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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Dec
지난행이(知難行易)작성자: 박창수 IP ADRESS: *.163.65.161 조회 수: 1100
헨리 조지(Henry George)는 “올바른 생각이 없으면 올바른 행동이 나올 수 없고 올바른 생각이 있으면 반드시 올바른 행동이 나온다.”고 강조합니다. 올바른 생각이야말로 올바른 행동을 가져오는 관건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치를 정치인에게만 맡겨 놓을 수 없고 정치경제학을 대학 교수들에게만 맡겨 놓을 수 없다. 국민 모두가 스스로 생각하여야 한다. 행동할 수 있는 자는 국민밖에 없기 때문이다.”(헨리 조지, 『사회문제』).
“사회개혁은 소란과 고함으로, 불평과 비난으로, 정당 결성이나 혁명 추진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각성과 사상의 진보에 의해 달성된다. 올바른 생각이 없으면 올바른 행동이 나올 수 없고 올바른 생각이 있으면 반드시 올바른 행동이 나온다. 힘은 언제나 대중의 손에 있다. 대중을 억압하는 것은 그 자신의 무지이며 그 자신의 근시안적 이기심이다.”(헨리 조지, 『사회문제』).
“누구도 자신이 영향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그가 누구든, 어디에 있든 생각하는 사람은 빛이 되고 힘이 된다.”(헨리 조지, 『사회문제』).
이처럼 헨리 조지는 행동보다 생각을 더 중시합니다. 그런데 헨리 조지와 비슷하게, 중국에서 신해혁명을 통해 청 황조를 타도하고 민주공화정을 수립한 쑨원(孫文)이 “지난행이”(知難行易)를 역설합니다. “아는 것은 어렵고 행하는 것은 쉽다”는 뜻입니다. 쑨원은 행동보다 생각을 더 중시한 헨리 조지처럼, 행동보다 앎을 더 중시한 것입니다. 올바른 행동은 올바른 앎에서 나오며, 올바른 앎은 올바른 생각에서 나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헨리 조지와 쑨원은 같은 말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쑨원은 헨리 조지의 『사회문제』를 읽고, “지난행이”(知難行易)라는 말을 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쑨원은 반청 혁명을 수차례 시도하다가 실패하자 영국으로 망명하게 되는데, 이 때 영국에서 톨스토이주의자들을 통해서 헨리 조지의 사상을 처음 접하게 되고, 그 후에 헨리 조지의 토지가치공유론을 신(新)중국에 적용하여 자신이 세운 국가철학인 민생주의(民生主義)에 ‘평균지권’(平均地權, 평등한 토지권)으로 명시하게 되며, 이 평균지권은 그 후에 중화민국(대만) 헌법에 명시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 김구(金九)도 “지난행이”(知難行易)라는 똑같은 휘호를 남겼다는 점입니다. 김구는 이 글귀를 쑨원에게서 전수받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왜냐하면 쑨원이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물심양면으로 도왔고, 양측에 활발한 교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행이”(知難行易)! 헨리 조지, 쑨원, 김구로 이어지는 이 가르침은 우리 국민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물신숭배(物神崇拜)를 부추기는 신자유주의 때문에 우민화(愚民化)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이 시대에, 다른 어느 때보다 더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고 역설했던 함석헌(咸錫憲)의 외침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올바로 생각하고 올바로 알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는 헨리 조지, 쑨원, 김구, 함석헌의 가르침을 더욱 깊이 가슴에 새겨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