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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Jun
찰스 H. 크래프트의 『기독교와 문화』 요약작성자: 박창수 IP ADRESS: *.123.189.21 조회 수: 5747
찰스 H. 크래프트의 『기독교와 문화』 요약
박창수
1. 들어가는 글
찰스 H. 크래프트가 쓴 『기독교와 문화』는, 총 6부 2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관점’에서는 제1장 ‘필요한 사례연구’, 제2장 ‘희미한 거울에 비친 실재’를 다루고 있다. 이어서 제2부 ‘문화적 매트릭스’에서는 제3장 ‘문화 속의 인간’, 제4장 ‘문화적 형식, 유형, 과정’, 제5장 ‘인간의 공통성’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제3부 ‘문화를 통한 하나님’에서는 제6장 ‘문화에 대한 하나님의 입장’, 제7장 ‘문화 형식들을 통한 초문화적 의미들’, 제8장 ‘문화 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다루고 있다. 이어서 제4부 ‘계시의 역동성’에서는 제9장 ‘수신자-지향적 계시’, 제10장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사례집’, 제11장 ‘계시의 구성 요소’, 제12장 ‘문화를 통한 계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제5부 ‘선택적인 형식들로 전해지는 불변하는 메시지’에서는 제13장 ‘사례집의 역동적 등가 번역’, 제14장 ‘메시지의 역동적 등가를 위한 문화 번역’, 제15장 ‘역동적 등가적인 신학 작업’을 다루고 있다. 이어서 제6부 ‘형식에 영향을 미치는 메시지’에서는 제16장 ‘역동적 등가적인 교회성’, 제17장 ‘역동적 과정으로서의 기독교적 회심’, 제18장 ‘하나님과 동역하는 문화변혁’, 제19장 ‘하나님과 동역하는 문화변혁의 원리들’, 제20장 ‘초대교회의 선교적 신앙?’을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부록에서는 ‘모델들과 하위모델들에 대한 개요’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책 전반에 대한 요약으로서는 부록에 있는 ‘모델들과 하위모델들에 대한 개요’가 아주 적절하다. 그래서 이 ‘모델들과 하위모델들에 대한 개요’를 이 책의 제목처럼 ‘기독교와 문화’라는 주제에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을 중심으로 요약하고자 한다.
2. ‘기독교와 문화’를 위한 모델
모델 1은 비판적 실재론 개념으로서, 두 가지 실재가 있다고 가정한다(612쪽). 하나는 ‘하나님이 보시는 실재’로서, 이 절대적 실재를 대문자R(REALITY)로 쓴다(612쪽). 또 하나는 ‘인간이 인식하는 실재’로서, 이 상대적 실재를 소문자r(reality)로 쓴다(612쪽). 하나님은 실재를 바로 보시지만 인간은 ‘더러운 창을 통하여’ 본다(고전 13:12)는 차이가 있다(612쪽). 한편 모델은 실재의 일부를 인식하는 데 우리가 사용하는 하나의 도구로서, 절대적 실재(R)를 해석하여 상대적 실재(r)로 보여준다(612쪽). 만약 모델 개념을 ‘거울 속에 비취는 희미한 것’(고전 13:12)으로 간주하는 것이 정확하다면, 우리는 이런 상대적 실재와 절대적 실재 사이에는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612쪽). 이 책은 이 모델 개념의 타당성과 유용성을 전제로 한다(612-613쪽). 그리고 패러다임 전환이란 개념은, 세계관 안에서 일어난 모든 관점의 전환을 의미하는데, 한 개인이나 집단이 어떤 실체를 다른 관점에서 관찰하게 되면, 우리는 그들이 그들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고 말할 수 있다(613쪽).
