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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Dec
소선지서의 경제 윤리작성자: 박창수 IP ADRESS: *.179.33.203 조회 수: 2378
소선지서의 경제 윤리
- 호세아, 아모스, 미가를 중심으로 -
박창수
* 각주는 첨부한 원본 파일 참조
1. 들어가는 글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대부분의 세계의 거의 모든 분야를 유린하고 있던 차에 터진 미국발 경제위기는 지금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독교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기독교인을 기용하여 경제 정책들을 펴고 있는데, 그 경제 정책들의 배경에 과연 기독교 경제 윤리가 있는지 의구심이 깊어간다. 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가 바알주의와 맘몬주의에 빠져 있다는 심각한 반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를 위해 기독교 경제 윤리에 대한 필요성과 시급성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12권으로 이루어진 소선지서 중에서 주전 8세기 소선지서인 호세아, 아모스, 미가 등 3권을 중심으로 성경적 경제 윤리를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12권을 모두 살피지 못하고 3권으로 제한하는 이유는 단순히 글의 분량의 한계 때문이다. 이 글의 본문은 소선지서 경제 윤리의 원칙에 대해 10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오는 글에서 그 원칙들을 정리하면서 그것들이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에서 갖는 의미를 간략히 제시할 것이다.
2. 소선지서 경제 윤리의 원칙
1) 우상 숭배 금지 원칙
주전 8세기 소선지서 경제 윤리의 근본 원칙 중 첫 번째는 우상 숭배 금지이다. 주전 8세기에 이스라엘 남북 왕국은 바알 숭배를 비롯한 우상 숭배 때문에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선지자들의 엄중한 경고를 받았다. 우상 숭배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경제 분야를 비롯한 전 부문에 걸쳐 철저한 심판으로 예언되었다. 경제적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은 우상 숭배 때문이며, 앞으로 철저한 경제적 파멸을 당하지 않으려면 우상 숭배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 선지자들의 메시지였다. 경제 윤리 관련 우상 숭배 금지에 대한 선지자들의 메시지를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호세아는 바알이 경제적 산물들을 준다고 믿고 있는 이스라엘에게, 그 산물들은 바알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며, 하나님께서는 이제 그 산물들을 바알 숭배를 자행하고 있는 이스라엘에게 주지 않으실 것이라고 대언한다.
“그들의 어머니는 음행하였고 그들을 임신했던 자는 부끄러운 일을 행하였나니, 이는 그가 이르기를 나는 나를 사랑하는 자들을 따르리니 그들이 내 떡과 내 물과 내 양털과 내 삼과 내 기름과 내 술들을 내게 준다 하였음이라. (중략: 인용자) 곡식과 새 포도주와 기름은 내가 그에게 준 것이요, 그들이 바알을 위하여 쓴 은과 금도 내가 그에게 더하여 준 것이거늘 그가 알지 못하도다. 그러므로 내가 내 곡식을 그것이 익을 계절에 도로 찾으며, 내가 내 새 포도주를 그것이 맛 들 시기에 도로 찾으며, 또 그들의 벌거벗은 몸을 가릴 내 양털과 내 삼을 빼앗으리라. (중략: 인용자) 그가 전에 이르기를 이것은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내게 준 값이라 하던 그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를 거칠게 하여 수풀이 되게 하며 들짐승들에게 먹게 하리라. 그가 귀고리와 패물로 장식하고 그가 사랑하는 자를 따라가서 나를 잊어버리고 향을 살라 바알들을 섬긴 시일대로 내가 그에게 벌을 주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호세아 2:5-13).
그런데 중요한 것은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될수록 이스라엘이 범죄하며 우상을 숭배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번성할수록 내게 범죄하니, 내가 그들의 영화를 변하여 욕이 되게 하리라.”(호세아 4:7).
“이스라엘은 열매 맺는 무성한 포도나무라. 그 열매가 많을수록 제단을 많게 하며, 그 땅이 번영할수록 주상을 아름답게 하도다. 그들이 두 마음을 품었으니 이제 벌을 받을 것이라, 하나님이 그 제단을 쳐서 깨뜨리시며 그 주상을 허시리라.”(호세아 10:1-2).
이처럼 경제적 풍요와 우상숭배의 관계는 소선지서의 경제윤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스라엘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질수록 우상 숭배를 더욱 더 자행했다. 우상 숭배의 중요한 본질은 우상에게 경제적 풍요를 기원하는 것인데, 그 경제적 풍요는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우상에게 경제적 풍요를 구하는 자들은 오히려 경제적 파멸을 당하게 될 것이다.
부언하면 이스라엘의 우상 숭배에는 (좁은 의미의) 바알 숭배만 있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바알 외에도 많은 이방 우상들을 숭배했는데, 선지자는 이에 대해 하나님의 심판을 대언한다(아모스 5:25-27). 그런데 바알은 특정한 우상이기도 하지만 이방 우상 전체를 대표하기도 한다. 그래서 (넓은 의미의) 바알 숭배는 모든 우상 숭배를 가리킨다.
