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9.
가을이 깊어지면서 추수가 한창이다. 추수하는 수고는 보이는 결과가 많기에 버겁지만은 않다. 우리가 세상에서 하는 선한 수고도 그렇다. 잘 익은 풍성한 열매를 수확하듯이, 이미 준비된 결실에 참여하는 것이다. 주님은 제자들을 하늘의 기쁨으로 초대하셨다. 우리는 세상에서 그 기쁨을 소유한 사람들로 나타난다. 세상을 전쟁터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대조된다.
무엇보다 도구와 마음가짐이 다르다. 전쟁터는 생존이 달려있기에, 방어와 공격용 무기와 은신처가 필요하다. 추수하는 일꾼들은 싸우러 나가는 것이 아니기에, 자신을 방어하거나 상대를 제압할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 몸을 숨길 이유도 없다. 세상을 전쟁터로 보는 사람들은 긴장과 두려움을 지니고 산다. 추수할 들판으로 향하는 사람에게는 평화와 희망이 가득하다.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이 적다” 하신다. 다들 열심히 세상을 살아가지만 선한 일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전쟁터와 같은 분위기를 느끼며 살기 때문 아닐까 싶다. 살아남기 바쁜 경쟁구도의 사회에서 선한 땀을 흘릴 사람을 찾기 어렵다. 그런 세상을 탓하기 보다는 우리는 묵묵히 추수의 땀을 흘리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주님께 기도한다. “추수할 일군들을 보내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