모델 2는 성경적 그리스도인을 개념적으로 정립하는데, 영감으로 기록된 성경의 문서들과 그 자료들에 대한 인간의 모든 해석들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613쪽). 전통적인 해석학의 체계를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는 것이 성경적인데, 왜냐하면 그 신학체계가 완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613쪽). 과거의 해석을 오늘날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과거의 사람들이 과거의 특정한 상황 속에서 타당한 과거의 해석을 발전시킨 것처럼, 오늘날의 사람들 역시 오늘의 특정한 상황 속에서 타당한 오늘의 해석을 발전시키는 일에 참여해야 한다(613쪽). 성경적인 기독교는 역동적인 것이며 정적인 것이 아니다(613-614쪽). 성경적인 기독교는 우리에게 성경에 묘사된 것과 동일한 영적 변혁의 과정에 참여하라고 요청하고 있다(614쪽). 그러므로 성경적인 기독교인들은 개방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614쪽). 성령께서 그들을 개인적으로, 또 집단적으로 성장하도록 인도하시기 때문에 변혁과 다양성에 대해 열려 있어야 한다. 성경적인 그리스도인들은 폐쇄적인 보수주의자들이 아니라 열린 보수주의자들이다(614쪽).
모델 3은 신학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던 주제들에 문화인류학적 주제들을 접목시킨 것으로서, 이 모델은 문화인류학에서 개발된 하부모델들을 신학에 적용한 것이다(614쪽). 문화 개념은 인류학자가 사람이 살아가는 비환경적이며 비생물학적인 실재를 지칭하는 전문 용어이다(614쪽). 그리고 ‘문화적 타당성 하부모델’은 흔히 ‘문화 상대주의’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이 모델은 한편으로 어떤 문화적 형식들도 결코 절대적일 수 없다고 가정하고, 다른 한편으로 서로 다른 문화 체계가 그 문화에 잠겨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의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한 타당성이 있다고 가정한다(615쪽). 또 세계관은 모든 문화의 심장부에 자리 잡고 있다(614쪽). 문화의 세계관은 사람들이 개발한 개념 모델들의 저장소인 동시에 이것들을 유형화하는 하는 곳이다(615쪽). 어떤 문화를 따르는 사람들은 그 문화의 가치체계를 수용하는 사람들로서, 그들의 개념모델들을 통해 실재를 인식하고 실재와 연관을 맺는다(615쪽). 크래프트는 이 책에서 기독교로의 개종과 개념적 변화는 세계관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패러다임의 전환’, ‘세계관의 변화’, 그리고 ‘개념의 변화’를 모두 상호 교체할 수 있는 용어로 사용하면서 이 모델을 다음과 같이 ‘기독교와 문화’의 관점에서 사용한다(615쪽).
“이 모델을 기독교와 문화의 상관관계에 적용하면서 내가 주장하는 논지가 있다. 하나님께서는 기독교적인 의미들이 인간의 (언어 형식을 포함하여) 문화 형식들을 통하여 전달되기를 원하신다는 것이다. 이 모델에 의하면, 의미는 오직 문화 형식들(상징)을 통해서만 전달될 수 있다. 따라서 특정한 커뮤니케이션의 상황에서 사용되는 문화 형식은 그 커뮤니케이션의 성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전달자(communicator)는 메시지를 수신하는 수신자에게 자신이 의도하는 의미를 가장 잘 전달해 줄 수 있는 문화 형식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본질적으로 동일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적 상황들 속에서 그 의미에 부합하는 다양한 문화 형식들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616쪽).
