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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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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우리 날 計數함을 가르치사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하소서” (90:12)

우리와 함께하시고자 이 땅에 임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성호로 문안합니다. 뜻 깊은 성탄절을 보내셨는지요?

어느덧 올해의 마지막에 서게 되었군요. 쏜살같은 세월의 날개를 타고 이 시각까지 왔는데, 문득 떠오르는 말씀이 시편 90:12 구절입니다. 우리의 연수가 길면 칠십, 강건하면 팔십이라고 했는데, 우리가 갖고 있는 시간이 주님께서 허여하신 것이고, 그래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지 매 순간을 주님 안에서 사는 것만이 참으로 의미 있고 지혜롭다는 가르침을 새삼 되새겨 봅니다.

수현이 입양

사역 자체가 중요하기보다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신앙인의 삶의 본질이요 핵심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로 인해 하나님의 자녀가 된 사람들이지요. 이것을 양자가 되었다고 하잖습니까?

아시다시피, 저희 가정은 올 여름에 한국에 들어가서 9개월 된 여자 아이를 입양하였습니다. 올해 초부터 추진한 일이었고, 아이가 정해졌고, 순조롭게 행정절차가 진행되었습니다. 미리 호적에 수현이라는 새 이름으로 (친자)입적까지 마쳤습니다. 한국에 도착하여 이튿날 의정부의 영아원에서 아이를 데려왔고, 영국대사관에 저희 가족의 동반비자 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아이의 비자가 거부된 것입니다. 서류를 보완하여 재신청을 했는데, 또다시 거부를 당했습니다. 한국과 영국간에 입양 협정이 없기 때문에, 수현이가 영국법상 저희 가족으로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당황을 넘어 암담하더군요. 일단 출국 일정을 1주 연기했습니다.

이 단계에서 하나님께서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선한 일을 하고 말고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 시선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생각을 새롭게 했습니다. 그때에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셨습니다. 입양이 사실이긴 하지만, 친자입적 되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입양아가 아니라 직접 낳은 아이이며, 그래서 당연히 가족의 일원이라는 것이었죠. 이런 논리로 다시 비자 신청을 했습니다. 변경된 출국 예정일 하루 전인 금요일 오후에 비자가 나왔습니다. 하나님의 기막힌 섭리였습니다. 그리고 찬양을 드렸습니다. 아울러 마음을 같이하고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수현이를 키우며 하나님과 저희의 관계를 보다 실질적인 차원에서 생각하게 된 것도 은혜입니다. 저희는 위로 두 아이와 수현이의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신기할 만큼 그렇게 되더군요. 수현이는 남의 아이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아이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양자 되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만 이해하고 있었는데, 수현이를 통해 우리 역시 하나님의 양자임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완전한 친자식으로 보고 계심을 실질적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10 4, 천사(1004) 수현이의 돌을 맞아 잔치를 했습니다. 성탄절에는 유아세례를 받았습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수현이에게 보여준 관심과 도움과 사랑이 놀랍습니다. 수현이에게도 복이지만 저희에게도 복입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책임지시고 키워주시리라 믿습니다.

조선족 사역

일반적인 말씀 전파와 아울러 소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성경공부와 제자양육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의 일환으로 신약성경 통독을 하도록 했고, ‘생명의 삶월간지를 구독하게 하여 QT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글자를 대하는 것에 부담을 갖고 있어 이해와 수용의 속도가 완만하지만, 인내가 결실로 이어질 줄로 믿습니다. 또한 교회 차원에서 기도의 분량을 채우고자 주 2차례의 기도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말씀을 더 알아가면서 신앙이 자라나고, 그 결과 생각이 바뀌고 삶이 달라지는 것을 보며 기쁨을 느낍니다.

자체의 신앙생활을 넘어, 선교에 중점을 두어 세 곳에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이슬람 세력이 강한 알바니아, 조선족의 출신국인 중국, 강 건너 동포의 땅인 북한을 품고 있습니다. 비록 적은 후원이지만 그 땅들과 사람들에게 복된 소식을 알리고 삶으로 인도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새해에는 보다 실천적인 믿음을 위하여 노방전도 및 방문전도를 본격화하고자 합니다. 전혀 복음을 모르고 관심도 없는 조선족이 대부분이며, 설령 신앙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세상이 좋아 그리로 떠나버린 사람들이 많고, 게다가 적잖은 수가 도박과 술과 성적 문란에 빠져 있는데, 그들을 향하여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하겠다고 느꼈습니다.

