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7.
“시몬 베드로가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하니 그들이 우리도 함께 가겠다 하고” (요21:3). 예수님의 부활은 제자들을 크게 위로했지만 바로 일으키지는 못했다. 부활하신 주님을 보았지만, 예수님의 승리일 뿐 베드로나 제자들은 패배자의 심정 그대로였다. 주님이 외롭게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부인하고 도망갔던 자신들이 너무 부끄럽고 비참해 보였던 것이다.
베드로는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하고 맹세하고 저주까지 했던 자신을 얼마나 원망했을까? 이젠 감히 헌신한다는 말도 못할 것 같고, 면목없이 옛 생활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주님을 알아도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 못한다. 주님의 부활과 승리를 못 믿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비참함과 약함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고, 그래서 나서지 못한다.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은 재헌신의 결단이 아니라, 주님의 한량없는 사랑 때문이다. 의욕상실로 밤새 헛수고한 제자들을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해 놓으시고, 배신이나 비겁함에 대해서는 어떤 비난이나 언급도 없이, 그저 “나를 사랑하느냐” 물으시는 사랑이다. 그 질문도 일으켜 세우시려는 것이다. 그렇다. 사랑이 절망에서도 다시 일어나게 하는 부활의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