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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현 김윤이(우림 우솔 우인)
 

겨울 나무

 

산등성이 나무들,

한여름 태풍에 흔들릴 때마다

더 깊이 뿌리내렸다.

만져 보면 안다,

그 옆에 가만히 서서 숨을 들이마셔 보면 안다.

중심 뿌리가 뽑힐까 잔뿌리들이 얼마나 무수히 뻗어나가

땅과 한 몸을 이루었는지...


수많은 세월의 시간이 뿌리를 타고 올라가

가지의 가지를 내고,

가슴을 여는 봄바람에 연둣빛 잎을 내고,

그 잎이 진초록으로 물들어간다.

가을 햇살이 빨아들였을까?

대로롱 매달려 있던 마른 나뭇잎 하나

찬바람이 불면 후두둑 떨어져 낙엽 속에 묻힌다.


잊었던 첫사랑 다시 기억해내는 겨울,

눈이 내리던 그날 밤 그 사람도 꺼내 본다.

밤 사이 내린 눈에 깔려 있어도 슬픈 기색 없는 낙엽은

시나브로 썩는다.

나무는 안다.

썩고 썩어 마침내 부엽토가 되는 낙엽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겨울나무는 춥지 않다.

아니, 껍질을 벗겨내는 눈바람을 이겨낼 힘이 있다.

썩어야만 제 사랑의 빛을 내는 낙엽이

나무 속으로 힘차게 스며든다.

겨울나무.jpg  


조회 수 :
6632
등록일 :
2010.02.28
01:26:58 (*.241.14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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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겨울나무

2010.02.28
01:29:56
(*.241.146.89)

첨부한 사진이 자꾸 없어지네요? 용량이 큰가?

누가 멋진 겨울나무 사진 같이 올려주세요~

겨울나무

2010.03.01
19:56:32
(*.241.146.89)

사진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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