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층식 자동화 시스템’ 개발한 배윤환 대진대 교수::)

“지렁이는 음식물 쓰레기, 가축분뇨, 하수슬러지 등 유기성 폐기물을 마구 먹어 치우는 지상의 청소부이죠. 이번에 개발한 다층식 지렁이 사육 자동화시스템은 좁은 공간에서 많은 폐기물을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배윤환(42·사진) 대진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10일 “새로운 지렁이 사육시스템은 기존 지렁이 비닐하우스 사육농장의 몇가지 단점을 해소했다”고 밝혔다.

배교수가 개발한 새 지렁이 사육시스템은 가로 150㎝, 세로 70㎝, 높이 20㎝의 플라스틱 상자를 다층식으로 쌓아 올린 형태로 지렁이가 서식하는 상자마다 폐기물이 자동공급되고 지렁이 배설물도 자동분리, 처리된다.

기존 비닐하우스 농장에서는 하루 폐기물 10t을 처리하려면 1500평의 공간이 필요한데 새 시스템은 같은 양을 처리한다고 볼 때100평이면 가능하다는 것.

또 지렁이는 날씨가 영상 10도이하와 영상 30도이상이 되면 활동을 하지 않는 반면 새 시스템은 적정 온도를 맞춰줘 1년내내 활동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현재 국내에는 80여개의 지렁이 사육농장이 있는데 대부분 영세하고 운영기술이 후진적이어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배교수는 또 “지렁이를 이용한 방법이야말로 가장 환경친화적인폐기물처리법”이라고 말했다. 폐기물을 먹고 자란 지렁이는 혈전치료제 등 의약품 원료, 립스틱 등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며,지렁이 배설물인 분변토는 탈취제 뿐만 아니라 골프장의 고급 유기질비료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유기성 폐기물 처리는 지금까지 주로 해양투기 방법이 이용돼 왔으나 2005년부터는 ‘리우협약’에 의해 해양투기가 쿼터제로 제한되는 등 국제적인 제재가 가해져 새로운 폐기물 처리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배교수는 지적했다. 새 지렁이 사육시스템은 이러한 문제를 일정부분 해결해줄 것으로 배교수는 기대했다.

배교수는 현재 실험 단계를 모두 마치고 특허출원한 상태이며 새시스템은 앞으로 5~6개월이면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얼마전 국제심포지엄에서 홍콩 시민단체에서 관심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홍콩과 같이 좁은 면적에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대도시에 도입할만한 시스템이라는 것. 현재 서울에도 난지도에 7000여평의 지렁이 사육농장에서 지렁이가 하수슬러지 등을 처리하고 있으나 새시스템이 도입되면 보다 좁은 면적에서 많은 폐기물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응용곤충학 연구로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배교수는 도시환경센터, 시민환경연구소, 흙살림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환경운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