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6.
우리는 본능적으로 자기방어적이다. 생존이 위협받을 때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이 있고, 맞서 싸우거나 도망하는 이유도 자신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드물게 위험에 처한 남들을 구하려고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고난주간 한복판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는다. 그 위급한 상황에서도 자기 살 길을 찾은 선장과 선원들이 있었고, 자신을 희생한 소중한 사람들이 있었다.
복음은 예수님의 희생적 사랑인 십자가로 우리에게 찾아왔다. 그 사랑에 붙들린 성도들의 이타적인 봉사와 사랑으로 복음은 전해졌고, 핍박과 고난 가운데서도 자기 몸을 돌보지 않은 순교자들의 삶이 기독교가 어떤 종교인지 구별되게 했다. 기독교는 결코 이기적이거나 자기 방어적일 수 없다. 그런데 강대국들과 사회 기득권층의 종교가 되면서 선한 영향력이 퇴색되었다.
다시 참 복음의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 예수님의 복음은 결코 기복적이거나 성공과 번영을 추구하는 변질된 복음과 어울리지 않는다. 복음은 세상의 권력에게 승인 도장을 찍어주는 것이 될 수 없고, 어떤 침략과 지배도 지지할 수 없다. 예수님의 복음은 정권 쟁취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도 아니며, 세상에서의 승리를 자랑할 수도 없다. 자기를 비우고 내려와 종으로 섬기는 것이며 묵묵히 고난을 견디며 사랑으로 희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