“기본적으로 바알신앙이 가리키는 것은 특정한 실체가 있지만, 구약의 본문들에서는 그리 명확하지 않다. 때로 "바알"은 이방제의 전체를 대표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몰렉에게 드려진 인신제사도 바알제의로 일컬어지고 있는 점(렘 7:31; 19:5; 32:35)이 이를 보여준다. 특히 복수형의 "바알들"(바알림)과 같은 표현들은 구약에서 특정한 바알신앙뿐 아니라 여타 우상들을 모두 가리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사사기 2:11-12절에서는 "바알들"과 "다른 신들 곧 그들의 주위에 있는 백성들의 신들"이 평행되어 있어서 "바알들"이 특정한 한 신이라기보다는 이방의 제신들을 총칭하여 가리키고 있다고 여기게 한다(삿 3:7에서도). 그외 여러 본문들에서 "바알들"은 이러한 대표적인 이름으로 쓰인다고 볼 수 있다(삿 2:13; 10:6; 삼상 7:4; 12:10; 왕상 18:18; 호 3:1 등). "바알들"과 함께 쓰인 복수형 "아슈타로트"도 마찬가지로 여러 여신들을 가리키는 대표적 이름으로 역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1)
이스라엘의 남북왕국은 우상들을 많이 만들었는데, 특히 북왕국 수도 사마리아와 남왕국 수도 예루살렘에 우상들이 많아서 그 두 성은 각각 야곱의 허물과 유다의 산당으로까지 묘사되며 비판받는다(미가 1:3-7). 하나님은 이제 이스라엘의 우상들과 산당들을 파괴하실 것이며, 우상 숭배하는 이스라엘을 철저히 심판하실 것이다(아모스 2:4; 7:9; 8:14; 미가5:13-14). 그런데 호세아 선지자가 비판하고 있는 우상 숭배에는 하나님을 섬기는 것과 우상을 섬기는 것을 섞어버린 혼합주의 형태가 있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알에게 제사하는 방식과 목적으로 하나님께 제사하던 것이 있는데, 그것을 “바알화된 야훼 신앙”(Baalized Yahweh cult)2)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바알화된 야훼 신앙을 잘 보여주는 고고학적 자료가 있다.
“1970년에 시내 반도의 외딴 지역에 있는 쿤틸레트 아즈루드(Kuntillet ‘Ajurd)라 불리는 곳에서 기원전 8세기 초의 것으로 추정되는 파괴된 건물 두 채가 발굴되었다. 두 건물 중 보존 상태가 더 좋은 건물에서는 유별나게 많은 양의 기록물이 발견되었는데, 그 중에는 사발(pithoi; 큰 보관용 단지)이나 회벽에 잉크로 기록되었거나 큰 돌 그릇에 새겨진 히브리어 명문들이 포함되어 있다.
(중략: 인용자) 어느 사발에는 “사마리아의 야훼와 그의 아내 아세라”에게 복을 비는 내용이 적혀 있고 바로 그 아래에 두 형상이 손을 허리에 대고 팔꿈치를 옆으로 뻗치고서 나란히 서 있는 그림이 있다. 두 형상은 인간과 소의 특징-인간의 몸통과 자세를 지니면서 소의 얼굴, 뿔(적어도 한 형상에), 꼬리, 발굽을 갖춘-을 함께 갖고 있다. 도식적으로 그려진 여성의 젖가슴을 가진 작은 형상은 큰 형상 옆에 약간 뒤편으로 서 있다. 이들은 분명이 한 쌍의 신들-황소의 얼굴과 머리 모양을 한 남신과 암소의 얼굴을 가진 여신-이며 구체적으로 “야훼와 그의 아세라”인 것이 거의 분명하다.”3)
그런데 하나님을 송아지 얼굴로 묘사한 것은 ‘사마리아의 송아지’에 대한 호세아의 예언과 연관된다(호세아 8:4-7). 북왕국은 수도 사마리아에서 하나님을 송아지 형상으로 만들어 섬겼던 것이다. 또 북왕국은 단과 벧엘에 두 금송아지를 만들어 섬긴 여로보암의 죄를 따라 우상 숭배를 자행했는데, 이에 대해서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이 선포되었다. 호세아는 그 중 벧엘을 벧아웬으로 바꿔 부르며 ‘벧아웬의 송아지’와 그 산당에 대한 심판을 예언한다(호세아 10:5-8). 이와 같이 바알화된 야훼 신앙을 하나님은 거부하신다. 아모스는 하나님을 바알화하여 드린 제사에 대해, 비록 사람들은 그것을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라고 생각하였지만, 하나님은 그것이 사람들 자신이 기뻐하는 제사일 뿐이지, 하나님이 받으시는 제사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대언한다(아모스 4:4-5; 5:21-23). 호세아에 의하면, 하나님은 바알화된 야훼 제사를 기뻐하지 않으실 뿐만 아니라, 그것을 바치는 자들의 죄를 심판하실 것이다(호세아 8:13).
2) 외세 의존 및 조공 금지 원칙
호세아는 “에브라임이 여러 민족 가운데에 혼합”(호세아 7:8)된 것을 비판한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북왕국이 애굽과 앗수르와 동맹을 맺은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외세 의존은 곧 하나님을 떠나는 것이기 때문에 북왕국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패망할 것이다.
