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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Sep
사람이 온다는 건 - 바나바작성자: bona 조회 수: 222
2024.09.17.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님의 시 ‘방문객’에 나오는 표현이다. 어제 찾아온 탈북청년 J는 10년전 알았던 친구인데, 그때는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회령에서 살던 어린시절과 집안 이야기, 평양에서 권력자였던 큰댁과 연을 끊고 성씨까지 바꾸게 된 이유, 탈북과정에 중국에서 도움을 주신 중국 할머니, 한국에서 살아가며 겪고 배운 것들, 신앙에 관한 질문들, 앞으로 살고 싶은 인생 계획... 들으면서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에 마음이 흐뭇했다.
지방을 다니며 하는 일이 정리되면 우리와 같이 살기로 했다. 외로운 그에게 우리집이 마음 붙일 만하고 속마음을 편하게 풀어놓아도 괜찮은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인생은 오가는 방문객들의 만남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방문객이고, 내 인생에 찾아온 이들도 방문객이다. 서로 편하게 마음속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다면 '환대'가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 너무 바쁘지 말아야 하리라. 마음도 삶도 열려 있어야 마음과 마음이 연결될 것이다. 인생길에서 서로에게 찾아온 방문객인 우리가 환대를 통해서 쉼과 친구를 얻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