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7.
예수님은 곳곳으로 제자들을 보내시면서 길에서 아무에게도 문안하지 말라 하신다. 무슨 뜻일까? 당시의 근동 문화에서는 길에서 지인을 만나게 되면, 이런 저런 이야기로 시간이 많이 소모한다고 들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길에서 잡담이나 불필요한 대화에 시간을 뺏기지 말고, 오직 보냄 받은 자로서 복음 전파의 사명에 충실해야 한다는 뜻으로 말씀하셨을 것이다.
오늘 도시생활은 길에서 스쳐 지나치는 사람도 많고, 또 분주한 일정에 문안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산다. 그래도 카페에서 혹은 SNS로 친구와 지인들과 대화하고 교제한다. 말이 통하고 마음 붙일 대상이 있다는 것은 도움이며 기쁨이다. 그런데 그게 삶의 중요한 위로와 힘이 되어서는 안 된다. 주변에서 얻는 힘은 분열되고 다투는 세상의 어둠이 될 뿐, 길을 잃게 된다.
센터에 공부하러 오는 아이들 중에 베트남에서 온 초등6년 소녀가 남다르게 공부에 진심이다. 엄마에 이끌려 할 수 없이 온 것 같은 다른 아이들과 달리, 배우려는 열망이 크다. 주중 이틀은 우리집에까지 와서 영어와 수학을 배운다. 시간도 잘 지키고 숙제도 잘 해 온다. 목표가 있으니 딴 데 마음 뺏기지 않는다. 방향과 목적이 분명하면 길에서 마음 뺏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