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onacom.or.kr/xe/files/attach/images/162551/b643c655310c8caf02909277b3d24e77.jpg
공동체소식지

20

2011-Mar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보은서신

작성자: bona IP ADRESS: *.20.187.148 조회 수: 4495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8. 창간준비2호  
 
<보은서신>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매 제자들이 무리에게 주니 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열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으며....(마14:19,20)


초봄에 씨를 뿌린 후 순한 봄바람과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곡식들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고 열매를 맺을 무렵이면 어김없이 무섭고도 심한 비바람이 불어와 곡식들을 뿌리째 흔들어 버립니다. 하지만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용케 버티고 살아남은 것은 마침내 가을의 풍성한 결실로 농부의 마음을 기쁘게 할 수 있습니다. 비바람이 없다면야 더할 나위 없겠지만 오히려 비바람이 있기에 가을의 결실은 더욱 값지고 소중한 것으로 다가오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때로는 우리의 연약함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주님께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와도 같은 고통의 심연 속으로 친히 우리를 인도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고통을 통하여 우리의 연약한 믿음의 뿌리들과 사랑의 줄기들이 더욱 강하고 단단해지도록 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또 다른 은혜임을 깨닫게 됩니다. 고통을 통한 성숙, 고난을 통한 열매는 마침내 많은 이들을 먹이고도 열두 광주리 가득히 남을 거룩한 열매로 농부이신 주님의 손에 드려지게 되는 것이지요.

칠월의 하루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한 나날들이었습니다. 초순에는 두란노 바이블 칼리지 팀이 내려와 이곳 보은의 목회자들과 사모님들 그리고 교회 지도자들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였습니다. 첫날에는 홍보가 제대로 안돼서 좀 어려움이 있었지만 둘째 날부터는 소문이 나면서 보은의 거의 대부분의 교회 목회자들과 사모님들이 참여하셨고 참여하신 분들마다 도전과 회복의 시간으로 함께 은혜를 나누었습니다. 사실 농촌 목회자들이 농촌에서 목회를 하시면서 겪는 고통 중의 하나가 도시에 비해서 재교육의 기회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거리도 멀고 재정도 넉넉하지가 못하니 도회지에서 사흘이 멀다하고 열리는 각종 세미나들이 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이와 같은 두란노의 세미나 사역은 이들에게 위로요 은혜요 하나님의 격려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칠월 하순에는 서울지역 IVF 학생들 150여명이 대원리를 비롯한 4개 마을로 들어와 농활을 하였습 니다. 학생들은 피사리에 잡초제거, 호별 방문과 마을 청소에 이르기까지 자기 일처럼 땀흘리며 늦은 밤까지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은 남의 집 귀한 자식들에게 험한 일시킨다고 안쓰러워 하시면서도 얼마나 흐뭇해 하시든지 마지막날 저녁 마을 잔치를 하는 날에는 온 마을 주민들이 다 모여 풍물패 소리에 맞추어 강강수월래를 하면서 신명나게 놀았습니다. 늦은 밤까지 장구소리와 꽹과리 소리가 온 마을에 울려 퍼졌고 잔치가 다 끝날 무렵에는 다 함께 하나님께 감사의 박수를 올려 드렸습니다. 그리고 8월 초순인 이번 주에는 고려대학교 의대 기독학생회가 산외면 전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실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화요일에 도착하여 수요일에는 호별 방문으로 기초 검진을 실시하고 오늘과 내일은 서울에서 선생님들이 내려오셔서 진료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젊은 날에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고 주님의 말씀을 따라 잃어버린 주님의 양들을 찾고 어려운 이웃들을 섬기는 일을 위해 땀흘리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주님께 영광을 올려드리며 그분의 이름을 찬양합니다.

