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7.
우리는 때로 세속에서 벗어나 한적하고 고요한 장소를 찾는다. 여러가지로 혼잡해진 마음을 정리하고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길을 찾기 위함이다. 세상에 대한 선교적 사명을 강조했기에 다른 어떤 종교보다 세상 속에 뿌리내린 기독교는 세상에서 많은 봉사활동을 펼쳐왔지만, 한편 길을 잃고 세속에 물든 모습도 부정하기 어렵다. 두려워하며 계속 돌이켜야 한다.
거룩함을 추구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수도자들처럼 세속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하지만 우리의 모범이신 예수님은 시끄럽고 혼잡한 사람들의 일상 가운데 사셨다. 그리고 거기서 벗어나려고 하시지 않았는데 전혀 세속에 물들지 않으셨다. 무엇이 주님의 걸음을 그렇게 뚜렷하게 구별되게 했을까? 하늘로부터 오는 분명한 정체성과 소명으로 세상에 계셨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정체성과 소명을 새롭게 확인할 장소는 어디인가? 그 장소는 거룩한 성소나 사막이나 높은 산이나 골방이어야 할까?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명상의 수도원이다. 거기서 하나님께 길을 묻고 뜻을 찾는 것이다. 그러면 정의에 대한 갈망이 생기고, 하나님 마음 깊이 들어가게 된다. 나의 내면의 생각과 고뇌는 기도가 되고, 기도는 예언적으로 살아갈 원동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