“에브라임은 어리석은 비둘기 같이 지혜가 없어서 애굽을 향하여 부르짖으며 앗수르로 가는도다. 그들이 갈 때에 내가 나의 그물을 그 위에 쳐서 공중의 새처럼 떨어뜨리고 전에 그 회중에 들려 준 대로 그들을 징계하리라. 화 있을진저, 그들이 나를 떠나 그릇 갔음이니라. 패망할진저, 그들이 내게 범죄하였음이니라.”(호세아 7:11-13).
외세와의 동맹은 공짜로 얻어질 수 없다. 북왕국은 앗수르와 애굽에 막대한 조공을 바쳐야 한다. 그리고 그 조공에 대한 부담 때문에 북왕국의 경제력은 쇠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들이 홀로 떨어진 들나귀처럼 앗수르로 갔고, 에브라임이 값 주고 사랑하는 자들을 얻었도다. 그들이 여러 나라에게 값을 주었을지라도 이제 내가 그들을 모으리니, 그들은 지도자의 임금이 지워 준 짐으로 말미암아 쇠하기 시작하리라.”(호세아 8:9-10).
“에브라임은 바람을 먹으며 동풍을 따라가서 종일토록 거짓과 포학을 더하여 앗수르와 계약을 맺고 기름을 애굽에 보내도다.”(호세아 12:1).
마침내 하나님의 정의로운 심판은 바로 북왕국 자신이 의존한 앗수르에 의해 실행될 것이다. 북왕국은 자기가 의지한 외세에 의해 오히려 망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이 아닌 외세에 대한 의존은 경제적 파멸을 포함하여 국가의 멸망을 초래할 것이다.
“그들은 애굽 땅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겠거늘 내게 돌아오기를 싫어하니, 앗수르 사람이 그 임금이 될 것이라. 칼이 그들의 성읍들을 치며 빗장을 깨뜨려 없이하리니, 이는 그들의 계책으로 말미암음이니라.”(호세아 11:5-6).
3) 자력 의존 금지 원칙
선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자력(自力) 의존을 비판한다.
“말들이 어찌 바위 위에서 달리겠으며 소가 어찌 거기서 밭 갈겠느냐. 그런데 너희는 (중략: 인용자) 이르기를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뿔들을 취하지 아니하였느냐 하는도다.”(아모스 6:12-13).
이스라엘이 하나님이 아닌 자기 힘을 의존한다면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의존하는 자기 힘, 곧 성들과 군대와 군마와 병거를 모두 파멸시켜 결국 나라를 멸망시키실 것이다.
“이스라엘은 자기를 지으신 이를 잊어버리고 왕궁들을 세웠으며 유다는 견고한 성읍을 많이 쌓았으나 내가 그 성읍들에 불을 보내어 그 성들을 삼키게 하리라.”(호세아 8:14).
“너희는 악을 밭 갈아 죄를 거두고 거짓 열매를 먹었나니, 이는 네가 네 길과 네 용사의 많음을 의뢰하였음이라. 그러므로 너희 백성 중에 요란함이 일어나며, 네 산성들이 다 무너지되, 살만이 전쟁의 날에 벧아벨을 무너뜨린 것 같이 될 것이라. 그 때에 어머니와 자식이 함께 부서졌도다.”(호세아 10:13-14).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그 날에 이르러는 내가 네 군마를 네 가운데에서 멸절하며 네 병거를 부수며 네 땅의 성읍들을 멸하며 네 모든 견고한 성을 무너뜨릴 것이며”(미가 5:10-11).
그래서 이 원리를 적용하면, 경제적 측면에서도 자신의 경제력에 대한 의존은 역시 경제적 파멸의 길이 되는 것이다.
4) 사취, 절도 및 강탈(살인) 금지 원칙
미가는 남왕국에 가득한 거짓과 강포와 살인을 고발한다(미가 6:12; 7:2-3). 또 미가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불리는 자들이 전쟁 피난민으로부터 겉옷을 강탈한 구체적 사건을 고발한다(미가 2:8). 호세아도 북왕국이 거짓과 속임수로 가득 차 있다고 고발한다(호세아 11:12). 또 호세아는 북왕국에 절도와 강탈이 일반화되어 있다고 규탄한다(호세아 7:1). 호세아는 이스라엘을 사사 시대의 기브아에 비유한다. 사사 시대에 레위인의 첩에 대한 기브아 거민의 강간과 살인 때문에 결국 동족상잔의 내전이 일어나 베냐민 지파가 거의 멸절되다시피 하는 참극이 발생하였다. 이스라엘은 바로 그 기브아와 같아서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호세아 9:9; 참조 10:9). 호세아에 의하면, 사취와 절도와 (살인도 서슴지 않는) 강탈이 일어나면, 하나님의 창조 질서 하에서 땅이 슬퍼하게 되는데, 그 경제적 의미는 산물들이 줄어들게 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곧 사취와 절도와 강탈(살인)은 경제적 산물들을 감소시킨다.
