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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선교

03

2013-Oct

현대판 바알 체제의 희생자들인 세입자 서민을 위하여

작성자: 박창수 IP ADRESS: *.194.8.220 조회 수: 1660



현대판 바알 체제의 희생자들인 세입자 서민을 위하여

- 국회 앞 1인 시위 소감 -

 

박창수(주거권기독연대 공동대표)

 

102() 점심시간에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였다. 고석동 주거권기독연대 사무국장이 바쁜 직장생활 중에서도 피켓과 전단지를 준비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동행하여 전단지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사진도 찍어 주었다.

 

가을 햇볕은 강렬했다. 1인 시위는 기도와 묵상의 시간이다. 감은 눈앞에 아합과 이세벨의 왕궁 앞에 선 엘리야가 떠올랐다. 흙먼지가 묻은 발, 햇볕에 그을린 얼굴로 엘리야는, 아합과 이세벨이 나봇과 그 자녀들을 죽이고 그 가족의 포도원을 빼앗은 죄를 규탄했을 것이다. 나봇 가족의 토지권과 주거권, 그리고 생명권을 짓밟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을 선포했을 것이다. 그 때에도 햇볕이 이렇게 뜨거웠을까?

 

엘리야처럼 나도 이 땅의 권력자들을 향하여 외치고 싶었다. 가난한 사람의 토지권과 주거권을 유린하는 현대판 바알 체제와 그 추종자들은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땅은 하나님의 것이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토지사용권을 평등하게 나누어주셨다! 주거권은 하나님이 모든 사람에게 주신 천부인권이다! 가난한 세입자 서민의 주거권을 보호하고 보장하라! 전월세인상률상한제를 즉각 실행하라! 계약갱신청구권을 세입자에게 부여하라! 토지기본법과 주거기본법을 제정하라!

 

국회 앞은 언제나 절박한 사연을 갖고 호소하기 위해 온 분들이 넘쳐 난다. 내 맞은편에 한 할아버지가 뉴타운 재개발을 취소하라는 피켓을 들고 서 계셨다. 아마도 뉴타운 재개발 때문에 그 지역에서 쫓겨나게 된 분일 것이다. 하루 이틀 오신 것이 아닐 것이다. 오랫동안 이 국회 앞에 오셨을 것이다. 얼마나 절박하면 여기까지 오셨을까? 누가 저 할아버지를 이 뜨거운 햇볕아래 서게 만들었는가? 뉴타운 재개발을 결정하고 추진한 자들에게 나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 앞 1인 시위는 가끔 예기치 않은 만남의 자리가 된다. 김우철 민주당 전문위원이 지나가다 나를 발견했다. 김우철 위원은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헨리 조지의 지공(地公) 사상에 공감하여, 민주당 내에서 토지공개념 정책과 세입자 보호 정책의 입법을 위해 지난 10여 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노력해 온 분이다. 김 위원은 나를 박동지라고 불렀다. 그렇다. 우리는 동지이다. 같은 대의(大意)를 품고 그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김 위원은 내게 함께 피켓을 들고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 , 그러고 보니 도처에 동지들이 있다! 비록 엘리야는 몰랐지만,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않은 사람들이 7천 명이나 남아 있었듯이.

 

1인 시위를 시작할 때부터 거의 마칠 때까지 CBS노컷뉴스 기자들이 와서 카메라로 촬영하고 인터뷰를 했다. 고석동 사무국장이 인터뷰를 했는데, 기독교적 주거권 사상을 요약한 후 세입자 보호 입법 관련하여 각 정당과 의원들의 법안의 차이점과 국회 상황을 소상하게 아주 잘 설명해 주었다. 나는 마지막에 주거권기독연대가 세입자 주거권 보호에 공감하는 교회들을 중심으로 <세입자 서민의 주거권 보호를 위한 기독교인 서명운동>을 다음 주부터 시작한다고 한 마디 덧붙였다. 마침 다음 주 월요일이 세계 주거의 날이다.

 

이 서명 운동에 동참한 교회의 명단은 방송과 언론을 통해 보도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국회와 정부가 세입자 주거권 보호를 위한 법을 만들고 정책을 실행하도록 거룩한 여론을 형성할 것이다. 동시에 선한 사마리아인이 강도 만나 쓰러진 자의 이웃이 되어주었던 것처럼, 한국 교회가 현대판 바알 체제의 희생자들인 세입자 서민의 이웃임을 널리 알릴 것이다. 이 서명운동을 통해 한국 교회가 사회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회복하고, 세상 사람들이 세상의 빛인 교회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를 소원한다. 하나님의 나라를 지향하는 많은 교회들이 이 서명 운동에 동참해 주기를 바라며 기대한다(서명 운동 문의: 고석동 주거권기독연대 사무국장 010-2767-8973, housing-rights@hanmail.net).

 

고석동 사무국장과 함께 기도하고 1인 시위를 마쳤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사, 올해 안에 전월세인상률상한제를 비롯하여 세입자 주거권 보호 입법이 꼭 이루어지게 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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