죄성은 문화 구조 자체보다는 문화 구조를 사용하는 주관적인 용례와 주관적인 의미에 있다(616쪽). 문화 구조가 그 구조를 만든 인간의 죄성에 영향을 받았지만 그 구조 자체가 악한 것은 아니다(롬 14:13-23; 616쪽). 하나님과 인간 상호간의 만남은 문화 구조 안에서 용례와 의미 차원에서 일어나는 것이고, 하나님께서 문화 구조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신 결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616-617쪽). 한편 문화 변화 모델은 문화 구조가 그 구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내리는 선택에 따라 계속해서 변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617쪽).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의 저변에서도 사람들에게는 문화적 차이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다(617쪽)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델 4는 하나님과 인간 그리고 문화적 매트릭스가 상호 작용을 하며 특정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가정한다(617쪽). 이 모델은 기독교의 하나님에 대해, 문화에 대립하시거나 문화에 갇혀 계시거나 문화를 초월해 계시는 분으로 인식하지 않고, 문화 밖에 계시지만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시기 위해 문화를 통해서 또는 문화적인 방법으로 활동하시는 분으로 이해한다(617-618쪽). 하나님께서는 인간과 문화적 매트릭스를 사용하여 관계를 맺으신다(618쪽). 문화는 수단에 가까운 것으로서, 인간은 문화를 주로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문화를 사용할 수도 있다(618쪽). 이 모델의 관점에서, 신학은 문화적 한계를 가진 인식이다(618쪽). 그리고 초문화적 의미가 가장 중요하며, 이것을 전달하는 문화 형식들도 매우 중요하다(618쪽). 또한 하나님께서는 어떤 특정 문화만을 하나님의 문화로 승인하시지는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618쪽). ‘성경적인 문화 상대주의’에 의하면,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의 천부적 재능과 기회, 사람들에게 제공된 계시의 범위, 그리고 그들의 문화적 양식들이라는 요소들을 고려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하나님과 인간의 상호 작용은 이런 요소들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619쪽). 하나님께서는 특정 개인을 다른 사람보다 더 우위에 놓지 않으시는 것처럼, 특정 문화를 다른 문화에 비해 더 특별하게 편애하시지 않으며(행 10:34), 다른 사람들의 문화 형식을 특정 문화의 형식으로 바꾸라고 강요하시지도 않는다(619쪽).
모델 5는 하나님의 진리에 대한 인간의 인식이 결코 완전할 수는 없지만 충분하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619쪽). 이 모델은 성경 해석 방법이 ‘역사-문법적’ 방법을 넘어서 ‘문화-언어적’ 혹은 ‘민족 언어학적’ 방법으로 발전되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것이다(619-620쪽). 성경의 문화적 상황 속에서 제시되고 있는 초문화적인 의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하는 다양한 단계들을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크래프트는 세 단계의 추상화 작업을 전제한다(620쪽). 곧 (1) 구체적인 문화의 단계, (2) 보편적인 원리의 단계, (3) 근본적이고 이상적인 단계이다(620쪽).
“성경해석의 전체적인 과정에서 해석자는 성경이 기록된 당시 원래의 문화적 상황과 해석자가 살고 있는 현재의 문화적 상황에 대하여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성경해석 작업은 자신만의 고유한 문화적 배경 속에 처한 해석자와 성경의 문화 속에서, 그리고 그 문화를 통해서 전달되는 하나님의 메시지 사이의 상호 대화의 과정(a dialogic process)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경해석이 두 문화 사이에서 진행되는 대화과정(a two-culture dialogic process)이라고 본다.”(620쪽).
모델 6은 수신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 이론으로부터 발전된 모델이다(620쪽). 이 모델은 어떤 커뮤니케이션 상황이든지 간에 그 평가는 수신자 편에서 내려져야 한다는 것으로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한 발신자가 정확하게 말하거나 행동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621쪽).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발신자가 말하고 행동한 것을 수신자가 인식할 때, 그 발신자가 의도한 대로 수신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모델 7은 커뮤니케이션의 효과에 대한 것인데, 탁월한 효과를 초래할 커뮤니케이션의 잠재력은 발신자와 메시지, 그리고 수신자 모두가 동일한 준거 기준을 공유하고 있을수록 더욱 높아진다(622쪽).
“대부분의 기독교 커뮤니케이션은 수신자들을 그들의 고유한 상황으로부터 분리하여 발신자의 상황 속으로 끌어오려고 하지만, 하나님의 커뮤니케이션은 그 반대로 수신자와 동일시하는(identificational) 성육신적(incarnational) 방법을 사용하신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커뮤니케이션은 예수님께서 본을 보여주신 바와 같이 발신자를 통해 수신자의 준거기준의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622쪽).
