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1.
우리에게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있다. 아는 것은 이성적 사고를 통해 우리가 이해하고 분석하고 판단하고 설명하는 영역이다. 모르는 것은 우리의 이성적 판단을 넘어서기에 침묵하게 되는 신비와 초월의 영역이다. 우리는 그 둘의 내적 균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나님의 세계는 우리의 이해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며, 실제로 우리가 아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모르는 것은 부끄러워할 영역이 아닌데, 어리석은 인간은 모른다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모든 것을 파악하고 명확하게 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한계를 넘어선 신비의 영역에 대해서도 아는 척하거나 규정하고 억압한다. 종교개혁은 타락한 중세교회의 제도권에 대한 도전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사막과 광야에서 하나님 임재의 신비를 추구해 온 수도원 영성까지 소홀히 여기고 말았다.
14세기 익명의 저자가 쓴 "무지의 구름"은 하나님께 나아가려는 수련을 제시한다. 구름은 인간의 이성이나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초월성을 상징한다. 마치 높은 산을 오르다가 구름속에 있게 되면 길을 잃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듯이, 무지의 구름에서 자신의 지식과 생각들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집중한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며 잘 모른다는 겸손이 참된 영성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