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8.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일은 듣는 것이다. 내 의견과 주장을 잘 준비하기 위해 듣는 것이 아니고, 상대방을 움직이고 설득하기 위해 듣는 것도 아니다. 아무런 전제 없이 그냥 듣는 것이다. 그런데 어린아이가 아닌 이상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저장된 지식을 근거로 평가하고 판단하기에 잘 듣지 못한다. 선입견과 편견을 지닌 존재임을 인정하자.
스트레스가 많은 우리 삶에서 그 해소를 돕는 가장 일반적인 장소는 자연일 것이다. 산과 숲과 들판, 흐르는 강물과 탁 트인 바다에서 마음에 쉼을 얻는 이유는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 없고 전혀 까다롭지 않기 때문 아닐까? 거기서는 조심하거나 살필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 내가 된다. 속사정을 다 쏟아내도 괜찮고 아무 말이 없어도 다 들어주는 것 같다. 그런 대상에게 믿음이 간다.
그렇게 하나님처럼 큰 사랑으로 우리를 있는 그대로 용납하는 사람에게 믿음이 간다. 무슨 말을 해도, 혹은 아무 말이 없어도 받아주고 들어주는 이에게서 쉼을 얻는다. 그처럼 진정한 인간관계는 들음에서 온다. 우리가 잘 배우지도 못하고 인간관계가 넓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잘 듣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언어가 달라서 통하지 않아도 괜찮다. 언어가 없어도 된다. 서로 들으려 하고 배우려 할 때, 진정한 신뢰관계가 형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