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4.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눅1:35). 천사가 마리아에게 전한 말씀이다. 하나님께서 뜻하신 일을 이루실 것이니, 마리아의 역할은 겸손히 받아들이고 그 말씀을 마음에 두고 기다리는 것이다. 특별히 나서서 행할 일은 없다. 하나님의 선하신 뜻은 우리의 능력이나 열심을 통해서 이 땅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능력과 힘을 과시하며 함부로 사용하는 세상의 권력자와 강자들 틈에서 약자들은 당하고 주눅들거나, 한편 저항의 힘을 모으고 기르게 된다. 그 길은 대결과 투쟁의 세상 흐름을 타는 것일 뿐, 설사 승자가 된다고 해도 반드시 어둠을 만들고 만다. 가장 작은 동네에 연약한 아기로 찾아오신 예수님은 출발부터 마지막 십자가까지 전혀 다른 길을 제시하신다.
마리아에게 말씀하신 것처럼, 겸손히 주님을 신뢰하는 자에게 성령은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를 덮을 것이다. 그 능력은 가장 작은 자들을 격려하며 일으키며, 힘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한다. 그 능력을 입은 자들은 사랑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대결과 다툼의 세상에서 선함을 격려하여 화해의 길을 걷게 한다. 우리도 그 능력을 신뢰하고 사모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