“이스라엘 자손들아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라, 여호와께서 이 땅 주민과 논쟁하시나니, 이 땅에는 (중략: 인용자) 오직 저주와 속임과 살인과 도둑질과 간음뿐이요, 포악하여 피가 피를 뒤이음이라. 그러므로 이 땅이 슬퍼하며, 거기 사는 자와 들짐승과 공중에 나는 새가 다 쇠잔할 것이요, 바다의 고기도 없어지리라.”(호세아 4:1-3).
호세아의 고발에 의하면, 강탈을 위한 살인은 제사장들이 거주하는 도피성인 요단강 동쪽의 길르앗 라못과 요단강 서쪽의 세겜에서 제사장 무리에 의해서도 발생했다.
“길르앗은 악을 행하는 자의 고을이라 피 발자국으로 가득 찼도다. 강도떼가 사람을 기다림 같이 제사장의 무리가 세겜 길에서 살인하니 그들이 사악을 행하였느니라.”(호세아 6:8-9).
한편 아모스에 의하면, 북왕국 수도 사마리아에 가득한 강탈은, 이스라엘이 혐오해 마지않던 이방 민족들의 잔혹성과 같으며, 또한 강탈로 부를 축적한 이스라엘의 부요한 압제자들은 하나님의 정의로운 심판을 받아 대적들에 의해 강탈당함으로써 강탈당하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라는 선지자의 대언이 선포된다.4)
“아스돗의 궁궐들과 애굽 땅의 궁궐들에 선포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사마리아 산들에 모여 그 성 중에서 얼마나 큰 요란함과 학대함이 있나 보라 하라. 자기 궁궐에서 포학과 겁탈을 쌓는 자들이 바른 일 행할 줄을 모르느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그러므로 주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이 땅 사면에 대적이 있어 네 힘을 쇠하게 하며 네 궁궐을 약탈하리라.”(아모스 3:9-11).
미가도 남왕국의 지배층을 겨냥하여 그들의 강탈을 반복적으로 규탄한다.
“내가 또 이르노니 야곱의 우두머리들과 이스라엘 족속의 통치자들아 들으라. 정의를 아는 것이 너희의 본분이 아니냐. 너희가 선을 미워하고 악을 기뻐하여 내 백성의 가죽을 벗기고 그 뼈에서 살을 뜯어 그들의 살을 먹으며 그 가죽을 벗기며 그 뼈를 꺾어 다지기를 냄비와 솥 가운데에 담을 고기처럼 하는도다.”(미가 3:1-3).
이와 같은 지배층의 강탈 때문에, 예루살렘은 하나님이 주시는 형벌을 받아 파괴되고 말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심판은 경제적 측면도 포함한다. 지배층의 강탈은 경제적 파멸을 초래할 것이다.
“야곱 족속의 우두머리들과 이스라엘 족속의 통치자들 곧 정의를 미워하고 정직한 것을 굽게 하는 자들아 원하노니 이 말을 들을지어다. 시온을 피로, 예루살렘을 죄악으로 건축하는도다. 그들의 우두머리들은 뇌물을 위하여 재판하며 그들의 제사장은 삯을 위하여 교훈하며 그들의 선지자는 돈을 위하여 점을 치면서도 여호와를 의뢰하여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우리 중에 계시지 아니하냐 재앙이 우리에게 임하지 아니하리라 하는도다. 이러므로 너희로 말미암아 시온은 갈아엎은 밭이 되고 예루살렘은 무더기가 되고 성전의 산은 수풀의 높은 곳이 되리라.”(미가 3:9-12).
“그 지도자와 재판관은 뇌물을 구하며 권세자는 자기 마음의 욕심을 말하며 그들이 서로 결합하니 그들의 가장 선한 자라도 가시 같고 가장 정직한 자라도 찔레 울타리보다 더하도다. 그들의 파수꾼들의 날 곧 그들 가운데에 형벌의 날이 임하였으니 이제는 그들이 요란하리로다.”(미가 7:3-4).
5) 사치 금지 원칙
부자들의 사치는 선지자에게 비판받는다.
“너희는 흉한 날이 멀다 하여 포악한 자리로 가까워지게 하고, 상아 상에 누우며 침상에서 기지개 켜며 양 떼에서 어린 양과 우리에서 송아지를 잡아서 먹고, 비파 소리에 맞추어 노래를 지절거리며 다윗처럼 자기를 위하여 악기를 제조하며, 대접으로 포도주를 마시며 귀한 기름을 몸에 바르면서 요셉의 환난에 대하여는 근심하지 아니하는 자로다. 그러므로 그들이 이제는 사로잡히는 자 중에 앞서 사로잡히리니 기지개 켜는 자의 떠드는 소리가 그치리라.”(아모스 6:3-7).
이런 사치는 먼저 약자 착취에 의해 가능했다. 아모스는 북왕국의 부자들과 그 아내들의 약자에 대한 착취와 그에 의한 사치를 맹렬히 규탄한다.
“너희가 힘없는 자를 밟고 그에게서 밀의 부당한 세를 거두었은즉 너희가 비록 다듬은 돌로 집을 건축하였으나 거기 거주하지 못할 것이요 아름다운 포도원을 가꾸었으나 그 포도주를 마시지 못하리라. 너희의 허물이 많고 죄악이 무거움을 내가 아노라. 너희는 의인을 학대하며 뇌물을 받고 성문에서 가난한 자를 억울하게 하는 자로다.”(아모스 5:11-12).
