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유기농업 연수 보고 (요약)
-그 교훈 및 정책 건의-
연수기간: 2003년 5월21 ~ 6월1일
여 행 국: 미국 - 멕시코 - 쿠바
참가인원: 오재길, 김성훈, 정상묵 등 20명
주요행사: 제5회 세계유기농업대회(쿠바) 참가
후 원: 농 림 부
쿠바 유기 농업 연수단
(사) 환경농업단체연합회
정 책 건 의 (요약)
=쿠바 유기농업 연수에서 배운 점=
Ⅰ. 쿠바 유기농업의 성공 비결과 한국 유기농 정책의 과제
Ⅱ. 종합적 정책 건의
1. 친환경 유기농업정책의 기본원칙 재정립
2. 주요 정책 건의
Ⅲ. 세부정책 건의사항
1. 유기농업 연구소 설치운영
2. 축산분뇨 퇴비화 지원
3. 남은 음식물 사료화 지원
4. 친환경농산물 유통시설 지원
5. 친환경농산물 민간인증기관 육성
6. 친환경농업 직접지불단가 대폭인상
7.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지원
Ⅰ. 쿠바 유기농업의 성공비결과 한국유기농업 정책의 과제
1. 쿠바 유기농업의 성공비결
쿠바유기농업의 성공은 농민의 자발적 참여와 일반 국민 및 사회 정부 및 자치단체 그리고 과학자 및 연구기관의 합작에 의해 가능했다.
미국의 경제봉쇄에 이어 동구라파와 소련의 몰락으로 인해 화학비료, 화학농약, 석유를 원료로 하는 기계 등 화학합성물질의 절대 부족 상황에서 1991년 9월 「평화시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특별시기’에 식량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농업의 대전환을 꾀하게 되었다. 세계의 농업이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근대화학농업기술의 우산 속에서 세계화 되어가는 시점에 쿠바는 식량의 해결이라는 전 국민적 과제를 유기농업으로 해결하였던 것이다.
어떻게 생태보전형 농업과 생산성향상 농업이 유기농업이란 틀로 쿠바에서 가능했을까? 생태보전형 농업은 생산성이 낮고 생산성향상 농업은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인데도 쿠바 유기농업의 성공은 이러한 인식의 오류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오히려 유기농업 실천 이전의 43%보다 식량자급율이 훨씬 높아지고(95%) 생산성도 초기 2년 기간에는 뒤떨어졌으나 1994년을 기점으로 일반 관행농업 생산성과 비슷해지고 1997년 이후 부터는 더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쿠바의 유기농업은 단순히 무농약 무비료라는 소극적 개념이 아니라 자연과 사회환경의 지속적 순환을 가능케 하는 농업으로 기술의 순환, 자원의 지역내 순환, 생활환경양식의 순환을 통해서 생태계의 지속성과 농업생산성의 지속성을 이루는 농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농업 시스템을 쿠바에서는 전통적 농업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생물학 등 현대과학기술을 결합시켜 실현시켰다. 한국에서처럼 유기농업을 단순히 고부가가치 농업 혹은 생활양식의 사회적 결합이 사상된 생명 운동의 관점에서 실천되는 것이 아니라 소득향상은 물론 생명의 순환 시스템 등을 통해 이용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농업으로 발전 시켰다.
그러면 쿠바유기농업의 성공적 비결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적절한 토지개혁, 시장개혁, 흙살리기, 지역순환농업의 정착, 전통농업의 현대적 부활(과학기술의 결합), 그리고 현장성과 지역성을 담보로 하는 광범위한 연구기관의 활성화라 할 수 있다.
가. 쿠바유기농업의 성공비결의 제1차적 전제는 토지의 사회개혁과 흙살리기를 위한 지역농민, 사회공공조직, 정부기구, 그리고 과학자, 기술자 등 다양한 사회적 노력의 총화였다.
