭에서 1 무익한 종 2005.04.24 3094
106 병아리 한 마리 무익한 종 2006.05.16 3098
» 지렁이 한 바구니 무익한 종 2006.07.10 3103
104 사랑의 질문들 1 무익한 종 2005.12.17 3107
103 충성의 집 건축을 마쳤습니다. 1 무익한 종 2010.08.24 3109
102 입은 아파도 말씀은 전하게 하세요 1 무익한 종 2005.10.13 3115
101 그분의 말씀이 나를 살리고 1 무익한 종 2005.01.30 3119
100 중국 농업학교를 준비하며 file 무익한 종 2008.01.12 3119
99 춤추는 우슬초 3 무익한 종 2004.06.21 3120
98 포근한 10월 그리고 11월 초순 무익한 종 2006.11.02 3125
97 더운날 땀흘리는 일들 무익한 종 2006.08.15 3129
96 모판 작업을 하면서 무익한 종 2005.04.08 3133
95 타작하는 양집사님 file 무익한 종 2008.10.21 3133
94 비를 내리십니다. 1 무익한 종 2010.02.27 3134
93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이 길을 무익한 종 2008.04.01 3135
92 파이잘리 1 무익한 종 2010.01.10 3141
91 예배당 무익한 종 2005.10.26 3143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