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2011-Oct
한미FTA 저지를 위한 국회 앞 1인 시위 시작작성자: 박창수 IP ADRESS: *.179.34.232 조회 수: 2168
한미FTA 저지를 위한 국회 앞 1인 시위 시작
박창수(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 사무국장)
10월 13일(목), 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는 <한미FTA 저지를 위한 국회 앞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공동대표이시자 감리교 농촌선교훈련원장이신 차흥도 목사님이 1인 시위를 했고 나는 보조자로 함께 했다. 국회 정문 앞에서 1시간 여 동안 서 있으면서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먼저, 그 곳에는 우리와 반대로 한미FTA를 빨리 비준하라고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아주머니들이 두 분 있었다. 모두 몸에 큰 피켓을 앞뒤로 두르고 작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서 있었다. 나도 도로 건너편으로 피켓을 들고 건너가 한 아주머니 옆에 섰다. 그 분에게 왜 한미FTA를 빨리 비준하라고 촉구하는지 그 이유를 묻고 싶어 말을 걸었다. 그런데 그 분은 내 말을 자르면서 대화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는 내게 50미터 떨어진 다른 문 있는 곳으로 가라고 요구했다. 내가 떠나지 않자, 그 분 스스로 2미터 옆으로 자리를 옮겨 버렸다. 더 이상의 대화를 할 수 없었다. 소통 불가능을 체험하는 씁쓸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한편으로 아주머니들이 참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주머니들은 우리보다 더 먼저 와서 더 늦게까지 했다. 한미FTA를 저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도 이런 성실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안 왔더라면 한미FTA를 빨리 비준하라는 피켓들만 서 있었을 것을 생각하니, 한미FTA 저지를 위한 국회 앞 1인 시위를 시작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서 있는데 도로 맞은편으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일행이 걸어서 지나갔다. 김종훈 씨는 담뱃불을 붙이고 피느라 차흥도 목사님의 피켓을 보지 못하고 지나쳤다. 점심 식사를 하러 가는 것 같았다. 그를 보면서 최근에 위키리크스에 의해 폭로된 사실이 생각났다. 그는 미국산 쌀에 대한 수입개방을 한미FTA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는 미국 하원의원에게, 한미FTA를 체결한 후에 한국 정부가 미국산 쌀 수입 개방 문제를 재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한미FTA에서 쌀은 지켰다고 한 말이 100% 진실은 아니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그는 벼농사를 짓는 대다수 우리 농민을 배신하고 국민을 우롱한 것이다. 그는 미국 협상대표단으로부터 미국의 지원 아래 차기 WTO 사무총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것은 그가 미국의 마음에 쏙 들었다는 증거이다. 이런 그가 우리 농민이 지은 쌀로 만든 밥을 먹으러 가고 있다. 우리 농민을 배반한 그가, 우리 농민이 뙤약볕을 이겨내며 피땀 흘려 지은 쌀로 만든 밥을 먹으려고 가는 것이다. 그 밥이 어떤 밥인데 감히 그 밥을 먹으러 가는가? 그는 차라리 지금이라도 한국을 떠나서 미국으로 가 미국 시민권을 따서 미국인으로 사는 게 본인을 위해서나 한국을 위해서나 더 좋을 것이다. 단 그 전에 그에게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우리 농민을 배반하고 국민을 우롱한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다.
피켓을 들고 국회를 바라보며 하나님께서 한미FTA를 막아 주시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사진: 차흥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