(1) 토지개혁
쿠바혁명이후 전국농지는 국가직영농장이 80% 국가협동농장과 개인농장이 20% 내외였다. 하지만 단작중심의 대규모 농장에서 유기농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토지이용권을 유상 혹은 무상으로 개인이나 조합에 대여하거나 토지를 저렴한 가격으로 민간조직 혹은 개인에게 분배하였다. 그 결과 2002년말 국가직영농장이 20% 내외이고 협동경영농장(CPA)와 개인농장이 20%내외 협동생산기초농장(UBPC)이 60%에 이르고 있다. 협동생산기초농장은 토지의 소유권은 국가에 있고 국가로부터 유상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된 농지에 설비자재는 공동으로 소유하고 그 구역안의 농지를 조합원에게 조직단위별로 분배해 경작하는 제도이다. 다시말해서 유기농업은 소규모 가족단위의 영농규모여야 한다는 것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토지개혁이 필요했던 것이다. 더욱이 유기농업은 총체적 농업이라 할만큼 지속적인 농업이며 흙살리기가 최소 3~5년임을 감안할 때 토지개혁은 유기농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요소이다. 흙가꾸기를 열심히 하는데 토지를 상환해 버리면 누가 유기농업을 할 수 있겠는가?
한국농민의 경우 대부분 20%내외의 자영농과 80%정도의 임대농으로 되어 있어 유기농업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볼때 농지임대차 보호법을 개정하여 유기농업을 통해 흙가꾸기를 제대로 해주는 동시에 국가 또는 지방정부가 소유한 땅을 저렴한 가격내지는 무상으로 임대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다. 그러나 토지개혁이 이루어져야 한국유기농업의 발전을 이룰 수가 있다. 흙은 생명의 어머니다. 그런데 한국내에서는 토지를 돈거래 수단으로 여기고 있으며 토지를 소중하게 가꿀 사람이 맘놓고 이용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본질적 의미에서 토지공개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 흙살리기
쿠바유기농업의 성공비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기술적 요인은 흙살리기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쿠바에서는 생태계와 조화되는 방향으로 지역적 현장적 흙살리기에 농민들의 자발적 참여는 물론정부, 공공조직 그리고 과학자 및 기술자가 총동원 되었다. 이 과정에서 눈여겨볼 것은 토양연구소의 전국적 네트워크 구성이다. 중앙 본부는 물론 각지역마다 토양연구소를 두어 토양의 객관적 성질을 연구하고 지도화하며 생명공학을 이용한 흙살리기를 연구 보급하고,토양보전 기능과 토양의 지역별 작물별 이용성을 연구 보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변의 이용가능한 음식물찌꺼기, 농가부산물, 가축분뇨를 이용한 지렁이퇴비를 통해 생산성과 흙살리기를 연구 보급하는 등 지역순환 농업에 전문적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흙을 오염시키는 사회, 자연 등 주변환경의 개선과 단작 중심의 농업에서 혼작, 간작,윤작중심의 전통적 작부체계의 현대적 계승과 현대 과학기술의 현장적, 지역적 결합을 통해서 흙살리기에 매달려 온 것이다.
흙살리기가 불가능한 쓰레기 매립지 같은 토양오염지역 등에서는 아예 30~40센티미터의 흙을 새로 만들어 성공적으로 유기농업을 실행하고 있었다. 쿠바인들은 이 흙을 살리지 않고서는 유기농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화학농약과 비료는 값비싼 반면 유기질 퇴비를 값싸게 혹은 무상으로 공급 받을 수 있게 제도화하여 토양의 침식, 염류장애, 연작장애, 산성화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갔다.
