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2.
“전대나 주머니나 신을 가지지 말라”는 말씀은 이스라엘의 광야길을 연상하게 한다. 턱없이 부족한 상태로 낯선 길을 걷는 광야의 여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신명기8장에서 주님은 그 광야길이 진정 복된 길이었음을 백성에게 일깨우신다. 그들이 준비한 것이 아니라, 만나로 날마다 먹이셨고, 긴 여정이었지만 옷이 해어지지도 않았고 발이 부르트지도 않았다.
하나님의 일은 우리가 준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것으로 이루어진다. 우리가 미래의 안전을 도모하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보호하신다. 모든 것이 부족한 광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면 된다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반면에 그들이 가나안에 정착하며 부족한 것 없이 풍요를 누리게 되었을 때, 자신들의 힘과 능력으로 이루었다며 자만하며 착각하고 말았다.
“있어야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준비된 자를 쓰신다” 등의 잘못된 메시지가 아직도 들려온다. 그런 생각으로 잘 갖춘 교회와 선교사역은 자만을 피하기 어렵다. 보이는 준비를 중요하게 여길수록 거기에 의존되고, 갖추거나 갖추지 못한 사람을 쉽게 평가하고 차별하며 대한다. 너무 갖추려고 하지 말자. 하나님과 관계도 어긋나고, 이웃과 참된 관계도 가능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