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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선교

23

2008-May

시민 촛불문화제 참관기(고상환)

작성자: 박창수 IP ADRESS: *.123.189.10 조회 수: 2172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5월 17일 “미친소 미친교육 반대” 시민 촛불문화제 참관기 -


고상환(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장)


이스라엘 사람들이 여리고성을 돌며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고 소리칠 때에 여리고 성벽이 무너진 것 같은 함성이 서울의 중심인 청계천에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단지 ‘협상무효, 고시철회’, ‘잠 좀 자자! 밥 좀 먹자! 4․15 공교육포기 정책 철회!’ 라는 소박한(?) 함성이 가득한 밤이었다. 어린아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촛불을 부여잡고 정부에 외치는 구호는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우렁찼다.


예전 우리 학생 시절에는 독재정권과 반민주주의 세력과의 앙칼진 외침과 과격한 몸짓이 가득하였다면 지금의 시위는 너무 생경하게 느껴질 정도의 부드러움과 흥까지 느낄 수 있는 장이라 할 수 있다. 아마 월드컵 응원을 겪으면서 그런 문화가 자연스럽게 우리 국민들에게 다가온 것 같다. 그만큼 우리 국민의 의식이 성장한 것 같다. 어느 쪽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라 하지만 그것은 잃어버린 것이 아닌 되찾은 10년인 듯하다.


청년 대학생들의 이기적이고 무력하기만 한 모습들이 386의 자녀들이라 할 수 있는 지금의 10대 청소년들에게서 탄핵되고 있는 느낌이다. 지난 시절 변질되어 온 그들의 부모들에게도 다시 초발심으로 돌아가라는 외침인 듯하다. 시청 앞에서 있었던 공교육정상화를 외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경각심과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고 이를 통해 앞으로의 우리 조국의 장래가 밝게 됨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들은 분명 살아있다. 교실에 앉아서 철없이 공부만 하는 아이들이라고만 보았던 그들이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었다.


간간히 연예인들의 공연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100분 토론의 스타 미국의 이선영 주부와 그 외 이름 없는 사람들의 발언이 이어졌고, 강달프라는 애칭이 어울리는 민주노동당강기갑의 포효와 같은 발언이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청소년들의 연극공연 등 그동안의 여러 집회들과는 다른 자발적으로 꾸미는 순서들이 이어졌다. 그동안 몇몇 시민 단체와 정치인들이 꾸미는 집회는 많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이 역력하였다. 사람들도 거기에 따라 웃고 외치고 때론 장엄하게 동참하는 느낌, 그리고 가슴을 울리는 공명이 있었다.


왜, 이명박 정부는 이 외침을 무시하고 불법적인 집회라고 막으려 하는가? 왜, 거짓말로 진실을 가리려는 것인가? 수많은 정권들이 사소한 거짓말로 망하거나 국민 앞에 엎드려졌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거짓말로 정권을 내놓았던 군사정권을 기억하는가? 우리의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조종에 의해 움직인다고만 보는가? 이런 의문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교회에서 청소년들을 10년 넘게 가르쳐봤지만 그들은 조종한다고 조종되는 것도 아니고, 주체적인 자아가 있는 그들을 자신들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그들은 20세기를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청소년들에게 미안하여 같이 동참한 어른들이 더 많아진 것을 보면 그들의 힘은 이 사회를 이끌고 나가기에 충분한 것임을 볼 수 있었다. 자칫하면 여리고성과 같이 거짓의 성이 무너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위대하고 아름다운 외침이 하늘을 울리는 밤이었습니다.”


사진: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고 있는 고상환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장

고상환 촛불집회 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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