동일한 준거 기준 안에서도 발신자의 신뢰성은 메시지가 초래하는 파급효과의 정도나 양상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이다(622-623쪽). 청중으로부터 높은 신뢰도를 획득한 발신자는 그만큼 높은 파급효과를 지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반면, 수신자들로부터 고립된 발신자들이 전하는 메시지의 효과는 전형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장애 때문에 매우 저조해진다(623쪽). 커뮤니케이션이 추구하는 최종 효과는 수신자가 발신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발신자와 발신자의 메시지에 동감함으로써 이루어지는데, 바로 이것이 하나님께서 추구하시는 커뮤니케이션의 효과이며,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이런 맥락에서 주도하시는 것이다(623쪽).
모델 8은 문화 속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계시의 본질과 그 구성요소들을 다룬다(623쪽). 이 모델의 전제는 계시 활동의 측면에서 하나님은 수신자 지향적 입장을 취하고 계시다는 점으로서, 하나님의 관심은 단지 인간을 감동시키시는 것이 아니라 인간 수신자들 편에서 적절한 반응을 유도하시기 위하여 먼저 정확하고도 강력하게 자신을 이해시키시는 것이다(624쪽). 수신자 지향적 계시는 초문화적인 영역과 문화적 제약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사이의 간격을 잇는 하나님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보여준다(624쪽).
“하나님께서는 인간 수신자들에게 자신을 이해시키시기 위하여 인간의 준거기준을 따라 인간과 상호관계를 맺으시며, 수신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인간 커뮤니케이터들을 통하여 인간의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고 삶을 변화시키시는 메시지를 전하신다. 그리하여 인간은 자기들의 삶을 위한 메시지의 타당성을 발견하고, 결국 하나님과 하나님께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신 목적을 따르고 헌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하나님께서는 수신자 안에서 효과를 내는 의미가 형성되도록 자극하신다. 수신자지향적인 계시에서 가장 강력한 효력을 갖는 궁극적인 실례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성육신 사건이다.”(624쪽).
하나님께서 커뮤니케이션을 하실 때는 언제나 자신에 관한 새로운 것을 계시하시는데, 이때 핵심적인 메시지들(의미들)은 유사하지만, 그 의미가 새롭고 구체적인 표현들(문화 형식들)을 통해서 전달될 때에는 의미의 일부분에 새로운 면이 나타난다(624쪽). 그러므로 계시는 역동적이며, 계속되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다(624쪽). 살아 계신 하나님, 살아 있는 인간 수신자,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의 역동적 특성은 계시에 대한 역동적 개념을 요구한다(624쪽). 그리고 계시의 전 과정에는 정보적 기초제와 아울러 성령의 인도를 받는 인격적 활성제가 모두 다 필요하다(626쪽).
모델 9는 문화 속에 있는 성경의 본질과 기능을 개념화한 것이다(626쪽). 성경의 중요한 기능은 성경이 하나님 자신과 하나님의 뜻에 대한 계속적인 계시를 판단하고 측정하는 표준이 된다는 것이다(626쪽). 성경은 계시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한계 범위를 설정하는 고삐 역할도 한다(627쪽). 그리고 성경은 과거 역사 속에서 하나님께서 인간과 어떻게 상호작용하셨는지에 대한 전형적인 사례들을 담고 있는 하나의 ‘영감된 고전적 사례모음집’으로서, 하나님의 교훈과 지도를 따르려는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좋은 사례집이 된다(627쪽). 또한 성경은 하나님과 인간의 합작품으로서, 하나님의 말씀인 동시에 사람의 말이다(628쪽). 성경은 문화 속에서 이루어진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상호 관계로 이루어진 작품인 것이다(628쪽). 그리고 하나님의 일관된 메시지와 방법은 성경 안에서 다양한 문화 형식들을 통해 제시되고 있는데, 이런 사실은 우리에게 역사적인 교훈을 주며, 오늘날 성경의 허용범위 안에 있는 다양한 문화 이해와 다양한 메시지 표현의 타당성을 보여준다(628쪽).
