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신비합니다.
기도를 통해 내 마음을 하나님께 열고 소원과 간구를 아뢰면
소원의 무게 만큼 마음이 가벼워지며 대신 하늘의 평화로 채워집니다.
솜털과 같이 가벼워진 마음통에서는 자연스레 찬양이 울려나옵니다.
그분을 향한 사랑의 고백이 노래가 되어 하늘로 오릅니다.
거룩한 성소로 기도의 깊은 곳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다른 사람의 아픔과 고통이 빈 마음으로 스며들어옵니다.
마치 내 일처럼 아파하고 눈물흘리며
가득찬 아픔으로 도고와 중보를 드리노라면
어느새 내 마음에는 십자가 하나 우뚝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내 안에 세워진 십자가에서는 여전히 주님이 피흘리시고
하늘을 향해 울고 계십니다.
내가 누군가를 위해 아파하는 줄 알았는데
그 슬픔은 그분이 내 안에 계서 그분이 울고 계신 것임을
비로소 알게 됩니다.
나는 죽고 나는 껍질이 되고
그분이, 부활하신 그분이 기도 가운데 나의 왕이되시고
주인되시고 의미가 되시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지성소로 그 깊은 곳으로 주님이 나를 이끄시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다만 그분을 바라볼 뿐입니다.
그 바라봄 속에서는 시간도 멈추고 공간도 사라져버립니다.
그리고 잠시 어느 한 순간 하나님의 마음을 보이십니다.
고독하신 그분의 마음이 보이면
내 가슴은 말할 수 없는, 져미는 아픔으로 끝도 없이 웁니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은 당신의 슬픔을 당신의 고독을 보이십니다.
그리고 어찌할줄 몰라 울고 선 나를 향해 손내미시고
괜찮다 괜찮다 하십니다.
저는 그분을 향해 주님 슬퍼하지 마세요 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러노라면 그 무한하신 사랑으로 한없이 초라한 나를 쓰다듬어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