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솔이가 죽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웁니다.
미열이 있던 막내 우인이가 오후부턴 열이 심해져 해열제 먹이고 같이 누워 있는데
우솔이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우솔아, 왜 울어? 네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게 뭐야?"
"나도 잘 모르겠는데 자꾸 죽고 싶은 마음이 들어."
철렁~가슴이 내려앉습니다.
'아홉 살, 어린 나이에 죽고 싶은 마음이 들다니.... 내가 너무 했구나.'
요즘 아이들(사실 나도...)이 방학(보나스쿨 수업이 없음)이어서 그런지 늦잠을 자는데 일어나자마자 배고프다고 난리입니다.
늦게 차려진 아침을 먹고 치우다 보면 9시가 넘어가고, 그때부터 큐티 했느냐, 칫솔질 했느냐, 책상 좀 치워라,
어제 입었던 옷 개라, 잔소리가 시작됩니다.
내가 말하기 전에 아이들이 먼저 다 알아서 해주면 좋겠는데 아이들은 세월아, 네월아 입니다.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훌쩍 가버리는 시간을 붙잡고 싶어 잔소리가 계속됩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잔소리(잔소리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싫지만 결과적으로 잔소리가 되고 마는 현실ㅠㅠ), "수학은 풀었어?"
홈스쿨링을 시작하면서 우솔이나 우림이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큐티와 수학이었습니다.
수학은 매일매일 꾸준히 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방학이라 달리 하는 공부가 없어 수학만은 매일 5페이지씩 풀게 했는데 거의 매일 그냥그냥 넘어가곤 합니다.
아침부터 축구를 하거나, 엄마가 택배하러 보나팜에 가고 없으면 몰래 컴퓨터를 하기 때문이죠.
오늘은 넘어가지 않으리라 마음먹은 나는 오늘 수학문제 5페이지를 다 풀지 않으면 내일 아침 금식(굶식?)이라고 협박하고
풀게 했습니다. 우솔이가 잘 모르겠다며 문제집을 가져왔는데 푸는 방식만 알려달랍니다.
제 생각엔 푸는 방식보다는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 문제를 이해하게 하고 스스로 푸는 방법을 알아가게 하고 싶어
질문을 했는데 짜증을 냅니다. 그 짜증을 받아줄 수 없어 혼자 풀어보라고 했는데
우솔이 울음소리가 들린 것입니다.
우솔이에게 제 옆에 누우라고 했습니다. 왼팔엔 우인이가 눕고, 오른팔엔 우솔이가 눕고...
"우솔아, 네게 그런 마음이 들었다니 엄마가 미안하다. 수학 푸는 게 그렇게 힘들었어?
스트레스 준 엄마가 정말 미안하다. 이제 엄마가 다시는 공부하라는 소리 안할게.
너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까지 기다릴게.
하지만 죽고 싶다는 마음은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 아니야. 하나님은 우솔이를 이땅에 보내신 특별한 계획이 있으셔.
엄마는 네가 그 계획을 알고, 발견하기까지 준비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지금 네가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하고 하길 원했는데
그게 네게 스트레스가 되었구나. 네 마음 몰라줘서 미안하다."
나는 무엇을 포기하지 못한 것일까요? 그래서 우솔이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했을까요?
정말 회개합니다. 우솔이를 힘들게 했던 나의 잘못된 교육방법들, 그리고 기다려주지 못하고 화내고, 감정에 의한 체벌과 수많은 비난들...
회개합니다,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