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무
산등성이 나무들,
한여름 태풍에 흔들릴 때마다
더 깊이 뿌리내렸다.
만져 보면 안다,
그 옆에 가만히 서서 숨을 들이마셔 보면 안다.
중심 뿌리가 뽑힐까 잔뿌리들이 얼마나 무수히 뻗어나가
땅과 한 몸을 이루었는지...
수많은 세월의 시간이 뿌리를 타고 올라가
가지의 가지를 내고,
가슴을 여는 봄바람에 연둣빛 잎을 내고,
그 잎이 진초록으로 물들어간다.
가을 햇살이 빨아들였을까?
대로롱 매달려 있던 마른 나뭇잎 하나
찬바람이 불면 후두둑 떨어져 낙엽 속에 묻힌다.
잊었던 첫사랑 다시 기억해내는 겨울,
눈이 내리던 그날 밤 그 사람도 꺼내 본다.
밤 사이 내린 눈에 깔려 있어도 슬픈 기색 없는 낙엽은
시나브로 썩는다.
나무는 안다.
썩고 썩어 마침내 부엽토가 되는 낙엽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겨울나무는 춥지 않다.
아니, 껍질을 벗겨내는 눈바람을 이겨낼 힘이 있다.
썩어야만 제 사랑의 빛을 내는 낙엽이
나무 속으로 힘차게 스며든다.
첨부한 사진이 자꾸 없어지네요? 용량이 큰가?
누가 멋진 겨울나무 사진 같이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