“하나님께서 오늘날에도 기꺼이 사용하시려고 하는 문화적 다양성과 그 지식의 정도, 그리고 그 인식의 정도에 관한 통찰은, 다양한 문화권에서 신실하게 복음을 증거하려고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하고 유용하다. 성경은 그 안에 제시된 다양한 문화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보는 일종의 “줌 렌즈”의 관점을 제공한다. 이 사실에 기초하여 우리는 하나님께서 성경에 제시된 문화들과 유사한 오늘날의 문화들 속에서 어떻게 일하기를 원하시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다.”(629쪽).
모델 10은 하나님께서 인간과 상호작용하시는 방식에 대해 다루고 있다(629쪽). 방법의 일관성 개념의 관점에서, 성경은 변함없는 하나님께서 일관된 메시지를 커뮤니케이션하기 원하시는 일관된 방법을 보여준다(629쪽). 그리고 ‘출발점 플러스 진행과정’(a starting-point-plus-process) 개념의 관점에서,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있는 삶의 자리에서 시작하신다(630-631쪽).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이상에 순응하기를 강요하시기보다는 그들이 있는 곳에서 구원 역사를 시작하시는 것이다(631-632쪽).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용납하시고 거절하심에 있어서 ‘위치상’의 기준보다 ‘방향상’의 기준을 갖고 계신다(632쪽). 하나님께서는 초기의 믿음 단계에서 성숙을 향하여 사람들을 인도하실 때, 두 단계의 과정을 이용하신다(632쪽). 첫 번째 단계는 회심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문화적 이상에 이르는 것이고, 두 번째 단계는 성경에 명백하게 제시된 하나님의 이상을 향하여 그 문화적 이상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다(632쪽).
모델 11은 ‘역동적-등가’(dynamic-equivalence) 모델인데, 이것은 성경 번역 이론으로부터 발전된 것이다(633쪽). 번역의 목표는 원문의 기록된 내용을 접했던 원래의 청중이나 독자들에게 나타났던 반응과 동일하게 하는 등가성을 만들어내는 것이다(633쪽). 번역에서 의미를 강조하는 역동적 등가 이론은 형식 위주의 문자적 번역 이론의 이상과는 아주 대조적인 것이다(633쪽). 문자적 번역의 이상은 언어와 문화에 대한 부적절한 이해에 기초하여 대상 언어의 언어 형식들을 수신자의 목표 언어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언어 형식들로 단순하게 바꾸려고 하지만, 이런 문자적 번역은 문화 차이를 간과하여 번역하려는 원문의 언어와 문화구조와 그 형태의 저변에 깔려 있는 세계관, 그리고 번역을 접하게 될 새로운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 과정에서 원문을 해석하고 더 나아가서 의미를 살려 의역까지 해야 할 필요성을 바로 인식하지 못한다(633쪽). 반면에, 역동적 (의미) 등가 이론은 원래 상황에 대한 동적인 이해와 수신자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오늘의 새로운 상황에서 과거와 동일한 효과를 가져 올 커뮤니케이션상의 자극을 생성하려 한다(633-634쪽). 이 이론은 번역의 목적이 번역에 대한 오늘의 청자/독자의 반응과 번역된 문서에 기록된 내용을 처음 들었던 원청자/독자의 반응 사이에 동등한 효과를 창출해 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633쪽).
모델 12는 ‘타문화적으로 타당한 신학 작업’(cross-culturally valid theologizing)의 개념을 다루고 있다(634쪽). 서구 신학처럼 편협하고 문화적으로 특정한 신학들을 ‘자민족 신학’(ethnic theologies)이라고 부르는 것에 비해, 이 책의 보다 포과적인 신학적 관점을 ‘타민족 신학’(Ethnotheology)라 부를 수 있다(634-635쪽). 기독교적 자민족 신학들은 서구 사회처럼 하나로 가깝게 지내는 특정 집단 내에서 신학적 통찰들을 형성하고 적용하려 하는데 이에 비해, 기독교적인 타문화 신학은 가능한 다양한 자문화 신학들을 포괄적으로 연구하여 하나님과 그 분의 사역들에 관하여 타문화적으로 타당한 신학 지식을 추구하고 발전시킨다(635쪽).