“사마리아의 산에 있는 바산의 암소들아 이 말을 들으라. 너희는 힘없는 자를 학대하며 가난한 자를 압제하며 가장에게 이르기를 술을 가져다가 우리로 마시게 하라 하는도다.”(아모스 4:1).
부자들의 사치는 또한 (이 글에서 나중에 기술할) 불의한 국제 무역에 의해서도 가능했다. 이 당시 국제 무역은 곧 사치품 무역이었는데, 상아 궁과 상아 상으로 대표되는 사치품은 무역을 통해 공급되었다.
“여로보암이 확보한 교역의 이익이 부의 축적을 가져왔음을 보여 주는 지표는 8세기의 고고학 층에서 발견된 사치품이다. 이들 중 가장 특징적인 것은 북왕국의 여러 유적, 특히 사마리아에서 발견된 정교하게 조각된 상아 세공이다. 조각된 상아는 페니키아와 시리아 북부의 영향을 받은 예술 형식이므로 고고학적 기록에 이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스라엘이 페니키아와의 접촉과 협력을 다시 시작했음을 보여 준다. 이미 보았듯이 이런 페니키아와의 접촉과 협력은 교역 경제를 탄탄히 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었다. 왕국 유적에서 발견된 사마리아 상아로 알려진 엄청난 양의 보물은 귀족들의 부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를 제공해 주며 극도의 사회적 계층화를 암시한다.”5)
호세아는 북왕국의 사치하는 부자들이 쌓아 둔 보물들은 하나님의 심판에 의해 결국 약탈당할 것이라고 예언하고, 아모스는 상아 궁들이 파괴될 것이라고 대언한다. 부자들의 사치는 경제적 파멸을 포함한 국가의 멸망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가 비록 형제 중에서 결실하나 동풍이 오리니 곧 광야에서 일어나는 여호와의 바람이라. 그의 근원이 마르며 그의 샘이 마르고 그 쌓아 둔 바 모든 보배의 그릇이 약탈되리로다. 사마리아가 그들의 하나님을 배반하였으므로 형벌을 당하여 칼에 엎드러질 것이요 그 어린 아이는 부서뜨려지며 아이 밴 여인은 배가 갈라지리라.”(호세아 13:15-16).
“내가 이스라엘의 모든 죄를 보응하는 날에 (중략: 인용자) 겨울 궁과 여름 궁을 치리니 상아 궁들이 파괴되며 큰 궁들이 무너지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아모스 3:14-15).
6) 채무자 권리 보호 원칙
아모스에 의하면, 북왕국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되는 이유 가운데 중요한 것은 율법에 의해 보장된 채무자의 권리를 유린하는 죄가 있었다.6) 먼저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하자 그를 노예로 팔아넘기는 죄가 있었다.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이스라엘의 서너 가지 죄로 말미암아 내가 그 벌을 돌이키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은을 받고 의인을 팔며, 신 한 켤레를 받고 가난한 자를 팔며”(아모스 2:6).
로버트 치즈홀름의 지적처럼, 아모스 당시의 ‘지나친 이율’을 받는 대부, 곧 고리대가 존재한 점을 고려할 때, 아마도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한 중요한 이유는 고리대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율법은 ‘빈자 무이자 대부’, 곧 동족 히브리인 가운데 가난한 사람에 대해 이자를 받지 말고 꾸어 줄 것을 명하고 있다(출애굽기 22:25; 레위기 25:35~37). 또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율법은 안식년에 그 채무를 탕감 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신명기 15:1). 더구나 율법은 동족을 유인해서 노예로 삼거나 팔면 그 유인한 자를 사형에 처할 만큼 히브리인의 노예화를 금지한다(신명기 24:7). 율법에 의하면, 히브리인은 하나님의 품꾼이기 때문에 노예로 부릴 수 없고 또 팔려서도 안 된다(레위기 25:39,42). 한편 채무자와 그 가족을 노예로 삼아 끌어가는 죄악은 북왕국에서만 아니라 남왕국에서도 일어났음을 미가는 고발하고 있다.
“그들이 침상에서 죄를 꾀하며 악을 꾸미고 날이 밝으면 그 손에 힘이 있으므로 그것을 행하는 자는 화 있을진저. (중략: 인용자)그들이 남자와 그의 (중략: 인용자)사람(중략: 인용자)을 강탈하도다.”(미가 2:1-2).
또 심판의 이유에는 아래 본문에 대한 로버트 치즈홀름의 해석(각주 참조)과 같이, 채무자의 소송 청구를 묵살해 버리는 죄가 있었다.
“힘없는 자의 머리를 티끌 먼지 속에 발로 밟고 연약한 자의 길을 굽게 하며”(아모스 2:7).
그리고 심판의 이유에는 채무자의 전당 잡은 옷을 돌려주지 않는 죄도 있었다.
“모든 제단 옆에서 전당 잡은 옷 위에 누우며”(아모스 2:8).
