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엔 양계장에 사용할 갖가지 재미 있는 것들을 만드느라 분주하게 보내고
저녁엔 찾아오신 손님과 긴 대화를 나누다
늦게야 책상에 앉아 책을 잡고 보는데
전화가 울려 정신을 차리고 시계를 보니
아뿔싸 벌써 밤 12시가 넘었다.
늦은밤에 전화를 한 사람은 은샘이네 아빠.
비가 많이 올텐데 논물을 다시 확인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이 친구는 늦은밤에 잠도 안자고 뭐하나 궁시렁 거리며
서둘러 비옷 챙겨입고 괭이 한자루 메고 논에 나가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물길을 점검한 후에
여유로운 걸음으로 돌아오며
하늘을 올려다 본다.
비가 얼굴을 타고 흘러내린다.
잘 보이지도 않는 비묻은 안경도 아랑곳 하지 않고
캄캄한 하늘을 한참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한다.
주님, 주님도 저를 이렇게 살피시는거죠
농부이신 내 아버지, 아버지도
저를 이렇게 돌보시는거죠.
.
.
.
.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