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논농사는 이런저런 이유로 작년에 사용하던 논이 아니라
개천에서 가까운 다른 논을 구해 농사를 짓게 되었습니다.
일찌감치 양집사님께 부탁해서 논둑을 높고 두둑하게 잘 만들었습니다.
논 농사에서 가장 큰 문제가 잡초인데 물에서 자라는 벼의 특징상
논풀 문제는 물을 충분히 대주어 잡초들이 물에 빠져죽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거든요.
그리고 두 번 논갈이를 한 다음에 목초액 5리터를 뿌려주고
다시 거기다 200킬로그램의 쌀겨를 뿌려주었습니다.
매년 뿌리는 것이지만 모래알만한 쌀겨를 논에 들어가 뿌리는 일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더군다나 성전건축 모금 때문에 금식을 하느라 굶으며 하는 일이다 보니
혼자서 다 뿌리고 난 다음에는 손발이 후들거려 서 있기도 힘들었습니다.
이제 남은 건 써레질을 한 번 더 하고 모를 심은 후에
우렁이를 6kg을 넣어 제초작업을 하게 하고 거기다
올해는 미꾸라지를 약 20kg를 넣어줄 예정입니다.
미꾸라지는 벌레들을 잡아먹게 하고, 흙탕물을 일으키게 하여 잡초의 성장을 억제,
모의 성장을 반대로 촉진시키게 할 생각입니다.
이미 자란 잡초들은 우렁이들이 말끔히 먹어치울 거예요.
이렇게 해서 갖가지가 어우러진 말 그대로의 생태계 먹이사슬의 복원이 이루어지는
그런 작은 논을 꿈꿉니다.
회복, 이 말은 결코 형이상학적이만은 않습니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가장 현실적인 하나님의 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