한국의 경우 토양의 생물성과 물리성 그리고 화학성을 분석하고 전통적 농업과 생명공학을 결합시켜 지역순환 농업과 흙살리기에 주력해오는 연구소는 민간단체인 흙살림 연구소 정도라 할 수 있다. 먼저 농민이 발걷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농민들만의 연구소로는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흙의 공익적 기능을 고려할 때 우선 유기농업을 하기 위해서 아니 우리의 생태계와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 국가가 나서서 지역농민 그리고 과학기술자와 연구기관 등과 더불어 토양연구소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그것도 지역 현장에 기초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유기농업과 흙살리기를 위한 기반 전문연구기관의 설립이야 말로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둘째는 환경부하가 걸리는 화학합성비료. 화학합성농약에 지원을 중단하고 환경부담금을 물리는 동시에 유기질 퇴비의 무상 공급내지는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는 가축분뇨, 음식물찌꺼기, 농가부산물, 그리고 낙엽, 산야초 등 자원의 순환체계를 통한 흙살리기이다. 2004년 이후부터는 항생제, 중금속 그리고 환경조절제 (성장호르몬,생식호르몬 등)와 유전자 조작 농산물을 투여한 가축의 분뇨를 유기농업에 사용할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물질을 투여하는 공장식 축산퇴비는 우리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토양, 수질 바다 오염의 직접적 요인이 되고 있다. 이미 공장식 축산퇴비는 이용가능한 자원이 아니라 산업폐기물로 전락하고 있다. 축산이 변해야 한다.먼저 친환경적 축산으로 변해가면서 축산을 둘러싼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유기축산과 유기농업이 순환하는 농업의 형태로 변해야 한다. 음식물찌꺼기를 국가가 수거해서 사람내장과 가장 유사한 돼지에게 먹이고 돼지 축사에 짚등 농가부산물을 넣어주고 그 퇴비를 농장으로 돌려나가고 다시 농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식탁과 가축에 되돌아가는 제주도의 원래의 전통순환농업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농가부산물을 퇴비나 사료로 재활용하려면 논농사와 잡곡농사의 친환경적 재배야말로 핵심고리라 할 수있다.
따라서 친환경직불제를 현실수준으로 상향조정해서 논농업에 잡곡농사에 우선적으로 적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할 것이다. 잡곡농사가 부활되면 토양개량효과도 무척 뛰어나다 할 것이다. 음식물찌꺼기의 우리나라에서도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시장경쟁에 의한 처리 혹은 부분지원 속에서 일부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환경을 살리기 위한 전국민적 공익적 관점에서 정부가 직접나서서 전면 재활용해야 할 것이다. 음식물찌꺼기의 양돈사료화와 지렁이퇴비화는 음식물찌꺼기처리의 핵심기술이라 할 수있다.
나. 쿠바유기농업의 두 번째 성공요인은 앞에서도 언급된 지역순환농업의 정착이었다.
농업의 지역별 특성에 기초하여 분권적 지방중심의 정책을 추진한 것이야 말로 쿠바유기농업의 성공적 비결이었다. 쿠바의 유기농업정책,농업기술, 유통 그리고 생활환경 및 사회체제는 지역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유기농업연구소, 토양연구소, 미생물연구소 등 각 연구기관도 지방 중심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하여 대규모공장식축산의 유기축산으로 전환, 음식물 찌꺼기의 재활용과 농가부산물의 사료화 퇴비화 등 지역내에서 활용가능한 자원을 지역내에서 순환시키고 있다. 유기농업과 유기축산 그리고 생활환경의 지역내 순환을 이루고 있다. 바로 한국의 전통농업의 쿠바적 실현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사회 및 정치경제구조가 중앙중심으로 되어 있고 농정도 중앙정부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뿐만아니라 농업기술도 단작중심의 중앙도시를 겨냥한 농업을 도박성을 지닌 농사를 짓게되고 유통구조가 복잡화되어 유통문제를 불러 일으키고 생활재가 지역에서 순환할 수 없게 되어 온 국토가 쓰레기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마 우리나라 농업위기를 해결할 최대화두는 지역순환농업이라고 감히 제안하고싶다.
농업위기 뿐아니라 사회위기를 해결할 방법은 지방분권화와 지역순환농업 그리고 경제적 부의 지역균등이라 할 수있겠다. 농정이 지방중심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고 중앙정부는 이를 네트워크화하여 실질적인 농정이 지역에서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각 산하기구도 지방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을 깊이 검토해야 할 것이다. 농업기술도 지역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농업기술진흥원과 농업기술센터의 지역중심재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역현장에서 지역농민과 더불어 구체적인 연구가 일어나야 할 것이다. 쿠바 연구진들이 농민과 더불어 일상적으로 지역현장에서 같이 땀흘리며 연구하는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단작중심의 농업에서 윤작, 혼작, 간작을 실천해도 농가소득이 보전되는 실질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축산의 전면적 변혁과 생활재의 재활용이 가능토록 제도화 하여야 한다.
다. 쿠바 유기농업의 성공비결은 전통농업을 현대적으로 계승하여 생명공학 등 과학기술과 결합시켜 생산성의 향상과 생태계의 지속성을 이루는데 있었다.