모델 13은 기독교적인 변혁적 문화변화 모델로서, 성경과 문화인류학은 모두 다 문화 내부로부터 밖으로의 효과적인 문화 변혁을 강조한다(635쪽). 세계관의 변화(패러다임의 전환)는 일으키기가 쉽지는 않지만, 문화 변혁의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방식이다(635쪽). 이런 변화는 해당 문화 안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시작되어야 하는데, 그들은 하나님의 뜻을 잘 섬기기 위해 먼저는 문화 속에 자리하고 있는 의미들을, 그 다음에는 적어도 그 문화의 구조들 중 일부를 안에서부터 계속 바꾸어 나간다(635쪽). 대부분의 문화 형식들과 구조들은 본질적으로 중립적이고 그래서 다른 목적들뿐만 아니라 기독교적인 목적을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변화 과정에서 문화의 의미와 용례가 바뀌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635쪽). 이 변혁과정의 첫 번째 단계는 전에 따르던 모든 충성의 대상으로부터 하나님께로 충성의 대상을 바꾸는 것인데, 이런 충성의 대상에 대한 변화는 한 가지 이상의 능력대결들을 통해 일어난다(635쪽). 두 번째 단계는 세계관이 다시 형성되는 단계로서, 하나님을 향한 새로운 충성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삶의 여러 부분들을 재평가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이 뒤따르게 된다(636쪽). 그리고 이런 재평가와 재해석은 습관적 행동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게 된다(636쪽). 또 변혁적인 문화 변화를 초래하는 전체 과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 문화 속에 잠겨 있는 사람들이 문화 속에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636쪽). 우리는 문화를 파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문화의 변혁을 위해서 그 속에서 작용하는 문화적 심리과정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636쪽). 그리고 주창자와 혁신자의 역할이 변화과정에서 결정적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636쪽).
3. 나오는 글
이상에서 크래프트가 쓴 『기독교와 문화』를 이 책 전반에 걸쳐 있는 모델들을 중심으로 요약하였다. ‘성경적인 기독교’는 정적인 것이 아니라 역동적인 것이며, ‘성경적인 그리스도인들’은 폐쇄적인 보수주의자들이 아니라 열린 보수주의자들이다. 이 점은 정적이며 폐쇄적인 한국 교회와 신학교의 문제점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성경적인 문화 상대주의’에 의하면, 하나님께서는 특정 문화를 다른 문화에 비해 더 특별하게 편애하시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의 문화 형식을 특정 문화의 형식으로 바꾸라고 강요하시지도 않는다. 또한 ‘성경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수신자와 동일시하는 성육신적 방법을 사용하신 하나님의 커뮤니케이션을 본받아 수신자의 준거기준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계시 활동의 측면에서 하나님은 ‘수신자 지향적’ 입장을 취하고 계신다. 이 점들은 과거 서구의 제국주의적 선교방법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도 ‘발신자의 신뢰성’은 메시지가 초래하는 파급효과의 정도나 양상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이다. 이 점은 오늘날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대교회적·대사회적 신뢰의 위기가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교회와 사회가 받아들이는 것을 가로막는 매우 중요한 원인임을 절감케 한다.
그리고 ‘출발점 플러스 진행과정’ 개념의 관점처럼,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이상에 순응하기를 강요하시기보다는 그들이 있는 곳에서 구원 역사를 시작하신다는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역동적-등가’ 모델의 관점처럼, 원래 상황에 대한 동적인 이해와 수신자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오늘의 새로운 상황에서 과거와 동일한 효과를 가져 올 커뮤니케이션상의 자극을 생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타문화적으로 타당한 신학’처럼, 다양한 자문화 신학들을 포괄적으로 연구하여 하나님과 그 분의 사역들에 관하여 타문화적으로 타당한 신학 지식을 추구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독교적인 변혁적 문화변화’ 모델의 관점처럼, 중립적인 문화 형식들과 구조들을 기독교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문화의 의미와 용례를 변혁해야 한다.
참고문헌
찰스 H. 크래프트 지음, 임윤택·김석환 옮김, 『기독교와 문화』, 기독교문서선교회,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