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5.
예수님의 말씀에 원수를 사랑하고 자비롭게 대하라고 하신다. 그것은 이미 우리에게 원수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씀이다. 누군가 원수라면 내게 분노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그 분노가 나를 갉아먹는다. 그 심정이 나를 내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 복수심으로 이글거리는 사람으로 만들어 간다. 아마도 우리는 그 감정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할 준비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 삶에 원수나 적이 없어야 한다고 말씀하시지 않는다. 대신 예수님은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옳고 지혜로운지 알려주신다. 시편에는 적과 원수에게 온갖 저주를 쏟아내며 그들에게 고통이 찾아오기를 간청하는 기도가 있다. 하나님의 분노가 물 붓듯이 적에게 쏟아지기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공의가 속히 이 땅에 펼쳐지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분을 품되 죄를 짓지 말라’는 말씀이나 ‘해가 지기 전에 분을 풀라’는 말씀은 우리를 위한 것이다. 분노의 감정은 생기게 마련이다. 그 감정을 어디에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상에게 쏟아내거나 혹은 제삼자인 다른 사람에게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공의로우신 하나님께 기도로 호소하여 판결해 주시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렇게 기도는 우리의 분노를 조절하게 하여 주님의 주권과 통치를 훼손하지 않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