쿠바는 그들 전통농업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현대적과학기술로 한층 발전시켰다. 다시 말해서 혼작, 간작 그리고 윤작농업, 소경운, 복합영농 등 그들의 전통농업 형태를 오늘날 실정에 맞게 분업화시키고 미생물연구소, 토양연구소, 천연물질을 활용한 방제연구, 천적연구 등 현대적 과학기술을 지역현장에 정착시켜왔다.
제5회 국제유기농 심포지움에 참석자 대부분은 한국의 전통농업에 관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배우고 싶다고 높은 관심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농업에 대한 보고 및 연구가 오히려 외국에서 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 전통농업에 대한 연구는 세종11년 ‘농사직설’ 그리고 성종때 강희맹의 ‘금양잡록’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한국에서 전통농업을 현대적으로 계승하여 정착시키는 것은 현재 농업소득의 측면에서 보나 농업기술체계로 볼 때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 할 수있다. 그러나 전통농업직불제의 실행과 전통농업연구소의 설립 등을 통해 더 늦기전에 2000여년동안 검증되어진 경험적 과학으로서의 우리농업에 대한 연구와 실천이 되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전통농업에 대한 재해석과 실천은 과학기술로 뒷받침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토양연구소, 천적연구소,천연물질연구소, 미생물연구소 등 현대적과학기술의 지역현장중심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2. 한국유기농업의 발전전망과 정책과제
한국의 농업정책은 시설화, 현대화, 규모화, 고품질화를 그 골간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농정은 농업에 있어서 ‘시장논리에 의한 경쟁력 강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자본주의하에서 농업은 그특성상 2차산업에 그리고 3차산업에 비해 시장경쟁력이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마늘수입을 해서라도 휴대폰을 수출하는 길이 살길이라는 자본의 논리가 성립하게 된다. 이러한 시장경쟁의 논리로만 볼 때 가족중심의 소농을 영농기반으로 하는 한국농업은 붕괴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농업이 무너지면 지역사회의 붕괴, 자연생태계의 위기, 건강한 생명의 위협뿐만 아니라 경제적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나라의 자주성을 잃게 될 것이다. 눈앞의 경쟁적 논리로 우리가 담당해야할 환경적 비용과 사회적 고통을 도외시 한다면 결국 농민해체, 지역사회붕괴 그리고 생태계의 파괴 등을 불러와 오히려 복구하는데 드는 사회적 비용은 천문학적 수치일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농업농민문제를 해결하고 건전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농민도 기존의 환경파괴형 화학농업에서 반성하고 자연과 더불어 가는 농업을 실천해야 하며 시민사회단체의 다양한 참여아래 기존의 시장경쟁논리에 의한 농업정책의 반성과 고찰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서구 선진국의 농업은 농업행위로 인해 생산되어지는 직접농산물의 가치보다 농업의 다원적, 공공적 기능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서 서구유럽의 경우 77%,미국의 경우51%를 지원하고 있다. 농업의 다원적 기능 중에서도 특히 환경재를 생산하는 농업행위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WTO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농업지원은 가능하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농촌경제 연구원에 의하면 농업의 환경재 부분에 대한 가치를 농업소득의 50%이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농업의 다원적 기능 전체를 고려하면 그 가치는 유럽과 비등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전체 농업생산소득의 3-5%를 지원하고 있으며 그나마 농산물에 직접 지원함으로써 무역마찰을 불러 일으키는 형편이다. 물론 환경재 생산에 대한 지원은 극히 미미하며 최근들어 지원을 늘려가는 처지에 있다. 그러나 이 지원은 환경보전형 농업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는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고품질 가격경쟁력이란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을 뿐 환경재화의 사회적 평가에 대한 보상의 차원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유기농업으로의 전환은 유기농산물의 고가를 전제로 도시소비자에게 그 비용을 전담케 하거나 농민의 철학적 희생을 거름으로 하여 자랄 수 밖에 없으며 유기농업의 대중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누가 소득이 보장되지 않으면 유기농업을 할 것인가?
