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수 있으면 옹이가 적은 나무를 고르기 위해서 청주를 헤매고 다녔다. 결국 값은 더 치르고서야 그나마 원하던 나무를 구하여 열심히 깎고 다듬고를 반복했다. 점차 날개의 모양이 만들어져 갔다. 이렇게 3개의 날개를 완성했다. 드디어 자가 풍력 발전기를 만들기 위한 첫 단추를 끼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겨울 집에서 손수 만들 수 있는 풍력 발전기 세미나를 듣고 하루 빨리 이것을 만들어 전기를 생산하는 일, 즉 에너지 자립의 길에 동참하고자 했지만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야 시작하게 되었다.
몇 년 전 스웨덴은 석유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고 정부차원에서 석유사용을 전혀 하지 않아도 모든 시스템이 돌아갈 수 있도록 연구하며 적용하며 에너지 전환을 힘쓰고 있다고 한다. 사실 쌀 한 톨을 생산하려 해도 얼마나 많은 석유가 들어가는가? 논을 갈아 업는 일, 모를 키우기 위해 사용되는 비닐하우스, 이앙기 사용, 각종 농약들, 그리고 탈곡, 건조, 정미의 과정, 여기에 사용되는 모든 교통수단들, 마지막으로 우리가 먹기 위한 음식으로 되기까지의 요리......., 이 모든 과정에 석유가 들어간다. 그러니 아마도 쌀 한 톨의 생산비에 2/3이상인 아마 석유가 차지할 것이다. 우리의 주변을 둘러보면 그 모든 것이 석유와 관련되지 않은 것은 거의 없다. 사정이 이런데 석유로부터 독립을 언감생심 말할 수 있는 스웨덴 이 정말 부럽다. 중동에서 일어난 전쟁들, 그리고 계속되는 전쟁의 소식들도 보면 많은 부분이 이 문제의 석유와 관련되어 있으니 말이다. 나무를 깎아가면서 나도 이제 에너지 독립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고 있구나 하는 잔잔한 감동에 잠겨 보기도 한다. 영구자석이 들어가야 할 틀을 만들고 코일 선을 감아야 할 기구를 만들고.... 하나하나를 톱과 대패를 이용해서 만들어가는 과정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지난겨울 미래의 에너지를 위한 생각있는 사람들이 모여 순서를 따라 자가 풍력 발전기를 만들었다. 마침내 세워지고 바람이 불자 보이지 않던 바람이 전기로 바뀌는 순간 모두가 탄성을 질렀었다. 우리 손으로 직접 전기를 만들었던 것이다.
미국 정부의 에너지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5월을 기준으로 그동안 계속 늘어가던 석유 생산량이 그 정점을 찍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직 그때의 생산량을 다시는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남아있는 석유가 지금까지 사용해서 써버린 양보다 적게 남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선진국이야 이미 모든 분야에서 발전되어 있는데 반해 지금 성장 중인 나라, 중국이나 우리나라 또는 저개발 국가들은 앞으로 더 많은 석유가 필요한데, 이제 그 필요량보다 적게 남았다고 하니 큰일이다. 이는 불 보듯 뻔 한 전쟁의 징조일 수밖에, 아니 이미 그 석유 전쟁을 우리 역시 중동에서 치루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는 100% 석유를 다른 나라에 의존하고 있으니 어찌 하리요.......
가능한 한 많은 풍력 발전기를 세우고 싶다. 또한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세우도록 권하고 싶다. 이외에도 태양광 발전도 있고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며 각종 바이오메스를 이용한 에너지로의 이용도 가능하다. 부존자원이 없다 없다 할 일이 아니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얼마나 많은 바람이 공짜로 불러오고 있는가? 그리고 그 많은 햇볕은 누구를 위하여 비치고 있는가? 태양과 바람은 우리에게 절대로 청구서를 보내지 않는다. 지구가 있는 한 바람과 햇볕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무한정 제공될 것이다. 지금 많은 연구와 개발이 되고 있지만 사실 현재의 설치비용은 비싸다. 그렇다고 바닥이 드러나고 있는 에너지 자원들에만 매달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조금 아껴서 에너지에 투자해 보자. 태양광 모듈 하나라도 설치하거나 태양열 집열기를 설치하여 온수를 사용한다거나 더 나아가 풍력 발전기를 만들어서 설치한다면 이 얼마나 앞서가는 사람이 되겠는가? 한정 에너지를 무한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장소에서부터 시작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