집사이자 순장 중의 한 명(J)이 심각한 도박에 빠져들었습니다 (지난 번에 보내드린 선교편지에 언급된, 도박으로 힘들어 하는 형제와는 다른 사람입니다). 과거에 오락 수준으로 마작을 즐겼던 형제인데, 한동안 규모 있게 신앙 생활을 하다가 다시금 예전의 길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처음에는 잠깐 놀고 그만두겠다는 말을 했더랍니다. 만나서 권고도 하고, 며칠간 함께 성경을 읽으며 기도를 했습니다. 그래서 손을 씻겠다고 결단을 해놓고는 채 한 달도 못 되어 유혹으로 다시 넘어갔습니다. 급기야는 일마저 제쳐두고, 밤에는 마작, 낮에는 경마도박에 투신을 했고, 예배에조차 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밖에서 마주쳤는데, 그의 눈이 소름 끼칠 정도의 어둠으로 가득 차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내려앉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나서시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함께 손을 모아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한인청년 사역

아내의 사역은 서로 연결된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나는 전부터 계속해오고 있는 일링교회 청년부 사역입니다. 평상의 교회 사역에 역동성을 가하여 내부응집력을 확충하고 외부지향성을 실천하는 운동으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런던의 청년 대상 선교 사역입니다. 이것은 10월 초, 일링교회 청년부가 주관이 되어 만든 초교파적 선교 기구로서, 이름을 PLATFORM, 슬로건은 “Bind the Gap!”이라고 지었습니다. 런던의 지하철 플랫폼은 전동차와 틈이 넓어 주의하라는 안내방송(“Mind the Gap”)이 자주 들리는데, 이를 응용하여 만든 슬로건입니다. 하나님과 사람간, 사람과 사람간의 gap을 제거하자는 것이지요. 일차적으로는 런던에 있는 많은 한인 젊은이들을 위한 전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유학생, 언어연수생, 직장인 등 많은 한인 청년들이 이곳에 와서 술과 무질서한 생활에 빠져들고, 신앙마저 잃고 방황하기에 그들을 위한 문화 공간(스포츠, 문화적인 활동)을 제공하면서 복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외

저는 신학공부 2년차의 1/3을 마쳤습니다. 1년차보다 훨씬 강화된 과정을 밟으며,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습니다. 기회를 주신 주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동성이와 수빈이는 중학교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또 아빠 엄마의 사역에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다만, 독립적인 인격체로서의 자의식이 강해져 가는데, 저희가 믿음 안에서 살아있는 본이 되고 지혜롭게 잘 대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저희가 속한 일산의 홀리 내이션즈 선교회에서 초창기부터 섬기시던 손광수 집사님이 암으로 4개월만인 12월 중순에 갑작스럽게 소천되셨습니다. 평소 그렇게 진실하게 살고 헌신적으로 주님과 이웃을 섬기는 신앙인을 본 적이 거의 없는데, 60세도 안 되었는데,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하나님께서 불러 가셨으니 그 뜻을 받들고 영광 돌릴 뿐입니다. 손 집사님을 떠올리며, 시편 90:12를 다시 새깁니다.

기도를 부탁 드립니다. 기도는 저희의 가장 큰 도움이요, 무기임을 압니다.

1.      저희들의 겉과 속이 주께서 보시기에 선하고 진실되며 그분의 쓰심에 합당하도록

2.      조선족사역: 복음 전도 프로그램이 잘 시행되도록; 교우들(특히 J형제)이 거룩한 삶으로 나아오도록

3.      청년사역: 일링교회 청년부가 하나님의 나라를 더욱 소망하도록; PLATFORM 사역이 능력 있게 진행되도록

4.      동성ㆍ수빈이의 신앙 깊이가 깊어지고 건강하도록 (천식 문제); 수현이가 건강하고 안정되게 자라도록

 

저희를 향한 동역자님의 사랑과 도움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 기억하시고 풍성하게 갚아주시기를 기원합니다. 복된 새해를 맞으시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런던에서, 고석만ㆍ백경아ㆍ동성ㆍ수빈ㆍ수현 드림

        주소: 12 Voewood Close, New Malden, Surrey KT3 6PP, U.K.

        전화: +44-20-8949-4932 (), +44-7737-075-164 (고석만) +44-7877-099-573 (백경아)

        이메일: simeonko@naver.com, kaybaek@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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