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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노래
2003.12.28 22:40

성탄절 풍경

조회 수 2903 추천 수 20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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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탄 절은 눈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초승달 한쪽이 예리하면서도 환한 미소로
하늘 한쪽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1년 동안 참으로 복잡하고도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며 복잡한 감정들이 머리속을 바람처럼
휘돌며 지나갔습니다.

한 가정이 선교사로 떠나가고
새로운 가정이 들어오고, 떠나갔던 한 형제가 다시금 들어오고
웃음이 피어나고, 기도가 회복되고
농사의 기틀이 어느정도는 잡혀가고
유통이 시작된 뜻  깊은 한해의 마지막 자락에
자리잡은 성탄절은 늘 우리 마음을 다소곳하게 만듭니다.

24일 밤에는 몇 주동안 준비하였던 성탄절 연극을 하였습니다.
찬양을 하는 동안 예배에 참석하시는 마을 어르신들도 모이시고
서울에서 몇몇  손님들도 방문하셨습니다.

올해 우리 공동체는 한가지 달라진 것 중에 하나가
연극을 통해 온 가족들이 한 마음이 되어
성경의 이야기들을 표현하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천지창조에 대한 연극을 했고
부활절에는 다른 공동체 식구들을 모시고 모세와 출애굽에 대한
내용으로 연극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성탄절에는 예수님의 탄생과 일생을 드라마로
묘사하였습니다.

예수님 역할을 맡은 형제가 연습하는 동안에 너무 많이 웃겨서
보고 있는 한 형제가 '갈릴리 극단의 전속 개그멘'이라고
별명을 붙여주기도 하고
십자가의 길을 단순히 어렵게만 보지 않게 하고
주님을 따라가는 길을 쉽고 재미있게 표현하는 형제라는
한 자매의 칭찬을 듣기도 했지만
대신에 연출을 맡은 분에게 잔소리는 많이 들어야 했습니다. ^^

하지만 막상 막이 오르고 연극이 시작되자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모두들 한 마음이 되어
열심히 연극을 해서 보는 사람도, 참가한 사람도
잔잔한 감동으로 성탄의 은총을 경험한 시간이었습니다.

25일 새벽에는 이른 새벽, 별이 총총 밝은 밤에 일어나
두 패로 나누어 온 마을 집집마다 찾아 다니며
새벽송을 불렀습니다.

찬양을 불러 드리고, 축복하고, 그분들의 이름이
하나님의 생명책에 기록되기를 간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추운 새벽길, 별이 총총 밝은 하늘 아래 산허리에
이름모를 산짐승의 조심스러운 바스락거림이 들리는
산골 온 마을에는 주님의 탄생을 알리는
아름다운 찬양으로 가득하였습니다.

오전에는 다들 서둘러 온 가족들이 모여 성탄축하예배를 드리고
자매들은 음식을 준비하고
형제들은 예배실을 식사할 수 있도록 꾸미고
다시 집집마다 찾아가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와서는
예수님의 생일 축하 잔치를 벌였습니다.
어린 꼬마 친구들이 축하 찬송과 율동을 어르신들 앞에서 하고
자매들이 각기 한가지씩 솜씨를 뽐낸 음식들로
잔치상이 차려져 마을 어르신들은
모처럼 신나는 아이들의 재롱과 더불어
만찬을 나누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하신 소식은
이곳 산골 마을 모든 분들에게도 영육간에 참으로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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