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건축현장에서 그 동안 사용하던 장비들을 모두 철수시켰습니다.
마지막 작업으로 데크에서 사용할 야외용 탁자와 의자들을 만들었습니다.
쉼 없이 작업을 하는 동안 우리 주님의 신실하신 사랑과 도우심을 경험하였습니다.
처음 건축을 시작할 때는 공동체 형제들 중에서 4명으로 팀을 구성하였지만
양계에서 시급하게 사람이 필요하게 되어 한 명이 빠지고
양돈으로 인해 다시 한 사람이 빠지고 남은 사람은 이 집에 입주하게 될 성집사와 저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때마침 농활팀이 거의 매주 대원리를 찾아오면서 아쉬운 대로
인력들이 배치되어 제대로 일을 치고 나갈 수가 있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식구들도 틈 나는 대로 각기 자신의 은사를 따라 일을 도우시고
짬을 내서 한 부분들을 치고 나가주시는가 하면
자매들은 하루에 최소한 두 번씩 간식들을 거하게 준비하는 것으로
일을 도우며 형제들을 격려해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건축현장을 얼쩡거리며 뭐 도울 일은 없나요 묻기도 하고
쓰레기를 치우고 청소를 하면서 일을 도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최소한으로 잡았던 외부 집회에 가는 날 비를 내리시고
건축 현장에 있는 동안에는 밤에 비를 내리시고 낮에는 흐린 날을 허락하셔서
건축을 하는데 날씨로 인한 어려움을 별로 겪지 않아도 되게 하셨습니다.
물론 비가 오는 날에도 내가 보기에는 비가 많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일을 밀어 부쳤지만 옆에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정신 없이 일만 하는 사람으로 보이기도 했을거예요.^^
넉넉한 재정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지만 적절하게 좋은 자재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게 하셔서 적은 재정으로도 훌륭한 집을 짓게 하셨습니다.
이 또한 감사한 제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건축을 다 마치고 보니 제 온 몸 마디마다 쑤시고 아프지 않은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예배당을 건축하는 동안 심하게 아팠던 어깨와 오른쪽 팔꿈치가 다시 아프기 시작하여
저녁이면 팔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끼며 잠을 청해야 했습니다.
아, 그러나 이제 끝이 났습니다.
마침 일이 마친 날이 공동체 수련회 가기 전날이라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호성을 지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이제 영덕 앞바다에서 마음껏 아이들과 떠들고 뛰놀고 싶습니다.
해수욕을 즐긴 사람들보다 이미 더 까맣게 그을린 제 팔과 얼굴과 다리이지만
개의치 않고 아이들 물도 먹이고 낚시도 하고 밤이면 별을 헤아리고 싶습니다.
무언가 하나를 끝내는 일은 참 즐거운 일입니다.
이 즐거움을 다시 맛보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까맣게 타버린 님의 얼굴을 그려봅니다.
땀에 젖은 손, 잡고 흔들어 악수 하고픈 맘 간절합니다.
목소리만 듣고 떠나보낸 맘
허전합니다.
시 한 수 보냅니다. 늘 건강하고 승리하소서.
"쉬는 것도 주의 일이다."
선배 노 목사님이 일러 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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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골 하나야
두 손으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맘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정지용 - 호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