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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나눔

12

2010-Aug

비교와 경쟁을 멀리하며

작성자: bona IP ADRESS: *.20.187.31 조회 수: 5765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는 캐나다 원주민 화가의 그림이 있습니다. 카누에 네 사람이 타고 있는데 흰색, 검은색, 노란색, 빨간색의 사람들입니다. 그 네 사람은 각각 백인, 흑인, 황인, 북미 원주민을 상징합니다. 화가는 한 배를 타고 가는 그들을 'relative'(친척)라고 불렀습니다. 그는 인류를 'race'라고 부르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류라는 뜻의 단어인 ''race'에는 서로 경쟁한다는 강한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화가는 서로 피부색은 다르지만 서로를 경쟁자로 여기지 않고, 한 배를 타고 운명을 함께하는 친구와 친척으로 여기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서로 비교하고 경쟁하기 시작하면 우리가 함께 타고 가는 배에서 비극이 시작됩니다. 갖가지 시기와 질투, 적대감과 다툼이 비극의 시작입니다. 결국에는 서로를 죽이려는 뜨거운 전쟁(화전)이나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차가운 전쟁(냉전)이 일어나 원수가 되어 갈라서고 맙니다. 화해 없이 흐르는 세월은 각 민족의 마음과 역사에 깊은 상처를 남겨 인류 공동체라는 배를 표류하거나 결국 침몰시키고 맙니다.

 

그렇게 거창한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의 가정, 우리와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서로 비교하고 경쟁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 가정이나 관계에는 사랑의 돌봄과 격려가 있을 자리가 없습니다. 어려서부터 비교당하고 경쟁하면서 자란 사람이 건강하고 성숙한 어른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비교와 경쟁을 통해 개인도 발전하고 인류도 발전한다고 주장합니다. 문명이 발달하게 된 것은 바로 비교와 경쟁의 결과라고 말합니다. 그럴듯한 주장입니다. 실제로 아이들은 서로 비교하여 경쟁심을 부추기면, 기대하는 목표에 빨리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자기의 욕구를 더 채우려는 이기적인 야심에서 나온 주장일 뿐입니다. 잘 먹고 편하게 살고 싶은 개인의 이기적 본능을 발전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한 것입니다. 비교와 경쟁은 인류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류 공동체라는 배 곳곳에 구멍을 내고 결국 침몰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속아서는 안됩니다.

 

인생은 돌봄과 격려를 통해 성장해야 합니다. 돌봄과 격려를 통해 생명이 자라고 함께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하늘의 뜻입니다. 비교하거나 경쟁하지 않아도 돌봄과 격려를 통해 자랍니다. 그 생명 에너지는 아름답게 자신을 표현하고, 또 다른 생명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어 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비교하지 않으십니다. 서로 경쟁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시고, 서로 경쟁하기를 기대하지도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순례자로 살아가려는 우리 각 사람을 돌보시고 격려하십니다. 우리가 함께 걸을 때, 하나님은 우리가 서로 비교하고 겨루면서 달려가기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서로 돌아보고 늦더라도 함께 걷기를 원하십니다.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든지, 경쟁은 당연한 것이라듣지 하는 거짓말에 속지 맙시다. 우리는 비교와 경쟁 때문에 상처입고 쉼을 잃어버린 사람들, 진정한 꿈은 놓친 채 왜곡된 목표를 향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알려 주어야 합니다. 돌봄을 통해 서로에게 쉼을 주고, 격려를 통해 서로에게 진정한 하늘의 꿈을 주어야 합니다. 바로 예수님이 그렇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비교와 경쟁으로 상처입은 인생들에게 하늘의 평화와 쉼을 주시고 하늘의 소명인 꿈을 주셨습니다. 그 쉼과 꿈을 먹고 사는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그 쉼과 꿈을 나누어 주는 사람들은 복된 사람들입니다.

 

특징이 다르고 배경도 다르지만 비교하거나 경쟁하지 않고 서로를 친구나 친척으로 삼을 때, 우리는 참된 순례자가 될 수 있습니다. 상처입은 세상을 치유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될 수 있습니다.

 

후터라이터라는 생활 공동체를 처음 방문했을 때의 일화입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어울려 야구를 하고 있었는데, 가만히 보니 점수를 기록하고 있지 읺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물었습니다.

"왜 점수를 매기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들은 오히려 반문했습니다.

"왜 점수를 매겨야 해요?"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비교와 경쟁을 합니다. 점수를 매겨야 재미가 있고, 승부를 걸고 내기를 걸어야 재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동체를 이루는 사람들은 어떤 비교나 경쟁의 승부가 없이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그 방문 경험을 통해 오래전 주일학교 교사였을 때 성가경연대회와 성경퀴즈대회와 운동경기에서 다른 교회들을 이기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아이들을 독려했던 일들, 다른 교회와 얼굴을 붉히며 옥신각신했던 부끄러운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부끄러운 마음과 함께 '이제는 다르게 살리라'고 다집하게 됩니다.

 

- 함께 걷는 순례자 - 에서 발췌

글 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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