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7.
주님은 친히 가시려는 곳으로 제자들을 앞서 보내신다. 처음에 "나를 따르라" 하셨을 때에는, 예수님이 앞장 서시고 제자들은 수동적으로 그 뒤를 따르면 된다. 고민하며 길을 찾거나 길을 묻고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 문제가 생겨도 주님 얼굴만 쳐다보면 된다. 스스로 책임질 것도 없다. 그런데 앞서 보냄 받는다는 것은 전혀 다르다. 무작정 주님 뒤를 따르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수동적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스스로 방향과 길을 찾아야 하기에, 분별과 선택의 책임을 진다. 주님은 어떤 경우에도 우리의 자율성을 박탈하거나 억압하지 않으신다. 길을 잘못 선택하고 심지어 악을 행한다 하더라도, 그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감시 감독하거나 길을 통제하지 않으신다. 실수와 실패를 통해 배우게 하시고, 그 결과를 두고도 합력해서 선을 이루신다.
우리도 소극적이거나 타율적이 되는 길을 피해야 한다. 실험과 모험 정신을 격려해야 하고, 실수와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자연과 생태계가 잘 질서잡힌 곳이 아니라, 늘 엉망이 되는 혼돈 상황을 겪지만, 그것이 더 큰 조화와 질서를 만드는 과정이듯이 우리 여정도 그렇다. 다음 세대의 길을 정해주고 따르게 하지 말고, 스스로 길을 찾고 계획하고 모험하도록 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