이곳 대원리로 들어오면서 하나님 앞에 약속한 것 중의 하나가 약 3년 동안은 교회를 세우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전도를 3년간 보류하겠다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학생들도 작년과 올해 마을에 와서 열심히 일은 했지만 전도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성경에 나타난 우리 주님의 모습을 닮아보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사실 예수님은 3년간 사역을 하시고 하늘로 돌아가신 단기 선교사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3년을 위해 30년을 사람으로 사람들과 더불어 사시면서 갈릴리에서 준비하십니다. 목수라는 전문적인 직업을 가지시고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30년은 못하더라도 한 3년은 말로 전도하지 말고 그냥 이들과 더불어 먼저 살아보리라 마음먹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때가 오면 이곳 보은에도 주님의 말씀이 흥왕케 되고, 주님의 의로운 해가 떠오르게 될 것을 확신합니다. 그리고 그 날이 오면 주를 알지 못하던 자들이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주님께 감사치도 않던 이들이 주님을 찬양하며 감사하게 될 것입니다. 불신과 사망이 가득 찬 속리산 골짝 골짝에서 우리 주님을 찬양하며 그분의 이름을 높여드리는 소리가 가득하게 될 것입니다. 그 거룩한 꿈이 이루어지기까지 나의 삶이, 우리 공동체의 모든 모습들이 주님의 손에 올려진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처럼 주님의 거룩한 생명의 도구로, 사랑의 도구로 쓰임 받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주후 1999. 8. 5 오후에
무익한 종 강동진 목사 올림

 

 



 
Copyright(C) 2000 Bonacom. All right reserved. E-mail: jvillage@netsgo.com
충북 보은군 산외면 대원리 62-1번지 (0433)542-1863,542-7208
List of Articles

의성 목조건축에 도움주실분을 찾습니다.

  • 등록일: 2018-09-22

보나콤은 충북 보은과, 경북 의성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의성 보나콤에서 2018년 10월 부터 약 3개월간 주거용 주택과 창고를 건축하게 되었습니다. 목조주택을 직접 지어보시면서 배우기도 하시고 저희에게 도움을 주실 자원봉사자를 찾고 있습니다. 참여 기...

424

VIEWS

보나콤 소식지가 다시 시작됩니다. file

  • 등록일: 2017-04-05

2017년 부터 비정기적으로 보나콤 소식지를 발행하려고 합니다. 첫번째 소식지 입니다. 많은 관심과 기도 부탁드립니다.

471

VIEWS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공동체 소식 file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8. 창간준비2호 <공동체소식> ♣ 농사 이야기 채소 - 겨울 김장용 배추를 위해서 파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작년보다 더 많은 양을 해볼까 합니다. 농사는 풍년이나 흉년이나 모두 농민들에게 시름을 준다는데... 버...

5124

VIEWS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가족소식 file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8. 창간준비2호 <가족소식> ♣ 권영제, 이재진 ♣ 희정이가 미국 대학교 견학을 위해 7월 26일에 출국하였습니다. 10박 11일간의 일정 동안 여러 미국 대학들을 견학하면서 도전을 받게 하려는 안산 고등학교 선생님들의 깊은 생...

4782

VIEWS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도라지 file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8. 창간준비2호 <꽃 이야기> ♣ 도라지 (platycoclon glaucum Nakai.) ♣ 어느 산골 마을에 도라지라는 소녀와 먼 친척 오빠가 살았습니다. 오빠는 공부를 위해 멀리 떠나야 했고, 오빠는 소녀에게 열 손가락을 보이며 10년만 공...

4513

VIEWS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연탄보일러와 사랑 file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8. 창간준비2호 <공동체 이야기> 연탄 보일러와 사랑 공동체에 대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여기 보은에 내려온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나는 듯 합니다. 그러면서 지난 기억을 되살리며 지금의 모습을 비춰봅니다. 작년 4월 8일,...

4757

VIEWS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공동체로 사는이유1 file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8. 창간준비2호 <공동체로 사는 이유 1 > 공동체를 하겠다고 이곳 대원리로 들어 온지 벌써 일년하고도 반년이 지났다. 소리 소문도 없이 들어온다고 왔지만 알게 모르게 알려지면서 그간 많은 손님들이 이곳을 방문했다. 하지...