따라서 유기농업이 대중화 되어지기 위해서는 농민은 수탈적 농업의 행태에서 반성하고 도시소비자에게 살아 있는 농산물을 공급해줘야 하며 도시소비자는 농업이 살아야 환경이 살고 나라가 살며 그리고 생명이 산다는 생각으로 더 이상 농민문제가 단순히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으로 농업을 살리는 사회적인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필요하다. 물론 정부와 의회는 기존의 시장경제적 논리로만 농업을 이해하지 않고 건강한 시민사회의 형성과 통일국가의 지향이란 점에서 그리고 환경을 보호하고 지역의 균등 발전을 위해서 이러한 흙과 우리농업을 살리기 위한 제도적 노력을 끊임없이 내와야 할 것이다.
첫째, 우리농업이 시설화, 현대화, 규모화, 고품질화 농업에서 식량자급형농업, 통일대비형농업, 지역순환농업, 환경보전형농업 그리고 소득보장형농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정부는 시장경쟁력 기조로 농업정책을 펴고 있지만 한국농업에 있어서 그 결과는 흙이 죽고 환경이 오염되며 지역사회를 붕괴시키는 동시에 농산물의 수입개방을 촉진시키고 있으며 통일을 대비하기는커녕 농산물의 자급화를 낮추어 버렸다. 오히려 농민들의 부채만 가중시켜 이농현상과 자살하는 농민들을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농업농민의 해체를 맞고 있는 이 현실에 농민은 벼랑에 몰려 있다. 더욱이 한국농업의 미래와 희망을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이 시점에 농정은 현재의 상황이 절망적 수준이라 할지라도 희망의 정책과 대안을 내와야 할 것이다. 그 방향은 농민의 소득은 보장 되면서 지역사회가 살고 온 국민이 건강하게 살 권리를 되찾음은 물론 민족의 자주와 통일을 열어 가는 생태보전형 농업이어야 한다.
둘째, 이같은 농정의 파라다임 전환과 더불어 이를 선포하고 사회적 인식의 확대를 위한 기반시설의 확충과 교육이 선행되어야 하며 제도적 법적틀을 정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쿠바에서도 유기농업의 국가적 시행을 위해서 국민투표에 붙여 93%의 찬성으로 시행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셋째, 유기농업의 전국민적 합의하에 나서게 하기 위해서도 어버이의 맘으로 농민과 사회 각계층이 하나되어 학교 및 아동급식, 병원, 그리고 노인복지시설 등에 전면적으로 유기농산물이 사용될 수있도록 법제화해가야 할 것이다.
넷째, 유기농업의 실질적 확대를 꾀할 수 있도록 제2차 토지개혁을 토지공개념 방향으로 이루어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농지임대차보호법의 개정을 통해서 장기적으로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있도록 해야 하며 국가와 지방정부가 소유한 땅을 유기농업에 활용할 수있도록 무상내지는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해주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유기농업의 기술과 정책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전문연구기관 가칭 ‘유기농업연구소’를 세워야 할 것이다.
여섯째, 현재의 농업기술연구기관을 재편해서 토양연구소, 병해충연구소,천적연구소, 축산연구소, 천연물질연구소 그리고 미생물연구소 등 유기농업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을, 중앙에는 네트워크기능과 조절기능을 담당케 하고, 각 지역별로 현장을 근거해서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일곱째, 유기농업의 성공을 위해서 흙살리기에 대대적으로 나서야 한다. 환경부하가 가중되는 화학비료,화학농약에는 환경부담금을 부과하고 환경을 살리는 유기질 비료는 무상내지는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여덟째, 유기축산을 한국적 상황에 맞게 집중 육성해야 한다.
아홉째, 농가부산물을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논농사와 잡곡농사의 유기농업 직불제가 현실 상황에 맞게 상향 조정되어 지불되어야 한다.
열째, 음식물 찌거기의 재활용시스템을 국가와 지방정부가 나서서 전면 구축하여야 한다.
열하나째, 전통농업의 연구와 보급을 위해 전통농업연구소를 신설하여야 한다.
열두째, 현재 친환경농업 육성법으로는 우리의 유기농업을 국제기준에 맞게 육성할 수 없으므로 유기농업을 집중육성하는 체제와 내용으로 재편하고, 친환경농업과를 확대 발전시켜서 유기농업국으로 승격 신설 시켜서 실질적인 유기농업 확대 발전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할 때가 왔다.
* 보나콤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5-29 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