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7.
예수님의 말씀과 삶에는 식사와 잔치가 많이 등장한다. 가나의 혼인잔치에 초대받은 이야기, 잃은 양을 찾았을 때, 잃어버린 동전을 찾았을 때, 집 나갔던 아들이 돌아왔을 때 함께 기뻐하는 잔치 이야기, 그리고 다가올 하나님나라를 준비하라는 가르침에도 잔치 이야기가 있다. 우리의 마음가짐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그중 가나의 혼인잔치의 하인들을 생각해 본다.
잔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관련된 사람들의 수고와 땀이다. 상위에 펼쳐진 맛있는 음식도 좋지만, 음식이 준비되는 과정에 필요한 주방의 어수선함과 땀과 정성과 시간 또한 얼마나 소중한가? 마르다처럼 마음이 분주해지고 투덜거릴 때도 있지만, 이내 마음을 새롭게 하고 섬기는 기쁨을 회복한다. 번거로운 수고와 식탁의 교제는 성령의 공동체의 일상이다.
소비문화의 발달로 번거로운 집안일을 피하고 편리한 매식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뭔가 중요한 것을 잊고 있다.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잔치의 신비는 삶의 수고를 긍정할 때 온다. 그것은 거듭나기 위해 죽는 것이며, 헛된 망상을 버리고 진정한 삶을 붙드는 것이며, 보다 참된 것을 얻기 위해서 나를 좀 희생하기로 하는 것이다. 땀과 정성과 수고의 손을 줄이려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