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3.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오직 저에게 필요한 양식만을 주십시오” (잠30:8). 아굴의 기도는 주기도문의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와 연결된다. 양식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일상의 필요를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광야에서 만나를 날마다 주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불안과 염려로 축적하고 찾아 나서는 백성처럼 말이다.
야생의 생명들은 창조주의 공급을 알고 사는지, 지나친 수고도 축적도 없이 자족할 줄 안다. 자칭 똑똑한 인간은 불안요인을 스스로 해결하는데, 성공하면 거만해지고 실패하면 어두워진다. 아굴은 이렇게 기도한다. “제가 배가 불러서, 주님을 부인하면서 '주가 누구냐'고 말하지 않게 하시고, 제가 가난해서, 도둑질을 하거나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않도록 하여 주십시오.”
부와 넉넉함을 자랑하며 거만한 개인이나 국가가 있다. 가난으로 살기 어려워 백성들은 해적질과 마약밀매에 나서고, 그걸 방치하여 범죄가 판을 치는 국가도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삶의 넉넉함도 부족함도 늘 시험거리이다. 그리스도인들이 구별된 삶으로 세상의 빛이 되기를 소망한다. 넉넉하다면 나누며 흘려 보내고, 부족하다면 자족의 영성이 빛나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