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24일 목요일, 나는 태안에 기름을 닦으러 갔다.
아침 일찍 일어나 따뜻하게 옷을 많이 껴입고 산외면 주민들과 함께 히터가 빵빵하게 나오는 버스로 태안을 향해 출발했다.
태안의 한 바닷가에 도착한뒤, 엄청나게 큰 방제복을 입고 바다를 향해 걸어나갔다. 기름으로 얼룩진 바다를 본순간 어찌나 마음이 아펐는지 모른다. 보는 내 눈길이 얼마나 갑갑한지 꼭 내가 기름을 뒤집어 쓴것 같았다. 시커멓게 변해버린 돌멩이들을 헌 옷들로 닦는데, 잘 지워지질 않았다. 이 돌멩이가 사람이었으면 깨끗하게 샤워를 시켜주고 싶었다. 모래같이 생긴 조그만 돌들도 닦았는데 더 깊이 팔수록 계속 계속 기름뭍은 돌들이 나왔다. 그것들을 계속 닦느라 많이 닦지도 못했다. 어떻게 하면 더러워진 바다를 다시 깨끗한 바다로 되돌릴 수 있을까?
기름을 닦다가 잠깐 쉬는 김에 바다를 둘러보는데, 큰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굴 껍데기들을 보았다. 그 속엔 아무 생명이 들어있지 않았고, 까만 껍데기들만이 붙어있을 뿐이었다. 태안에서 사는 주민들, 그리고 바다에서 뒤놀던 생물들은 어떻게 될지,,
점심을 먹을려고 기도를 하는데 태안을 위한 기도가 계속 나왔다. 처음에 기름사고 소식을 들었을땐 그냥 안됐다는 마음밖에 안들었지만, 막상 이곳에 와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태안의 기름을 닦으며 이 기름으로 뒤덥힌 돌맹이들은 꼭 내 마음같다고 생각했다. 기름같은 악으로 뒤덥힌 내 악한 마음. 내 손으로 아무리 닦으려고 해도 잘 지워지지 않는 기름같은 내 죄. 오직 주님만이 내 기름같은 죄들을 닦아주실수 있으신 분이신 것을 다시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기름유출사고를 통해 같이 마음을 함께하게 해주시고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신 주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빨리 태안이 회복되면 좋겠다.
나와 비슷하게 했넹~~ㅅ,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