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추위에 오돌오돌 떨며 고생한 모든 이들을 위로하시듯
주님께서 대원리 곳곳마다 꽃들이 피어나게 하셨습니다.
나비들이 훨훨 날며 겨울을 이긴 봄을 노래하고
나른하게 만드는 봄햇살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제 아비를 따라 첩첩산골 깊디깊은 산속으로 들어와
친구도 잃고 학교도 잃어버리고
신앙이랍시고 홈스쿨을 당하는 딸내미가
요즘 부쩍 외로움을 탑니다.
아비야 하나님의 부르심이라는 둥 선교라는 둥
알아듣지 못할 이유들로 잔뜩 치장을 하고는 잘난 체를 하며
하나 잘못안한 사람처럼 당당하지만
아비 손에 손목잡혀 끌려 들어오다시피한
딸이야 부르심이 무슨 소용이 있고
선교가 무슨 이유가 되겠습니까
조금만 대화를 깊이 들어가면
훌쩍거리며 울어대는 딸을 지켜보다
오늘은 철쭉을 한아름 사다가
딸내미 창에서 가장 잘보이는 언덕에다 심었습니다.
부디 낯선 땅에 뿌리 내리고 어렵사리 꽃을 피울
철쭉을 보며 저 아이가 웃을 수 있기를 바라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