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살을 애는 바람이 쉴 사이 없이 불어올 때면
왜 이리도 길까 하는 생각이 들 곤 합니다.
겨우내 나무들은 지상에서의 모든 활동을 멈춥니다.
자신을 화려하게 치장하던 화사한 이파리들, 꽃, 열매들까지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빈 가지로 북풍한설을 버팁니다.
하지만 이 기나긴 겨울의 의미를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나무는 기나긴 겨울 동안 지상의 활동을 멈추는 대신
하늘의 빛들과, 생기로 지하부, 뿌리에 활력을 더하게 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지상부의 무거운 것들을 감당하느라 지친
뿌리들이 비로소 쉼과 충전의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 기간을 훌륭하게 보낸 식물들은 다시금 봄이 오면
회복된 기력으로 봄을 노래하며 싹을 틔웁니다.
꽃을 피우고 벌들을 불러들입니다.
사랑을 노래하고 소망의 시를 읊조립니다.
수 주 동안 계속되는 집회 인도에 파김치가 되어버린 내 몸을
침대에 누이고 가만히 내면의 소리를 듣습니다.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시며 나를 바라보시는 분의 작은 음성에 가만히 눈을 감고
바람을 따라 나를 만지시며 이르시는 그분의 음성에 내 몸을 맡깁니다.
주님, 나는 오로지 주님 당신의 것입니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나의 모든 것은 오로지 주님 당신의 영광을 위한 것입니다.
주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시옵소서.
주님 내게 이르십니다.
나도 안다
나도 안다
이제는 자고 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