그러나 율법은 가난한 자로부터 전당잡은 옷은 해 질 때에 반드시 돌려줄 것을 명하고 있다(신명기 24:12-13). 요컨대 북왕국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된 중요한 이유들은 율법에 의해 보장된 채무자의 권리를 유린했기 때문이다. 율법에 규정된 채무자의 권리를 보호해 주는 것은 소선지서의 경제 윤리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7) 약자 토지권 보호 원칙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을 탈출하여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때 각 지파별·가족별로 땅을 평균 분배받고 땅의 경계표를 세웠다. 땅의 경계표를 옮긴다는 것은 사회적 강자가 땅에 대한 탐욕 때문에 약자의 땅을 자기 것으로 삼아버림으로써 땅의 경계표를 옮긴다는 뜻인데, 그것은 땅을 잃은 약자의 생존과 자유를 위협하는 중대하고 심각한 죄악이었다. 그래서 호세아는 유다 지배층을 땅의 경계표를 옮기는 자에 비유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물 같이 부음 받을 것이라고 예언한다.
“유다 지도자들은 경계표를 옮기는 자 같으니 내가 나의 진노를 그들에게 물 같이 부으리라.”(호세아 5:10).
호세아는 남왕국의 지배층에 대해 땅의 경계표를 옮기는 자 같다고 표현한 데 비하여, 미가는 실제로 남왕국의 지배층이 땅의 경계표를 옮겼다고 고발한다. 그리고 미가는 더 나아가서, 사회적 약자의 땅을 빼앗은 남왕국의 지배층이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자신들의 모든 땅을 빼앗기고 완전히 망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경제적 파멸을 당하지 않으려면, 약자의 토지권을 보호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들이 침상에서 죄를 꾀하며 악을 꾸미고 날이 밝으면 그 손에 힘이 있으므로 그것을 행하는 자는 화 있을진저. 밭들을 탐하여 빼앗고 (중략: 인용자) 산업을 강탈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의 말씀에 내가 이 족속에게 재앙을 계획하나니 너희의 목이 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요 또한 교만하게 다니지 못할 것이라 이는 재앙의 때임이라 하셨느니라. 그 때에 너희를 조롱하는 시를 지으며 슬픈 노래를 불러 이르기를 우리가 온전히 망하게 되었도다. 그가 내 백성의 산업을 옮겨 내게서 떠나게 하시며 우리 밭을 나누어 패역자에게 주시는도다 하리니 그러므로 여호와의 회중에서 분깃에 줄을 댈 자가 너희 중에 하나도 없으리라.”(미가 2:1-5).
부언하면 미가는 남왕국이 북왕국의 오므리와 아합의 행위를 따르기 때문에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된다고 예언한다.
“너희가 오므리의 율례와 아합 집의 모든 예법을 지키고 그들의 전통을 따르니 내가 너희를 황폐하게 하며 그의 주민을 사람의 조소 거리로 만들리라.”(미가 6:16).
그런데 아합은 그 아내 이세벨과 더불어 이스라엘에 바알 숭배를 전격적으로 도입하면서, 나봇을 죽이고 그 포도원을 강탈한 죄를 범하였다. 그런 점에서 오므리와 아합의 행위를 따르는 남왕국의 죄에도 역시 바알 숭배와 더불어 약자 토지에 대한 강탈이 있었다고 추론할 수 있다.
8) 약자 주거권 보호 원칙
남왕국의 지배층들은 사회적 약자들로부터 땅 뿐만 아니라 집도 빼앗았다. 그들은 약자의 “집들을 탐하여 차지”(미가 2:2)했다. 또 하나님의 백성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부녀들과 그 어린 자녀들을 그들의 집에서 내쫓는 죄악을 자행했다.
“근래에 내 백성이 (중략: 인용자)내 백성의 부녀들을 그들의 즐거운 집에서 쫓아내고 그들의 어린 자녀에게서 나의 영광을 영원히 빼앗는도다. 이것은 너희가 쉴 곳이 아니니 일어나 떠날지어다. 이는 그것이 이미 더러워졌음이니라. 그런즉 반드시 멸하리니 그 멸망이 크리라.”(미가 2:8-10).
이처럼 사회적 약자의 주거권을 박탈하는 것은 단순히 사람에게만 악영향을 준 차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그 어린 자녀에게서 빼앗고, 그 땅을 더럽히는 차원의 심각한 죄로서, 반드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멸망당할 수밖에 없는 악이었다. 약자의 주거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은, 사람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 그리고 땅과 관련된 차원의 중대한 문제인 것이다.
9) 정직한 상거래 원칙
아모스는 곡식에 대한 상거래에서 에바를 작게 하고 세겔을 크게 하여 거짓 저울로 속이며, 찌꺼기 밀을 팔려고 하는 부정직한 자들을 규탄한다.
“가난한 자를 삼키며 땅의 힘없는 자를 망하게 하려는 자들아 이 말을 들으라. 너희가 이르기를 월삭이 언제 지나서 우리가 곡식을 팔며, 안식일이 언제 지나서 우리가 밀을 내게 할꼬. 에바를 작게 하고 세겔을 크게 하여 거짓 저울로 속이며, (중략: 인용자)찌꺼기 밀을 팔자 하는도다. 여호와께서 야곱의 영광을 두고 맹세하시되 내가 그들의 모든 행위를 절대로 잊지 아니하리라 하셨나니”(아모스 8:4-7).
