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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Sep
가벼워진 우리를 무겁게 하는 자리 - 이훈작성자: bona 조회 수: 306
2024.09.04.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이 초상 집에 있고 어리석은 사람은 마음이 잔치 집에 있다” (전7:4).
처남 추모 모임에 친구들이 정말 많이 왔었는데, 이런 일이 아니면 우리가 어떻게 만나겠느냐 하는 말을 테이블 곳곳에서 들었다. 국민학교 때 친구들이, 오랜 지인과 동료들이 한 자리에 앉아 옛 이야기를 나누며 잃어버렸던 우정을 다시 새롭게 했다. 모든 죽음은 구속의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잊고 살던 것 소홀히 여겼던 것을 아쉬워하고 회복의 길을 생각하게 된다.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며 흩어져 있던 친구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았다. 그리고 겉도는 대화가 아니라 속 깊은 대화로 초대했다.
말이나 행동이 가벼워지고 헤퍼지는 자리가 있는가 하면, 마음이 무거워져 스스로 추스르고 옷깃을 여미게 하는 자리가 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지친 현대인들이 휴가 등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잠시 스트레스 해소 겸 찾는 곳이 많다. 여행과 맛집이나 유흥과 오락 혹은 무대 위에 펼쳐지는 이벤트 등이다. 어디든 생각 없이 가벼워지고 헤퍼지는 곳이라면 피하자. 죽음의 침상에 누워있거나 형장으로 걸어가는 죄수처럼 종종 무거워질 필요가 있다. 마음을 찢고 죽어야 진정 살아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