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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2024.10.04.

결실의 계절 가을이 되니 산과 들, 논과 밭 어디나 잘 익은 열매들이 보인다. 벼 이삭은 고개를 숙이고 추수를 기다리고 있고, 잘 익은 열매들은 먹음직하게 준비되었다. 이제 너그럽게 들짐승들과 우리에게 '와서 먹으라' 하며 내어준다. 익기 전에는 단단한 껍질이나 날카로운 가시로 자신을 방어하고 있었는데, 충분히 성장하여 잘 익고 나니 아낌없는 선물이 된다.

그동안의 수고도 마치 내어주기 위해서 준비한 것만 같다. 정성껏 음식을 요리하고 마무리되면 가족과 손님들에게 풍성한 음식 상을 차려오는 주부처럼, 다 준비되었으니 ‘와서 먹으라’ 환대하는 것 같다. 성숙을 배우는 시즌이다. 미성숙할 때 우리는 방어적이고 날카롭다.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방어하고 반격도 한다. 또한 인정받아야 하기에 경쟁하며 자신만을 챙긴다. 다른 이들을 위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성숙하면 달라진다.

예수님은 우리가 닮을 모범이시다. 피조물에 불과한 그리고 허물 많은 인생인 우리를 사랑으로 온유와 겸손으로 대하신다. 시비 걸고 공격하는 무리들에게도 심지어 십자가에 못박는 이들에게도 자신을 방어하지 않으신다. 잘 익은 열매처럼, 잘 준비된 음식처럼 “와서 먹으라” 하신다. 그 겸손과 너그러움이 우리가 배우고 지녀야 할 성품이다. 모두 잘 익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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