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onacom.or.kr/xe/files/attach/images/162551/b643c655310c8caf02909277b3d24e77.jpg
공동체소식지

20

2011-Mar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시

작성자: bona IP ADRESS: *.20.187.148 조회 수: 4334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8. 창간준비2호  
 
<시>

아름다운 청년, 윤
- 서 림

끊임없이 싸우고 있네,
학처럼 길고 부드러운 그가 정말
지치지 않고 독수리처럼 싸우고 있네,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그의 내면
깊은 산 계곡처럼 살아 움직이네,
그의 얼굴, 계곡에 흐르는 가을 물처럼
맑게 찰랑찰랑 하네,
싸움에 지지 않으려고 끈질기게 기도하네,
밥 먹다가 강의 듣다가도 기도하네,
기도 막혀 가끔 그가 지치면
어항속 열목어들 법칙처럼 시들시들하네,
열목어 옆 벤자민도 축축 늘어지네,
벤자민 밑 어머니도 따라 골골거리네,
비싼 옷 일부러 사지 않는 그가
잘 빨아 입은 남방 같은 그가
지나가는 쪼글쪼글한 노인에게
용기내어 붕어빵 한 봉지 사주면,
도라지, 고사리 파는 좌판 노인에게
쑥스럽게 국화 한 다발 건네주면,
국화향기보다 더 깊은 그의 냄새만큼
이 동네 공기가 퐁퐁 부풀어 오르네,
공기속을 아이들이 퐁퐁 튀어 달리고
그 옆 지친 더러운 플라타너스도
발끝에 힘주어 물을 빨아 올리네,
플라타너스 밑 불쌍한 애완용 강아지도
반짝반짝 모처럼 털에 빛이 나네,
하늘 쳐다보며 속 깊이 감사하면
그의 눈빛 가을 하늘보다 깊어지고
멀리 떠나온 집의 공기도 살아나네,
열목어, 벤자민, 어머니도 파닥거리네,
내면에선 독수리 날개치며 싸우는데
그의 이마 학의 알처럼 빛나네.



최승호 1956년 경북 청도 출생
시인, 대구대학교 교수(국어교육학과) 서울 성광감리교회 집사
시집 「이서국으로 들어가다」,「유토피아 없이 사는 법」

 

 



 
Copyright(C) 2000 Bonacom. All right reserved. E-mail: jvillage@netsgo.com
충북 보은군 산외면 대원리 62-1번지 (0433)542-1863,542-720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 의성 목조건축에 도움주실분을 찾습니다. jurinwon 2018-09-22 456
17 보나콤 소식지가 다시 시작됩니다. file bona 2017-04-05 489
16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공동체 소식 file bona 2011-03-20 5142
15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가족소식 file bona 2011-03-20 4810
14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도라지 file bona 2011-03-20 4530
13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연탄보일러와 사랑 file bona 2011-03-20 4778
12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공동체로 사는이유1 file bona 2011-03-20 4607
11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농활이야기 file bona 2011-03-20 4462
10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도시의 영성 bona 2011-03-20 4398
»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시 bona 2011-03-20 4334
8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보은서신 bona 2011-03-20 4508
7 1999년 7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공동체소식 file bona 2011-03-20 4627
6 1999년 7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꽃 이야기 file bona 2011-03-20 4206
5 1999년 7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가족소식 file bona 2011-03-20 4744
4 1999년 7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공동체이야기 file bona 2011-03-20 4476
3 1999년 7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예수님과 돈 bona 2011-03-20 4403
2 1999년 7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그 누구도 외딴섬이 아니다 bona 2011-03-20 4671
1 1999년 7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보은서신 bona 2011-03-20 4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