미가도 ‘축소시킨 가증한 에바’와 ‘부정한 저울’과 ‘거짓 저울추’로 벌어들인 ‘불의한 재물’을 비판한다.
“악인의 집에 아직도 불의한 재물이 있느냐 축소시킨 가증한 에바가 있느냐. 내가 만일 부정한 저울을 썼거나 주머니에 거짓 저울추를 두었으면 깨끗하겠느냐.”(미가 6:10-11).
이와 같이 부정직한 상거래는 죄이다. 반대로 정직한 상거래는 소선지서 경제 윤리의 중요한 원칙이다.
10) 정의로운 국제 무역 원칙
북왕국은 국제 무역에서 거짓 저울로 속임으로써 부유해졌다. 이처럼 불의한 방법으로 무역에서 재물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북왕국은 국제 무역에서 자신의 불의를 발견해낼 자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주장한다.
“그는 상인이라. 손에 거짓 저울을 가지고 속이기를 좋아하는도다. 에브라임이 말하기를 나는 실로 부자라 내가 재물을 얻었는데, 내가 수고한 모든 것 중에서 죄라 할 만한 불의를 내게서 찾아 낼 자 없으리라 하거니와”(호세아 12:7-8)
그러나 하나님은 북왕국의 불의한 국제 무역을 아시며, 선지자를 통해 그것을 책망하신다. 요컨대 불의한 국제 무역은 죄이다. 반대로 정의로운 국제무역은 소선지서 경제 윤리의 중요한 원칙이다.
3. 나오는 글
앞에서 기술한 소선지서(호세아, 아모스, 미가)의 경제 윤리 10가지 원칙들을 간단히 설명하고, 그것들이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에서 갖는 의미를 간략히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상 숭배 금지 원칙. 소선지서에 의하면, 경제적 풍요와 우상숭배는 서로 관계가 깊다. 이스라엘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질수록 우상 숭배를 더욱 더 자행했다. 우상 숭배의 중요한 본질은 우상에게 경제적 풍요를 기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경제적 풍요는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우상에게 경제적 풍요를 구하는 자들은 오히려 경제적 파멸을 당하게 될 것이다.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 모두 경제적 풍요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다면, 그것은 바알주의와 맘몬주의라는 우상 숭배에 다름 아니며, 그 결과는 오히려 경제적 파멸일 것이다.
둘째, 외세 의존 및 조공 금지 원칙. 소선지서에 의하면, 하나님이 아닌 외세에 대한 의존은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것이다. 앗수르와 애굽 등 외세와의 동맹은 공짜로 얻어질 수 없고 이스라엘의 북왕국은 이 나라들에게 막대한 조공을 바쳐야 했으며, 그 조공에 대한 부담 때문에 북왕국의 경제력은 쇠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마침내 북왕국은 자기가 의지한 앗수르에 의해 오히려 망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이 아닌 외세에 대한 의존은 경제적 파멸을 포함하여 국가의 멸망을 초래할 것이다.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가 하나님이 아닌 미국과 같은 외세를 의존한다면, 그 외세와의 동맹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 댓가는 예컨대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부담 증가, 주한미군 범죄 감내, 미군 장갑차에 의한 효순·미선 사망,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파병,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검역 주권과 국민 건강 위험, 그리고 한미FTA이다. 특히 한미FTA는 한국의 경제 제도를 빈익빈부익부를 초래한 미국식으로 전면 재편하는 것으로서, 한국 사회의 개혁과 통합을 약화시키고, 한미FTA 찬성론자들의 주장과 기대와 정반대로, 빈익빈부익부 등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켜, 전체 경제적 효과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이 아닌 외세에 대한 의존은 경제적 파멸을 포함하여 국가의 멸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는 명심해야 한다.
셋째, 자력 의존 금지 원칙. 소선지서에 의하면, 이스라엘이 하나님이 아닌 자기 힘을 의존한다면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의존하는 자기 힘, 곧 성들과 군대와 군마와 병거를 모두 파멸시켜 결국 나라를 멸망시키실 것이다. 그래서 이 원리를 적용하면, 경제적 측면에서도 자신의 경제력에 대한 의존은 역시 경제적 파멸의 길이 되는 것이다.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는 하나님이 아닌 자기 힘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 사회는 1인당 GNP 2만불과 같은 경제력에 의지하지 말아야 하고, 한국 교회도 돈을 비롯해서 학력, 외모, 인맥, 세력 등을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
넷째, 사취, 절도 및 강탈(살인) 금지 원칙. 소선지서에 의하면, 사취와 절도와 (살인도 서슴지 않는) 강탈이 일어나면, 하나님의 창조 질서 하에서 땅이 슬퍼하게 되는데, 그 경제적 의미는 산물들이 줄어들게 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곧 사취와 절도와 강탈(살인)은 경제적 산물들을 감소시킨다. 나아가 지배층의 강탈 때문에, 예루살렘은 하나님이 주시는 형벌을 받아 파괴되고 말 것인데, 이러한 하나님의 심판은 경제적 측면도 포함한다. 곧 지배층의 강탈은 경제적 파멸을 초래할 것이다. 19세기 미국의 경제사상가인 헨리 조지에 의하면, 지주(地主)의 지대(地代) 전유(專有)야말로 사회 공동체의 것을 매순간, 막대한 액수를, 사람들이 거의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가운데, 도둑질해 가는 가장 큰 사취이자 절도에 해당한다.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는 자신이 먼저 지대 도둑질을 하지 않아야 하고, 또 지주들이 지대 도둑질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포괄적으로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는 (특히 지배층에 의한) 사취, 절도 및 강탈(살인)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 차원의 입법과 개인적·공동체적 차원의 자발적 노력을 모두 해야 한다.
