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0.
주눅들어 있는 열등감도 결코 주님의 뜻이 아니지만, 더욱 기뻐하시지 않는 것은 스스로 높다는 우월감이다. ‘누가 높냐’ 다투거나 ‘좌우편에 앉게 해 주소서’ 하며 높아지는 것에 관심이 큰 제자들에게 섬기는 자가 되라고 하셨다.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하셨고, ‘랍비’나 ‘아버지’나 ‘지도자’로 칭함을 받지도 말라고 부탁하셨다.
기독교 사이비나 이단 종파의 교주는 ‘아버지’ ‘어머니’ ‘메시아’ ‘보혜사’ 등 호칭으로 불린다. 성경을 통해 예수님을 믿고 따르려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그것이 어처구니없는 잘못임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교회에서나 선교지의 사역자들 사이에서도 ‘호칭’에 민감하고 구별된 호칭을 선호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왜 그렇게 높여지고 싶을까?
캐나다에 있었을 때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길에 진심인 그리스도인들과 공동체를 통해서 높고 낮음이 없는 관계를 배웠다. 그때 가깝게 알게 되었던 사람들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나를 형제로 부른다. 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높낮이가 있는 ‘호칭’ 문화에 적응해 가고 있지만, 나를 ‘형제’로 부르고 서로를 동등하게 대하는 이들이 좋다. 높아지거나 높여지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