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옥 할머님이 기르시는 백구와 얼룩이가 정분이 나더니
엊그제 새끼들이 태어났습니다. 모두 5마리가 태어났는데 그 중에 한 마리는
백구를 닮았고 나머지는 얼룩이를 닮았습니다.
강아지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누구 새끼인지 확연히 드러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용종형제 아들, 태어난지 11개월된 요한이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용종형제입니다. 어쩜 저리 닮았을꼬 싶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나무는 누구를 닮을까요?
나무는 어려서는 쉽게 그 모습이 다 비슷비슷하여 구분이 잘 안갑니다.
그렇지만 수십년이 지나고 수백 년이 지나면서 나무도 누군가를 닮아갑니다.
우리마을 다리 건너기전 언덕 위에 팽나무 한 그루 서 있습니다.
이삼백 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자태가 고운 나무입니다.
그런데 공동체 예배당에서 마을로 걸어가면서 유심히 살펴보면
이 나무는 바로 앞에, 마을 가운데 서 있는 산을 닮았습니다.
가지뻗어 들어가고 나간 것이 산의 허리 잘록하고 튀어나온 모습과
어쩜 저리도 닮았을꼬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나무는 멀찌감치 자신을 바라보며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산을 닮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40후반에 접어든 저의 모습은 세월이 흘러가며
누구를 닮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원래 제 눈은 어머니를 닮았었는데 조금씩 눈꼬리가 쳐지면서 아버지를 닮아가는듯도 합니다.
하지만 내 성품에서 내 모습에서 사랑하는 주님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지
나무를 바라보다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봅니다.
주여 오직 주님을 주님만을 닮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