다섯째, 사치 금지 원칙. 소선지서에 의하면, 북왕국의 사치하는 부자들이 쌓아 둔 보물들은 하나님의 심판에 의해 결국 약탈당할 것이며, 상아 궁들은 파괴될 것이다. 부자들의 사치는 경제적 파멸을 포함한 국가의 멸망으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는 사치를 막고 검소한 생활을 권장하기 위해 제도적 차원의 입법과 개인적·공동체적 차원의 자발적 노력을 모두 해야 한다.
여섯째, 채무자 권리 보호 원칙. 소선지서에 의하면, 북왕국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된 중요한 이유들은 율법에 의해 보장된 채무자의 권리를 유린했기 때문이다. 율법에 규정된 채무자의 권리를 보호해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는 (빈자에 대한) 무이자 대부, (채무 상환 불가능시) 채무 탕감 등 성경에 규정된 채무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제도적 차원의 입법과 개인적·공동체적 차원의 자발적 노력을 모두 해야 한다.
일곱째, 약자 토지권 보호 원칙. 소선지서에 의하면, 남왕국의 지배층은 땅의 경계표를 옮기고 사회적 약자의 땅을 빼앗았는데, 이들은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자신들의 모든 땅을 빼앗기고 완전히 망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경제적 파멸을 당하지 않으려면, 약자의 토지권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는 약자의 토지권을 보장하기 위해 제도적 차원의 입법과 개인적·공동체적 차원의 자발적 노력을 모두 해야 한다.
여덟째, 약자 주거권 보호 원칙. 소선지서에 의하면, 사회적 약자의 주거권을 박탈하는 것은 단순히 사람에게만 악영향을 준 차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그 어린 자녀에게서 빼앗고, 그 땅을 더럽히는 차원의 심각한 죄로서, 반드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멸망당할 수밖에 없는 악이었다. 약자의 주거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은, 사람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 그리고 땅과 관련된 차원의 중대한 문제인 것이다.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는 약자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제도적 차원의 입법과 개인적·공동체적 차원의 자발적 노력을 모두 해야 한다.
아홉째, 정직한 상거래 원칙. 소선지서에 의하면, 부정직한 상거래는 죄이다. 반대로 정직한 상거래는 소선지서 경제 윤리의 중요한 원칙이다. 대천덕 신부는 미가서 6장 10절에 대한 주석에서, 현대의 “축소시킨 가증한 에바”에 대해, 인플레이션에 의해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실질임금도 하락하는 현상을 지적하며, IMF를 중심으로 각국 은행과 정부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운영되고 있는 부정직한 통화 금융 제도를 언급하였다.7)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는 부정직한 상거래가 근절되고 정직한 상거래가 정착할 수 있도록, 나아가서 부정직한 통화금융제도가 근절되고 공정한 통화금융제도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도적 차원의 입법과 개인적·공동체적 차원의 자발적 노력을 모두 해야 한다.
열째, 정의로운 국제 무역 원칙. 소선지서에 의하면, 불의한 국제 무역은 죄이다. 반대로 정의로운 국제무역은 소선지서 경제 윤리의 중요한 원칙이다. 오늘날 불의한 국제 무역의 핵심 원인은 개발도상국의 주요 수출품인 농산물 등의 가격은 너무 낮고, 선진국의 주요 수출품인 첨단 제품의 가격은 너무 높게 정해 놓은 불의한 국제적 가격 구조이다. 이것을 개혁하여 개발도상국도 제 값을 받고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 무역’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는 불의한 국제 무역이 근절되고 정의로운 국제무역이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가 제도적·국제적 차원의 입법과 개인적·공동체적 차원의 자발적 노력을 모두 해야 한다.
참고 문헌
김근주, “바알주의, 한국교회”, <한국교회 각성과 쇄신을 위한 토론회 “한국교회를 위협하는 바알주의,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자료집>, 희년토지정의실천운동 주최, 2008년 3월 7일.
대천덕 저, 전강수·홍종락 역, 『대천덕 신부가 말하는 토지와 경제정의』, 홍성사, 2006년.
로버트 치즈홀름 저, 강성열 역, 『예언서 개론』,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7년.
허셜 섕크스 엮음, 김유기 옮김, 『고대 이스라엘 - 아브라함부터 로마인의 성전파괴까지』, 한국신학연구소, 200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