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8.
창조 세계에는 분리되고 구분된 영역이 없고, 하나님 숨결 닿지 않는 곳 없다. 그러니 모든 장소와 시간에서 우리는 하나님과 소통할 수 있다. 그런데 경건생활을 하는 이들에게는 예배와 기도를 위한 특별한 장소와 시간이 있다. 그렇게 날짜, 장소, 음식, 직분, 물건 등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분하면서, 경건 생활과 일상 생활의 동기와 마음가짐이 크게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분리와 구분에 익숙해지면 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날 위험이 크다. 바리새인과 같이 위선적이고 이중적이 되기도 한다. 중세기에는 예배에 사용되는 성수에 파리가 빠져 죽은 것을 두고, 성수가 오염되었는지 파리가 성화되었는지 하는 어처구니없는 신학 논쟁도 있었다고 한다. 하나님을 위한다는 열심은 주님의 뜻과 다르게 엉뚱한 길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이끈다.
예수님은 위선적 종교인들을 ‘회칠한 무덤’이라 하시며, 그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선택을 마다하지 않으셨다. 회당이나 거리, 안식일이나 일상이 전혀 다르지 않은 삶을 사셨고, 성과 속의 경계를 무너뜨리셨다. 주님의 참 뜻을 마음에 두자.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은 부서지지 않은 삶, 한결 같은 삶으로 초대이다. 내 삶에 분리되고 구분된 영역이 없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