4592

VIEWS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농활이야기 file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8. 창간준비2호 <IVF 농활이야기> 작년 여름부터 시작하여 가을,봄 농활에 이어 올 여름 농활까지 부지런히 마을을 방문하는 IVFer들의 모습에 이제는 마을 어르신들도 친근한 눈빛과 말씀들로 사랑을 표시하십니다. 올해는 15...

4443

VIEWS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도시의 영성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8. 창간준비2호 <도시의 영성> 성경이 기록된 시대가 농경 사회였다고 하지만 성경에는 많은 도시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 등장하는 도시들은 거의 예외 없이 멸망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

4383

VIEWS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시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8. 창간준비2호 <시> 아름다운 청년, 윤 - 서 림 끊임없이 싸우고 있네, 학처럼 길고 부드러운 그가 정말 지치지 않고 독수리처럼 싸우고 있네,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그의 내면 깊은 산 계곡처럼 살아 움직이네, 그의 얼굴, ...

4324

VIEWS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보은서신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8. 창간준비2호 <보은서신>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매 제자들이 무리에게 주니 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열두 바구니...

4495

VIEWS

1999년 7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공동체소식 file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7. 창간준비1호 <공동체소식> ♣ 버섯 이야기 지금 재배하는 버섯은 여름 느타리인데, 일명 '사주카'라는 품종입니다. 수확량이 많아서 일손이 부족할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전보다 한가해졌습니다. 그런데 그 값도 아래위 큰 ...

4615

VIEWS

1999년 7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꽃 이야기 file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7. 창간준비1호 <꽃 이야기> ♣ 털중나리(백합과;Lilium amambile PALIBIN) ♣ 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는 도중에 활짝 웃는 얼굴로 저를 유혹하는 꽃이 있었습니다. 털중나리더군요. 얼마나 예쁜지... 이 꽃은 털중나리, 털중나리 ...

4192

VIEWS

1999년 7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가족소식 file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7. 창간준비1호 <<<공동체자료실로 <<<이전소식 <<<다음소식 <가족소식> ♣ 권영제, 이재진 가족 ♣ 안산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처음에는 적응하느라고 애를 쓰던(살까지 막 찌던) 희정이가 이제는 잘 적응하여 훌륭하게 학교 생...

4731

VIEWS

1999년 7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공동체이야기 file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7. 창간준비1호 <공동체 이야기> 공동체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 이스라엘 유학 시절, 그 유명한 키부츠 공동체를 약 반 년 정도 경험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4년이 넘게 그 유명한 유대인들을 경험하면서 그들과 선의의 경...

4460

VIEWS

1999년 7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예수님과 돈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7. 창간준비1호 <예수님과 돈> 복음서가 말하는 '예수님과 재물' 공동체 신학 공동체는 공동체 신학이 있어야 합니다. 소위 말하는 까다롭고 딱딱한 의미의 신학이 아닌, 실제적인 신학 말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으로 더...

4389

VIEWS

1999년 7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그 누구도 외딴섬이 아니다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7. 창간준비1호 <시> 그 누구도 외딴섬이 아니다 그 누구도 외딴섬이 아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자신이 외딴섬이라서 시를 쓴다. 피할 수 없는 외딴섬이라서, 그 속의 심연 때문에 글을 쓴다. 심연이 내지르는 비릿한 검은 ...

4656

VIEWS

1999년 7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보은서신

  • 등록일: 2011-03-20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7. 창간준비1호 <보은서신> 백지 위에 그려지는 그림들 망초가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유월 하늘 아래로 바람을 따라 감꽃이 흩날리고, 봄에 뿌린 농부의 땀방울은 푸르른 푸성귀들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어우러진 비 갠 하늘엔 ...

4293

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